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하늘에서 온 책(계10)을 받아먹고 필자가 걸어 다니는 성경이 되어 보고 들은 것을 기록한 책으로서 아직 전파되지 않은 것이요 듣지도 보지도 못한 새 일이요 천국비밀이다. 새 일 곧 알지 못한 은비한 일을 보이노니 이 일들은 이제 창조된 것이요 옛것이 아니라 오늘 이전에는 누구도 보지 못한 것들이다.(사48:6) 이 책은 성경이 예언(豫言)과 실상(實狀)을 육하원칙에 의해 설명한 인류 역사상 제일의 책이요 만국을 다스릴 철장이다. 천국에 소망을 둔 성도라면 누구나 한 번은 꼭 읽고 깨달아야 할 영원한 복음이다.” (이만희, 『천국 비밀 계시록의 진상』)¹⁾

코로나19 발생 초기, 신천지는 지역감염 확산의 원인 제공자로 지목되면서 국내외 언론에 집중적으로 노출되었다. 1984년 3월 14일에 공식적으로 설립되었으며, 2000년대로 접어들면서 거짓말과 위장을 기본으로 하는 모략포교 전략을 본격화하면서 급속한 세력 확장과 동시에 한국교회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해 왔다. 정체를 감추고 교회 안으로 위장 잠입해 포교하는 신천지는, “가만히 들어온 거짓 형제들”(갈2:4)의 모습으로 교회 안팎의 불신과 분열을 조장해오고 있다.

거짓말

신천지의 대표적인 이미지는 거짓말이다. 소위 모략포교를 시도하는 신천지 신도들은, 거짓말을 교리적으로 합리화한 채 포교를 진행한다. 양심의 가책도 느끼지 않는다. 성경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하나님을 ‘모략의 신’(사11:2)으로 묘사한 후, 모략을 ‘거짓말’이라고 오역(誤譯)해 교리적으로 합리화한 후, 신도에게 거짓말을 교사(敎唆)한다.

하지만 히브리어로 모략 (הָצֵע) 의 본래 의미는 ‘충고’ 또는 ‘조언’이다. 게다가 신천지가 악용하는 요한계시록에 따르면, 신천지가 주장하는 14만 4천은 “그 입에 거짓말이 없고 흠이 없는 자들”(계14:5)이며, “거짓말하는 자는 결코 그리로[거룩한 성 예루살렘] 들어가지”(계27:10,27) 못한다고 결과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

신천지는 기독교 이단인 동시에 사이비종교의 성격을 그대로 보여준다. 기독교는 사도 바울의 고백처럼, “복음을 부끄러워하지”(롬1:16) 않으며, 언제 어디서나 “담대하게 거침없이”(행28:31) 자신을 드러내며 복음을 선포하지만, 신천지는 자신의 정체를 감추고 거짓말로 포교하는 전형적인 이단의 행태를 보여준다. 그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헌법(제20조 제2항)에 명시된 종교 선택의 자유에 반反하여, 거짓말로 접근해 신천지에 참여하도록 강권한다는 점에서, 신천지는 다종교 한국 사회에서 공존하기 어려운 사이비종교로 분류될 수 있다.

표절

이만희는, 박태선의 전도관과 유재열의 장막성전에서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으며, 이로 인해 전도관과 장막성전의 교리와 조직체계의 유사성이 농후하게 드러난다.

이만희는 1931년 경상북도 청도군 풍각면 현리에서 태어났다. 신천지 홈페이지의 “신앙적 약력”에 따르면, 17세인 1948년 “서울 침례교 외국 선교사에게 믿음 없이 침례”를 받았고, 1957년에 “고향 땅 야외에서 성령으로부터 환상과 이적과 계시에 따라 전도관에 입교”했으며, 1967년에는 “성령의 계시에 이끌려 경기도 과천시 소재 장막성전에 입교”했다고 밝히고 있다. 실제로 한국 이단의 뿌리들인 박태선의 전도관과 유재열의 장막성전을 벤치마킹하고 업그레이드한 버전이 이만희의 신천지인 것을 그 교리와 조직체계를 통해 알 수 있다.

이만희의 신격화에도 전도관과 장막성전의 짙은 흔적이 나타난다. 박태선처럼, 이만희는 스스로를 말세의 “이긴자” “보혜사” “약속하신 대언자” “약속의 목자”라고 주장한다. 2017년 1월 5일 개최된 신천기 34년 총회에서 이만희는 “예수님의 새 이름으로 오신 보혜사 우리 이긴자 총회장님께서는 하나님의 약속대로 보내심을 받은 참 목자”라고 소개된다. 2006년 이만희의 생일을 맞아 개최된 축구대회 자료에는 이만희가 “만유의 대주재”이며 “영광의 본체이시나 낮아짐으로 섬김의 본을 보이신 총회장님”이라고 나타나 있으며, 신천지 부산야고보지파의 새찬송가는 “하늘 아래 구원자가 여럿이라지만 나에게는 오직 이긴자이신 이만희님이라오.... 이긴자는 나에게 주요 그리스도시오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시니”라고 신격화되어있다.

