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 집단감염으로 바이러스 확산시킨 대구에서 대규모 행사 진행
■ 10만 수료 내세우며 오픈포교에 힘써
■ 신천지 신도, 사기연출 폭로
지난해 11월 20일, 대구 수성구 노변동에 위치한 대구스타디움에서 신천지 10만 명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는 신천지 113기 수료식 행사로 알려졌다. 신천지는 10만 6186명이 수료한다고 전했고, 대규모 인파에 대구시와 경찰도 긴장하며 경찰 400여 명, 소방대원 84명 등이 현장에 투입돼 교통정리와 안전관리에 힘썼다. 지난 2020년 2월, 신천지 대구교회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으로 전국적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확산시킨 바 있다. 그럼에도 대구에서 큰 행사를 개최했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신천지 113기 수료식
▲신천지 113기 수료식 (출처: 유튜브 채널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 |
▲축사를 전하는 주동담 총재 (출처: 유튜브 채널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 |
신천지 113기 수료식 행사는 1부 개회식과 2부 수료식으로 구성됐다. 1부에서는 행정서무결의식, 찬양예배, 개회선언, 축사, 축전, 수료예배, 이만희 총회장 기념사 등이 진행됐다. 2부에서는 해외 수료식 영상, 축하 공연, 시온기독교선교센터 탄영진 총원장의 축사, 수료증 수여, 상장 수여, 수료 소감문 발표, 특별 공연 등의 프로그램이 이어졌다.
1부에서 사단법인 한국언론사협회 주동담 총재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권혁부 전 위원장, 사단법인 한국예술총연합회 손경찬 감사가 축사를 전했다. 주 총재는 “하나님께서는 이미 신천지 교회를 국민 종교로 말씀하고 계십니다. 여러분 힘내십시오”라며 “2020년 초 코로나19로 인해 국내외적으로 신천지 예수교회에 대한 오해와 핍박이 극심했던 것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너무 잘 알고 있습니다. 당시 제 주변에서도 많은 이들이 ‘코로나19로 인해 신천지가 쇠퇴할 것이다’라고 단언했습니다. 그러나 오늘 코로나19 이후 불과 3년 만에 무려 10만 명 이상의 수료생을 배출하는 것을 직접 보고 신천지에 불었던 아픔은 신천지를 온 세상에 알리고 반전의 역사를 쓰기 위한 큰 그림이 아니었나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저는 언론인의 한 사람으로서 코로나19 이후 신천지 예수교회의 남다른 사랑을 실천하는 것을 눈여겨보았습니다. 무엇보다 코로나19 확진을 받았던 이곳 대구지역 신도들이 혈장 공여에 적극 나섰다는 소식과 단순히 혈장 공여가 한국형 백신 개발로 큰 도움이 되었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라며 논란이 되었던 신천지의 코로나19 확산을 언급했다.
손 감사는 “코로나19 발생 초기에 우리나라의 신천지 교회는 큰 곤욕을 치러야만 했습니다. 각종 언론은 마치 신천지 교회로 인해 코로나 사태가 발생된 것처럼 마녀사냥을 해왔습니다. 신천지 교회에 다닌다는 이유만으로 직장과 사회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아야 했고, 핍박으로 소중한 생명을 잃기까지 했으며 90이 넘으신 이만희 총회장님을 비롯한 신천지 교회 임원들의 후속 수사도 했(다)”며 “신천지 교회는 이 모든 일들을 묵묵히 견디며 방역 당국이 요구하는 모든 절차에 적극적으로 협조하였고,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위해 세 차례에 걸쳐 신천지 신도 3741명이 자발적으로 혈장 공여에 참여를 했습니다”라고 호소했다.
이어 “이 모습만으로도 신천지 성도(신도)들이 얼마나 위대한 신앙을 실천하는 사람들인지, 선으로 악을 이기는 것이 무엇인지 충분히 증명된 것이라 생각(한다)”며 “온갖 핍박과 박해에 구속수사가 진행되는 중에도 오히려 신도 수가 급증했고 한 해에 10만 명 이상이 수료하는 기적 같은 일이 오늘 이 자리에 일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사태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는 모습이 아닌 오히려 당당하고 억울한 모습이었다.
