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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기간의 신천지 활동은 감옥과 같았다”
철저한 조직 관리와 영상 모임으로 통제 지속
방윤미(가명)
2020년 09월 09일 08시 55분 입력

밤낮없는 신천지 활동

주일날 구역에 결석자가 생기면 저녁 늦게 남아 혼이 나기도 했습니다. 혼나기 싫어서 신앙을 포기한 자 일명 신포자가 생기면 새벽 2, 3시에 일어나 그 친구가 새벽 아르바이트하는 곳으로 갔습니다. 주일에 결석하면 안 된다고, 한 번만 나와달라고 신앙을 살린다는 명목하에 끊임없이 전화 통화를 해가며 춥든 덥든 오랜 시간 집 앞에서 기다리며 매달리기도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대학생들이 있던 조직이라 방학 중 모이는 시간인 “방중” 활동이 있었는데, 대학부 방중은 아침 8시인 오전 교육을 시작으로 오후 4~5시까지 구역장 중심으로 모여 신천지 교리 공부 및 전도 도구 개발을 했습니다. 이후에는 전도 활동 시간으로 전부 시내나 사람들이 많은 번화가 쪽으로 나가, 전단지 활동이나 대학생들을 포섭하는 도구를 가지고 포교 활동을 했습니다.

그렇게 포교활동이 끝나면 복음방 활동 투입 혹은 센터관리 등을 오후 8시부터 10시까지했습니다. 그리고 사명자였던 저는 부서에서 사명자 정신훈련을 받았습니다. 방학 기간 두 달 동안 단체로 티를 맞춰 입고 성전에서 취식하며 새벽 6시부터 다음날 새벽 2시까지 모임 및 전도 도구 개발 등 이루 말할 수 없는 일정을 소화하도록 교육을 하기도 했습니다.

지나친 신도 관리와 압박 스트레스

부서 내 조직을 관리하고 운영하는 역할과 신앙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생기면 대처하고 집으로 찾아가 신앙을 회유하게끔 하는 직책인 심방팀장이란 직책을 맡았습니다. 당시 조직의 200명이라는 인원들이 사회적으로든 가정적으로든 무엇이 힘들고 어떻게 신천지에 들어오게 되었으며 현재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를 알고, 그런 힘듦 가운데서 신천지에 붙어있어야 한다고 교육했습니다.

그리고 힘든 일이 있던 친구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 인원들의 힘든 상처나 가정사를 사명자들끼리 공유하고 신천지인 한 명 한 명의 데이터베이스를 엑셀로 관리했습니다. 인원별로 A, B, C, D로 등급을 매겼고, C, D등급의 인원들은 사랑방이란 것을 만들어서 그 인원들의 교사, 인도자, 잎사귀, 센터 강사와 전도사를 초대해 그 친구와 했던 카톡, 텔레그램으로 주고받은 대화내용과 사진 등을 캡처해 전부 공유했습니다.

신천지가 하나님 나라라고 이야기하고 있었지만, 신천지에 있으면 있을수록 비유풀이식 말씀이 신기하고 재밌다는 생각은 잠시뿐이었습니다. 주일에 결석하는 인원들이 생기게 되면 집 앞으로 찾아가야 한다는 강박관념과 신앙이 죽어가는 인원들을 살린다는 명목하에 했던 행동으로 인해 욕도 많이 먹었습니다.

천국에 대한 기대감과 구원에 대한 확신은 계속 떨어져 갔고, 머리 끝부터 발끝까지 신천지인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온갖 피드백으로 인간관계에 대한 깊은 회의감이 들었습니다.

불신을 더한 신천지 핍박자 교육

그때쯤 부모님께 신천지 문서를 들키게 되고 주변 지인의 제보로 이단상담소로 가게 될 상황에 이르자 저는 핍박자로 분류되어 청년회와 지파에서 ‘가’급 핍박자가 되었습니다. 가족의 경제적 사항과 부모님의 신앙 유무를 보고 가,나, 다급으로 나뉘어 개종교육을 할 가능성이 높은 순서대로 분류해 관리되었습니다. 핍박자 교육을 듣기 전에 핍박성도 카드라는 것을 작성하는데 여기에는 가족 연락처와 사진, 직장, 자동차 종류와 차번호 등 모든 정보를 적어야만 했습니다.