신천지의 핵심 교리서인 『천국비밀 계시록의 진상』의 주인공은 이만희이다. 이 책에서 이만희는, “이기는 자는 하나님의 아들이 되고 신천지와 영생을 유업으로 받으니 곧 상속자가 된다.”(『천국비밀 계시록의 진상』, 430)며, 영생불사의 “이기는 자”가 바로 자신이라고 일관되게 주장한다.

희망 고문

전도관과 장막성전을 탈퇴한 이만희는, 요한계시록의 모든 사건을 보고 들었다고 주장하는 한편, 유재열을 “배도한 세례요한”이라고 폄하하면서 신천지를 설립한다.

이만희가 저술한 신천지의 핵심 교리서 『천국비밀 계시록의 진상』을 간략히 요약하면, “비유 비사로 기록된 영적 말씀”(『천국비밀 계시록의 진상』, 512)인 성경은 이미 일어난 “교훈”과 앞으로 일어날 “예언”으로 이루어져 있고, 예언은 “배도” “멸망” “구원”의 세 가지 일들로 구분되어 있으며, 구원의 일은 “선민이 멸망 받을 때 피해 나온 자”와 “인 맞은 14만 4천”과 “수많은 사람”(흰 무리)의 세 단계로 진행되는데, 오늘날의 신천지 신도가 바로 “14만 4천”이라는 내용이다.(『천국비밀 계시록의 진상』, 512-513)

하지만 2020년 초 신천지가 질병관리본부에 제출한 명단에 나타난 신천지 교세는 총 31만 732명으로 나타나 있다. 이는 신천지 신도들 가운데서도 14만 4천에 속하기 위한 경쟁이 불가피한 것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신천지는 여전히 누가 14만 4천에 속했는지 알려주지 않는다. 신도들은 14만 4천에 속하기 위해서, 소위 “인 맞음 시험”도 치러야 했고, 헌금이란 이름으로 돈을 바치고, 헌신이란 이름으로 노동력을 제공하면서, 오지 않을 14만 4천의 날을 기약 없이 기다리고 있다. 즉, 무한경쟁과 희망 고문의 시기로 접어든 것이다.

『천국비밀 계시록의 진상』

위에서 언급한 신천지의 ‘거짓말’과 ‘표절’과 ‘희망 고문’의 교리적 근거가 이만희의 『천국비밀 계시록의 진상』이다. 이 책은 도서출판 신천지(1985년 5월 15일 등록, 경기도 안양시 관양동 1506-27 소재)에 의해 1988년 5월 31일 초판이 발간되었다.

▲오른쪽부터 『천국비밀 계시록의 진상』의 초판, 개정판, 제2개정판

신국판(152×225) 총 545쪽으로, 내용은 요한계시록 22장에 대한 해석과 부록 7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요한계시록”에 대한 설명으로 시작해, “마태복음 제24장 말세 예언: 예수재림과 징조”라는 내용으로 마무리된다. 이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먼저, 본문(17-510)에서 요한계시록에 대한 임의적 해석을 요한계시록 장별로 시도한다. 이어지는 부록(511-540)에서는 “성경론” “창조론” “언약론” “배도론” “멸망론” “구원론” “부활론” 등의 핵심적인 신천지 교리가 드러나고 있다.

첫째, “배도론”에서는, 배도는 “말씀에서 떠난 것”과 “참 길을 가다가 돌아선 것을 말하는 것”이며, “언약한 자가 그 언약을 지키지 아니하는 것”을 “배도요, 배도자”로 정의하면서, 아담과 하와, 아론, 세례요한이 성경에 나타난 배도자이며, “일곱 교회 사자들이 주를 떠나 우상을 섬기며 우상의 제물을 먹게 되는 배도의 일”을 오늘날의 배도라고 설명한다.(『천국비밀 계시록의 진상』, 525) 이는 장막성전의 유재열이 배도자라는 주장으로 이어진다.