이만희는 개회선언에서 북을 3번 쳤는데, 북채를 높이 드는 모습을 보니 큰 건강 문제는 없는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기념사를 전하기 위해 마이크 앞에 섰을 때, 목소리에 힘이 없었고, 기침을 많이 하는 모습이었다. 이만희는 “세계에 모든 기독교인들이 좀 들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이 사람도 한때는 신앙인이 아니었(다)”라며 “하나님도 한 분이고, 예수님도 한 분이고, 성경이란 책도 한 권입니다. 그러니 우리가 하나님을 믿는다고 할 거 같으면, 같은 성경을 가진 사람으로서 같은 천국과 하나님을 소망하는 사람으로서, 서로 다투고 사과할 일은 없어야 되겠죠?”라고 강조했다.
▲기념사를 전하는 이만희 (출처: 유튜브 채널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 |
이만희는 “하나님의 씨로 난 사람과 하나님의 씨로 나지 않은 사람은 다르겠죠? 그래. 수박을 하나 빠개보면 수박씨가 들어있습니다? 하나님의 씨가 있는 사람은 안에 하나님의 씨가 있겠죠? 하나님의 씨로 난 사람은 그 안에 있을 것입니다”, “어떤 도라도 영생이라는 말을 자주 하는데요. 영원히 사는 것. 그러나 영생하는 사람 하나도 못 보지 않았습니까? 못 봤습니다. 그러나 그 말이 실천으로 이루어질 때는 영생하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새 하늘 새 땅 그런 말만 할 게 아니라 그 이전으로 돌아가 볼 것 같으면, 먹고 영원히 죽지 않고 산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하늘이 보낸 사람은 뭐 하는지 보라고 보낸 것이 아니란 말입니다. 무엇인가 일을 시키는 것이죠? 하나님이 양식을 줘서 이것 가지고 가서 사람들에게 전하라 그렇게 말하면 이 사람이 하나의 무슨 사람을 살려라. 이런 게 아니고, 하나님의 시키는 일을 하는 것이고, 모든 것은 먹고 영원히 살 수 있는 양식은 하나님이 주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러한 것입니다. 그래서 이 계시록에 어떤 말이 있냐면, 이 책에 이 내용에 말씀을 하나라도 더하거나 덜하면은 천국도 못가고 저주를 받는다고 전하거든요. 이 사람은 솔직하게 말하다가 욕도 많이 먹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한국의 목사님들에게 말씀드립니다. 목사님들은 계시록 가감 안 했습니까? 가감하면 천국 못 가고 저주를 받는다 했는데, 가감 안 했습니까, 했습니까? 제가 보건대 모두 다 가감했습니다. 한 사람도 가감하지 않은 사람 없습니다” 등의 주장을 이어갔고, 신도들은 입을 모아 “아멘”을 외치며 맹종하는 모습을 보였다.
신천지가 그린 그림, 10만 대규모 수료식 대구 개최의 노림수
▲수료생에게 직접 상장 수여하는 이만희 (출처: 유튜브 채널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 |
10만 수료식 이후, 길거리에서 신천지는 “106,186 왜 신천지예수교회를 선택했습니까?”라는 문구의 배너를 세워두고 오픈포교에 힘쓰고 있다. 신천지 신도들은 “신천지 또 10만 수료”라고 적힌 전단지를 나눠주며, “코로나로 많은 교회가 문을 닫거나 청년이 줄고 있는데, 신천지는 이번에 10만 명 이상이 수료를 했다”고 강조하며 포교했다. 「중앙일보」, 「동아일보」 등 언론사에서도 신천지 대규모 수료식에 대한 내용을 기사 형식으로 광고를 내며 신천지와 10만 수료식을 홍보했다. 신현욱 목사(구리이단상담소 소장)는 이번 10만 수료식에 대해 “포교할 때 어필하기 위한 명목”이라며 “동시에 내부적으로 결속력을 강화하고, 사기를 끌어 올리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천지는 2021년 12월 26일에 진행된 112기 수료식을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지난해 상반기부터 진행된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인해 113기 수료식은 오프라인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컸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완화되었지만, 신천지는 코로나19 확산 주범이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어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신천지는 대범했다. 대구에서 집단감염을 일으킨 바 있지만, 신천지는 보란 듯이 대구에서 코로나 이후 첫 대면 행사를 개최했다.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에는 경기도 고양시에서 마지막 대면 행사를 진행한 바 있다. 왜 하필 대구를 선택했을까?
