■ ‘보여주기식 평화 코스프레’ 실패 이후 ‘종교인 대화의 광장’ 진행
■ ‘종교인 대화의 광장’ 기독교 대표 발제자 ··· 신원 불명확
■ 신천지 신도들에겐 자긍심, 대외적으로는 이미지 개선 효과 노렸을 것
신천지(대표 이만희,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 위장단체 하늘문화세계평화광복(HWPL)이 최근 들어 “종교인 대화의 광장”이란 행사를 지역별로 개최하고 있다. “전쟁을 종식 시키고 평화 이뤄, 평화의 세계를 후대에 전하기 위(해)” 설립했다는 HWPL이 “종교인 대화의 광장” 행사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HWPL, “종교인 대화의 광장” 개최
이만희씨는 2013년 5월 HWPL을 설립해 전쟁 종식과 평화를 운운해왔다. 이씨는 평화를 이룩하는 방법으로 ‘전쟁 종식 국제법 제정’과 ‘종교 대통합’을 주장했다. HWPL은 전쟁 종식을 위해 127개국 250개소에서 종교연합사무실을 운영했고, 이씨는 평화 운동가를 자처하며 100여 개국을 돌았다. 2014년 만국회의를 개최해 ‘전쟁 종식’에 비중을 두고 활동했다.
그렇게 신천지는 평화를 운운하며, 이미지 개선과 신도를 규합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효과를 보고 있었다. 그러나 오래가진 못했다. 이만희씨가 40년 분쟁지역인 필리핀 민다나오에 2014년 1월 평화협약을 체결한 것과 이듬해 5월 평화기념비 건립행사를 진행했다는 주장에 허점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민다나오 땅에 평화를 이룩했다는 HWPL의 주장이 무색하게 민다나오 지역은 2015년 12월부터 흑색 경보 지역으로 지정되었다. 2017년도엔 계엄령까지 선포되면서, HWPL의 평화행사가 ‘보여주기식 평화 코스프레’라는 지적이 제기되었다.
더 이상 ‘전쟁 종식’으로 재미를 볼 수 없게 된 이만희씨는, 2018년에 이어 2019년 두 차례에 걸쳐 신도들에게 “경서(經書, 옛 성현들이 유교의 사상과 교리를 써 놓은 책)가 하나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만희씨가 ‘보여주기식 평화 코스프레’ 이후 ‘종교 대통합’에 다시 포커스를 맞추자 HWPL은 “종교인 대화의 광장”을 지역별로 개최하기 시작했다.
▲HWPL 광주 종교연합사무실 측이 실시한 ‘제 12회 경서 비교 토론회’ (출처: 「내외뉴스통신」) |
결국엔 실패한 ‘전쟁 종식’ 주장 돌려막기용
HWPL 측은 언론을 통해 종교인 대화의 광장이 “300여 개에 이르는 개신교 교단 간 화합을 도모하고, 아름다운 신앙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만들어졌다”며 “교단 · 교파에 따라 갈리는 성경 해석을 토론을 통해 신앙인의 궁금증을 해소시켜주고, 바른 신앙관 확립을 돕기 위(해)” 개설했다고 홍보했다. HWPL 측은 지역별로 많게는 여섯 차례에 걸쳐 “종교인 대화의 광장”을 실시했다. 정기적으로 열리는 종교인 대화의 광장 행사라는 표면적인 부분만 볼 땐 좋은 취지의 종교 활동으로 비칠 수 있다. 하지만 실상은 실패한 전쟁 종식 프레임의 대안에 불과했다.
“종교인 대화의 광장”의 노림수
그렇다면 HWPL은 종교 대통합을 빌미로 내세운 “종교인 대화의 광장”을 통해 어떤 효과를 기대했을까? 신천지의 검은 속내는 “종교인 대화의 광장” 행사와 아류 격으로 진행되어온 “경서 비교 토론회” 속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우선 HWPL이 개최한 대화의 광장과 토론회에 참석한 패널이다. 지난 4월 22일 HWPL 광주 종교연합 사무실은 “제12회 경서 비교 토론회”를 개최했다. 패널에는 대한예수교장로회 안선영 목사가 참여했다.
「내외뉴스통신」에 따르면 안 목사는 “귀 경서에는 미래에 있어질 평화에 대한 약속이 있는가? 있다면 어떻게 설명하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 “성경에는 하나님의 아들이 이 세상에 두 번 임해 오는데, 첫 번째는 초림이고 그 후에 예수님의 사자, 평화의 사자가 와서 그를 통해 완전한 평화를 이룰 것을 약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안 목사는 “HWPL 이만희 대표가 누구보다 정확한 답을 가지고 뛰는 평화운동가”라며 “DPCW 10조 38항이 국제법으로 유엔에 상정돼 통과만 된다면 세계 평화를 이룰 수 있는 답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신천지식 성경 풀이를 앵무새처럼 답한 안 목사는 누구일까? 기독교 대표자 격으로 토론에 참석한 안 목사의 정확한 신원을 그 어디에서도 확인할 길이 없었다. HWPL 측에 수차례 통화를 시도했지만 받지 않았다. 이러한 정황을 살펴볼 때, 신천지 그리고 HWPL은 본인들 입맛에 맞는 답변이 나오게 각본대로 행사를 진행한 것으로 추론할 수 있다. 신천지는 실체가 금방 탄로 날 것을 감수해서라도 신도들에겐 자긍심을, 대외적으론 종교 화합을 모색하는 평화의 단체로 보이는 효과를 노린 것으로 분석된다.
HWPL이 주최해온 종교인 대화의 광장 그리고 경서 비교 토론회는 빛 좋은 개살구였다. 그저 신천지의 생존 전략 중 하나에 불과했다. 전쟁 종식과 평화 등 거창한 이름을 내걸었지만, 결국 신천지에 대한 이미지 개선과 신도 통제를 위한 위장 퍼포먼스였다. 14만 4천을 넘어선 신천지와 연로한 이만희. 신천지를 지탱해가던 기둥들이 점점 흔들려가는 현실 앞에 신천지는 계속해서 또 다른 위장과 모략을 생산해 체제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