핍박자 교육에서는 “예수님도 성경을 뽑아서 쓴다”, “마리아는 동정녀가 아니다”, “예수님도 사람이었고 거짓말을 하며 성격은 난폭한 폭군이었다”, “성경은 전부 거짓말이다”, “지금 이때는 성경을 보는 것이 아니라 이만희가 쓴 진성신(편집자주: 이만희가 신도들에게 내려주는 교리로 ‘진짜바로알자성경과신천지’의 줄임말)을 봐야 한다”는 등 말도 안 되는 말로 세뇌를 하였습니다.

그렇게 저는 영이 육을 들어 쓴다는 신천지 교리 때문에 이만희가 틀리면 예수님 또한 믿지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성경 또한 부정하게 되었습니다.

코로나19 이후 계속된 거짓말

이후 대구 다대오지파에 코로나19가 터져 신천지 내외부 만남 및 모든 전도활동이 전면 금지되었습니다. 특별하게 누군가를 만나야 하는 사람들은 윗 사명자에게 보고한 후 움직이게 시켰습니다. 그렇게 코로나로 인해 신천지의 실체가 언론과 SNS에서 터져 나오고 있을 때, 신천지에서는 「천지일보」 기사나 신천지에 관해 호의적인 기사들만 추려 자신들이 내려주는 기사만 보게 했습니다.

다른 기사는 선악과이니 절대 보거나 만지지 말라고 했고, 선악과인 다른 기사를 보고 힘들어하는 신천지인들이 생기면 섭외부에서 특별관리를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계속해서 올라오는 신천지의 실체에 많은 사람이 떠났고 연락이 안 되기 시작했습니다. 신천지는 양과 염소로 나누어진다며 이만희가 세상 사람들에게 예수님처럼 핍박을 받는 중이고 거짓 루머로 인해 힘들어한다고 생각하게끔 세뇌시키는 전달사항을 내렸습니다.

그리고 뉴스에서 말하는 기사는 부풀려진 이야기이며 위에 있는 사명자들이 신천지 신도들을 보호하기 위해 대신 총대를 메고 지켜주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지금의 우리는 2000년 전 예수님 때처럼 고난을 받는 선지자와 비슷한 상황이며, 이만희가 공개토론에 나왔을 때 두 번이나 절하는 모습을 보고 울었던 신천지인들 또한 많았습니다.

신천지 기관 폐쇄에도 늘어난 영상모임

상황상 모일 수가 없는지라 영상 채팅 어플을 사용하여 모임을 했습니다. 주로 3~4시간 정도 매일같이 영상모임을 진행하였고 그동안은 신천지 활동을 하느라 성경 공부를 못했지만, “지금은 시간이 많으니 제사장이 되기 위해 공부를 해야 한다”며 사명자들은 온라인 시험을 치르기도 하였습니다.
 

또 큰 환란 가운데에 흰 무리가 몰려온다고 했는데 지금이 그때이고, 이 환란이 세상에만 있는 줄 알았는데 신천지 내부에서도 일어나고 있는 것 같다고 이야기하였습니다. 코로나 사태가 터지고 한두 달이 지날 때쯤 많은 인원이 신천지를 나가면서 내부 정보들이 세어나가다 보니 모든 전달 사항은 구역원들에게는 내리지 말고 사명자들에게만 무조건 통화로 전달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예배를 권면하는 멘트나 모임에 관한 내용이 들어가 있는 문자와 내부 자료는 저장하지 않고 지우도록 지시했습니다. 위장카페와 센터는 모두 철거했으나, 청년회 내부에서 운영하고 있는 대외사업부 사무실이 있는데 그곳에서 부장 이

상 사명자들은 가끔 모여 회의를 하기도 했습니다. 코로나 사태가 터졌음에도 영상으로 모이는 모임은 많아졌고, 그 시간을 피해 일을 해야만 했던 그 생활은 마치 감옥에 갇혀있는 것 같았습니다.

모든 것을 통제당해 심적으로 매우 고통스럽고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을 때 부모님과 이단상담소를 가게 되었습니다. 신천지에서 하는 모든 말들이 전부 거짓말이었고 성경에 나와 있지도 않았던 말이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속았던 것에 큰 회의감이 들었으나 지금은 신천지에서 나왔다는 사실만으로도 정말 감사하고, 진리를 알아 진리로서 자유를 찾게 됨에 감사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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