「시사매거진」은 “신천지가 10만 명 규모의 인원이 이동하는 교통편이나 스텝들의 숙소, 식사 등 가능한 모든 소비활동을 행사 장소인 대구지역에서 이뤄지도록 해 지역경제에 실질적 도움이 되도록 노력했다”고 보도했다. 신천지는 지역사회, 소상공인에 도움을 주겠다며 대구시에 좋은 이미지를 심고자 대구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코로나19 1차 대유행으로 금전적 피해를 받았다며 대구 및 경북지역 소상공인 461명은 신천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내 재판이 진행 중이다. 이 시점에서 대구 대규모 수료식은 재판에서 유리한 판결을 받기 위한 구실로 해석된다.
신천지와 정치권의 유착관계도 의심해볼 수 있다. 신 목사는 신천지가 대구지역에서 행사를 개최한 이유에 대해 “다른 지역은 소통하기에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라며 “지자체에서 허락을 해줘야 하는 부분이기에 정치권과 신천지가 연결되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신천지 신도 A씨는 왜 대구에서 대규모 행사를 진행했냐는 질문에 “우리도 대구에서 대규모 행사를 개최한다고 해서 놀랐다”며 “대규모 행사를 진행하려면 큰 장소가 필요해서 몇 곳의 후보가 있었는데, 대구에서 허락해줘서 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전국적으로 신천지에 대한 이미지가 부정적인 시점에서, 자신을 받아줄 곳을 찾던 신천지가 이전부터 긴밀히 연결되어온 정치권을 공략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대규모 신천지 집회를 허락한 대구광역시의 해명
대구시는 왜 신천지의 실체를 알면서도 막지 못했을까? 대구시의원들 역시 신천지에게 장소를 허용한 것에 대해 이해하지 못했다. 지난해 11월 17일, 대구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의 도시관리본부에 대한 행정사무감사가 진행됐다. 「브레이크뉴스」에 의하면, 정일균 의원은 “지난달 29일 발생한 이태원 압사 참사는 대규모 인원이 모이는 행사에 정부의 규정이 없어 발생한 참사”라며 “특별한 대비책도 없이 승인을 하면 어떻게 하느냐”고 물었다. 하중환 의원은 “앞서 대구시가 신천지발 코로나19 확산으로 피해를 입은 지역의 소상공인 461명의 재판이 아직까지도 진행 중”이라며 “대구시가 대관을 허용한 것이 납득되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김형일 대구시 도시관리본부장은 “신천지라는 이유로 적법한 대관신청을 거부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설명했다. 대구스타디움 운영팀 관계자 역시 “불허할 구체적인 조항이 없어 대관을 허가했다”고 밝혔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 월드컵 경기장을 신천지 종교 행사에 빌려 주었다고 각계 각층에서 염려가 많(다)”며 “코로나 확산 시점이고 이태원 참사가 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대규모 종교 집회가 적절한지 여부는 이론이 있을 수 있지만 헌법상 종교의 자유를 제한할 만한 구체적인 이유를 찾지 못해 대관을 허락해 주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전했다. 이어 “행사 당일도 충분한 안전장치를 마련하도록 현장 점검을 철저히 하라고 지시 했(다)”며 “감정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울 수 있겠지만 대민 행정이 어찌 감정으로만 처리 할 수 있겠습니까”라고 덧붙였다.
분노한 시민들
하지만 대구시민들은 분노했다. 시민 B씨는 「뉴스1」과의 인터뷰를 통해 “2020년 전국 31번 확진자가 신도들과 접촉해 집단 확진을 시켰다. 이로 인해 시민 모두가 고통스러웠던 과거가 생각났다”며 “시민들이 받았던 상처가 아물지도 않았는데 대규모 종교행사를 연다니 불쾌하다”고 전했다. 시민 C씨 역시 “종교의 자유도 중요하지만, 대구시민들에게 신천지는 아픈 기억”이라며 “신천지가 종교행사를 개최한다는 사실을 미리 알았다면 인근에서 반대 집회를 열었을 것”이라고 말하며 불쾌한 입장을 드러냈다.
「연합뉴스」는 “신천지 10만 수료식과 관련해 달성군과 달성경찰서에 80여 건, 수성구와 수성경찰서에 30여 건의 교통 관련 민원이 접수됐다”고 보도했다. ‘대형버스 때문에 통행에 방해가 된다’, ‘왜 주차를 도로에 하게 하느냐’ 등의 민원이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신천지 측의 대형버스가 달성군 국가산단대로 양쪽 차선을 따라 주차하며 시민들이 불만을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충남 천안시 경부고속도로 서울 방향 북천안 나들목 근처에서 신천지 신도들을 태운 관광버스 2대, 승합차 등 차량 5대가 연쇄 추돌해 버스 운전자 1명이 숨지고 승객 31명이 다치는 사고까지 발생했다.
대구스타디움 측으로도 민원이 많이 들어왔다. 대구스타디움 운영팀 관계자는 “신천지에 대한 거부감에 민원이 많이 들어왔다”며 “이태원 참사가 일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었던 터라 시민들이 더 불안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신천지 10만 수료식의 사기연출 의혹 논란
▲우간다 신천지 113기 수료식 (출처: 유튜브 채널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 |
▲네팔 신천지 113기 수료식 (출처: 유튜브 채널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 |
▲행사 중 마스크를 벗은 이만희 (출처: 유튜브 채널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 |
이번 행사에 대해 신천지 내부폭로가 있었다. “신천지 10만 수료식 사기연출 내부폭로”라는 제하의 유튜브 영상을 통해 신천지 신도 D씨가 10만 수료식에 사기연출이 있었다고 폭로했다. 신천지에서 12년 동안 신앙을 하고 구역장을 맡아 활동하고 있다는 D씨는 10만 수료식과 관련해 “기존에 있는 교인(신도)들을 대상으로 수료복을 입혀서 ‘신천지에서 10만 명 이상 수료했다’고 속여서 보도를 하고, 연출을 한 게 맞(다)”며 “10명 중 2-3명 빼고는 기존 교인(신도)들이었다”고 말했다. 자신 역시 구역팀장 이상의 직분을 맡은 신도들에게 연락이 와 수료복을 입고 현장에 참석했다고 고백했다.
이어 “실제로 저희 구역에 동기로 함께 있었던 자매가 있는데, 그 자매한테도 수료복을 입혀서 수료생인 것처럼 속여서 연출(했다)”며 “이 사실에 충격을 받았었고, 이번뿐만 아니라 작년인가 재작년에도 10만 수료를 했었는데, 그때에도 기존에 있던 성도(신도)들이 실제로 수료복을 입고 수료생인 척 연출을 했던 적이 있었기 때문에 하나님을 속이고 일반 대중들을 속이는 이러한 만행은 도저히 있어지면 안된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가짜 수료생이다’라는 댓글에 신천지 신도들이 ‘아니다. 진짜 새신자다’라고 댓글을 적는 것은 조직적인 움직임이냐는 질문에 D씨는 “아마 신천지 신도들이 본인들이 그 현장에서 수료생이 아님에도 수료복을 입고 참여를 했기 때문에,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것이고, 댓글에 그렇게 달고 있는 것은 조직적으로, 조작적으로 행동하고 있는 만행들”이라고 설명했다.
‘해외 수료생들을 대신해서 수료복을 입은 것’이라는 댓글도 보이는데, 해외에서 그렇게 많은 수료생이 배출됐냐는 질문에는 “아니요”라며, “수료 당일날 영상을 보시면, LA 교회, 어떤 교회라고 하며 영상들이 송출되고, 현장에 앉아있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것도 다 연출이 되고 조작이 된 장면들로 보시면 된다”고 답했다.
D씨는 “실제로 연출된 수료식을 조작하기 위해서 신천지 내에 12지파 대부분의 성도(신도)들은 그 현장에 참여하기 위해 아예 밤을 새우고, 직장과 학업과 모든 것을 뺐(다)”며 “이 안에서 12년 동안 있었는데, 정말 성경 말씀과는 다른 부분들이 시간이 가면 갈수록 눈에 정말 많이 보였고, 계시를 받은 목자라고 한다면 본인이 말한 실상이라고 하는 실체가 달라지면 안 되는데, 본인이 말한 실상과 실체가 달라진 부분들이 너무 많았(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D씨는 “많은 분들이 더 이상 신천지에 피해를 보지 않고, 올바른 판단과 믿음으로 분별을 제대로 했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폭로를 마쳤다.
한편, 또 다른 신천지 신도 E씨는 기존 신도도 수료식에 수료복을 입고 참여한 것으로 들었는데 사실이냐는 질문에 자신도 수료복을 입고 참여했다며 “코로나 시기에 수료해서 대면으로 수료식에 참여하기 위해 수료복을 입었다”고 해명했다.
행사에 참여한 신천지 대구교회 탈퇴자의 증언
한 신천지 대구교회 탈퇴자는 현장에 직접 다녀왔다. 다음은 신천지 대구교회 탈퇴자의 10만 수료식 현장 스케치다.
대구 10만 수료식 현장에 직접 갔던 가장 큰 이유는 우선 저의 거주지와 비교적 가까운 거리였고(버스로 10분 정도), 현재 신천지의 분위기나 상황이 어떤지 대충 파악을 해보고, 그걸 통해 신천지 대응을 어떻게 하는 게 좋을지 알고 싶었습니다.
우선 그날 현장에서 본 것 중 가장 기억에 남았던 건 엄청나게 많은 수의 관광버스였습니다. 2022년 대구스타디움 행사 중 트로트 축제, 힙합 축제, 싸이 흠뻑쇼도 성황리에 마무리했으나 6만 6000석이나 되는 대구스타디움을 전부 채우지는 못하고 그라운드에서 했었습니다. 그걸 알았기에 신천지도 전체 좌석을 못 채우고, 아마 그라운드 위주로 채울 것이란 예상을 했었는데 빗나갔습니다. 그래서 저는 최소 7만, 어쩌면 신천지 주장대로 참석자 전체는 10만 언저리일 가능성도 있다고 봅니다.
저는 오전 7시 30분부터 1시간 정도 있었습니다. 서울 야고보지파, 요한지파와 같은 수도권 지파들이 막 도착해서 하차하는 걸 목격했습니다. 이날 신천지 측 관광버스만 수백 대는 봤고 2000대 넘는 버스가 동원되었다는 말은 거짓이 아닌 사실일 가능성이 더 클 겁니다. 나중에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보니 실제로 거의 대부분의 좌석이 채워졌던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 밖에도 경찰과 공무원들도 이른 시간에 나와 행사를 통제하고 있었습니다. 경찰버스 약 20대 정도가 온 것으로 보아 대구시에서도 꽤 신경을 쓰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주일 예배를 드리고 점심 이후 1시 30분경에 다시 가봤습니다. 근데 특이하게도 행사가 끝난 시간도 아닌데 그 시간부터 수도권 지역들은 미리 빠져나와 철수하고 있었습니다. 당시 유튜브 라이브를 확인해봤는데 행사 중이었습니다. 아마 안전상의 문제로 일찍 빠질 사람들은 빠지는 것 같던데 생각해 보면 합당한 조치이기도 했습니다. 허나 이후의 버스사고도 막지 못했고, 오전에는 좀 나았으나 그 시간이 되니 이런저런 교통 관련해서 시민들이 불편을 꽤 겪었을 것 같았습니다. 대구스타디움이 외곽지역이기는 해도 버스노선도 지나가고 CGV도 있고 엄연히 상권이 형성된 곳이라 일반인 방문객들은 불편을 많이 겪었을 겁니다. 실제로 이날 교통 문제로 접수된 민원만 100건 정도였으니… 그래도 신천지가 이태원 참사 여파에 이날 일반 언론사들을 인식해서인지 나름 안전에 신경 쓰는 모습이 있기는 했습니다.
일단 저는 이번 행사에 관해서 교계, 특히 대구지역 교계의 대응에 솔직히 큰 실망을 느꼈습니다. 물론 행사가 주일, 특히 추수감사주일에 이뤄졌으니 교회가 각자 예배와 절기 준비, 그리고 연말이니 임직과 은퇴, 결산 등등으로 바빴을 거 솔직히 인정합니다. 근데 그걸 고려하더라도 이렇게 관심이 심각하게 없는 건 좀 아니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구지역 교계가 신천지로 인해 얼마나 큰 피해를 보았는데 경각심도, 각자의 대비 매뉴얼도, 신천지 탈퇴자들의 교회 복귀 시 도와주는 과정도 다른 지역과 비교해도 아주 미미한 수준인데 그걸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례가 아닌가 싶었습니다.
제가 출석하는 교회는 대구스타디움과 차로 10분도 안 걸릴 정도에 교인 수가 200명 넘어가는 나름 중형급 교회입니다. 그날 주일 예배에 참석할 때 목사님께 슬쩍 물어봤는데 행사를 한다는 것조차 모르고 계셨습니다. 오히려 성도들 일부는 알고 있는데 이게 현실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도 뜻있는 분들이 현장에서 항의시위를 하기도 했으나 솔직히 20명도 안 됐을 겁니다. 저도 나름 대구를 대표하고 대구를 위한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참 현대종교의 노고와 심정을 알 것 같았습니다.
일단 이번 행사의 의의는 생각보다 클 것입니다. 신천지가 10만 명 수료라고 했지만, 실제 수료생은 아닐 것이고, 해외 신도 대타 명목으로 기존 국내 신도들을 데려온 것일 겁니다. 저의 휴민트(정보원이나 내부 협조자 등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얻은 정보)를 파악해보니 전체 신도에서 60%의 사람들이 이번 행사에 참석한 것으로 파악이 됩니다. 소위 말해 영혼까지 끌어모은 수치일 것 같습니다. 즉 신천지도 아직은 10만 명이 넘는 신도 수를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은 됩니다.
이렇게 나름대로 대형행사를 개최했고, 이렇게 많은 숫자를 동원하는 데 성공했으니 이 인원들을 더 착취할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계속 차일피일 미뤄둔 공식 대면 예배를 재개할 자신감을 얻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물론 정기총회 때 실제 인구수 발표는 계속 안 할 것 같지만 말입니다. 그렇기에 신천지 대응문제도 뭔가 소강상태에 많이 줄었으리라 낙관하는 경향이 있었지만, 방심은 금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지난해 4월, 신천지 대구교회의 시설 폐쇄 및 집합금지 명령이 해제되었다. 안심했던 것일까. 대구에서 자신들의 세력을 뽐내기라도 하듯 대규모 수료식을 개최했다. 시민들이 민원을 넣고, 불만과 불안함을 표해도 신천지는 귀를 막고 행사를 강행했다. 사회에 악을 끼쳤지만, 사회에서 날개를 펼치는 신천지. 사회와 한국교회는 관심과 경각심을 갖고 신천지의 날갯짓을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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