둘째, “멸망론”에서는, 아담이 “뱀에게 멸망을 받고 에덴동산에서 쫓겨난 것”처럼, 멸망은 “망하여 없어지는 것”이며, 처음에는 선민이 대적에게 멸망을 받지만, 결국은 대적이 “백마 탄 자에게 심판을 받아 멸망”당한다고 주장한다. 즉 장막성전을 개혁한 이들이 멸망자이고, 이들에 맞서 신천지를 설립한 이만희가 심판의 구원자라는 것이다.(『천국비밀 계시록의 진상』, 528)

셋째, “구원론”에서는, “죽음의 입장에서 다시 삶을 얻는 것”이 구원이며, 각 시대별로 노아, 모세, 예수님과 같은 구원자들이 있었는데, 이들은 “배도로 멸망 받은 후에 그들을 구원하기 위해서 오시는 분”이고, 예수님께 보냄을 받은 사자(使者)이며, “책을 받아먹은 자요, 지팡이를 받은 자요, 천국 비밀과 지옥 비밀을 설명받은 자요, 만민에게 증거하라는 명령을 받은 오늘날의 사도요한”인데, 그가 곧 이만희라는 것이다.

한편, “구원이 시작되고 나타나는 장소는 배도의 자리요, 멸망의 자리인 그곳에서부터 구원이 시작”된다고 결론짓는데(『천국비밀 계시록의 진상』, 529-533), 신천지의 공식 명칭인 “신천지 예수교 증거장막성전”에 유재열의 “증거장막성전”이 들어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만희는 『천국비밀 계시록의 진상』에 나오는 소위 “배·멸·구” 즉 배도, 멸망, 구원의 교리를 통해, 구원자로서의 자신의 존재를 부각하는 데 여념이 없다. 신천지의 모체인 장막성전의 유재열과 장막성전의 개혁자들을 각각 배도자와 멸망자로 자의적으로 해석한 후, 이만희의 등장과 역할을 구원자로 합리화한다. 전임자에 대한 부정(否定)과 폄하(貶下)를 통해 새로운 교주로 등장한다는 이단 역사의 반복적인 패턴을 예외 없이 보여준다.

결론적으로, 『천국비밀 계시록의 진상』은 ‘이만희에 의한’ ‘이만희를 위한’ 침소봉대(針小棒大)의 결정체인 것이다. 이만희는 맺는말에서, “오늘날까지 어느 누구도 알지 못한 은비한 일을 듣고 본 계시를 말한 것이요, 오늘 이전에는 가히 듣지도 보지도 못한 것들을 드러낸 것”이라며 그의 표절과 도용을 애써 감추고 있지만, 그의 주장은, 박태선과 유재열의 주장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날 뿐만 아니라, 심지어 『남사고비결』이라는 정체불명의 위서(僞書)에서 핵심적인 용어들까지 그대로 도용한 것을 보여준다.

​『남사고비결』

조선 중기 인물인 격암(格庵) 남사고(南師古)가 기록했다고 알려진 『남사고비결(南師古秘訣)』(혹은, 『격암유록(格庵遺錄)』)에서, “불로불사(不老不死)” “사말생초(死末生初)” “신천지(新天地)” 등의 주요한 신천지의 핵심 주장들이 발견된다. 필체, 표현, 내용 등에 대한 분석을 통해 위서(僞書) 판단된 『남사고비결』은, 전도관의 박태선을 비롯해 수많은 한국 기독교계 신흥종교 및 이단 교주들이 애용해 온 책으로, 이만희가 쓴 『천국비밀 계시록의 진상』(539-540)에도 일부 내용이 그대로 인용·게재되어 있다.

1. 옛것을 보내고 새것을 맞이하는 좋은 시절 모든 피조물이 고대하는 새로운 하늘의 운세. 2. 새로운 세계가 오면 항상 봄철과 같고 늙지 않고 죽지 않는 사람이 늘 청춘이라. 3. 하나님이 보낸 성인의 말씀(반석의 샘물) 한모금 한모금 이어 마시면 영원히 죽지 않는 생수. 4. 하나님께서 선지자들에게 말씀하신 예언서인 성경 말씀을 세상 사람들이 마음을 닫고 영영 생각조차 아니한다. 5. 모든 종교가 구태의연하게 신앙을 하며 각자 자기 종교에 골몰하여 문장은 있어도 말씀이 없어 쓸모가 없다. 6. 서양의 운세가 동방으로 오고 구세주(진인)가 진사 양년에 바른 도의 말씀을 가지고 오신다. 7. 택함을 받은자의 양식(火·雨·露=불·비·이슬) 하늘의 양식인 이 말씀(성경)을 먹는 자는 영생한다. 8. 세상 사람들이 어찌 하늘의 오묘한 말씀을 알 수 있으리 그러나 지혜가 있는 자는 깨달아 배부르고 무지한 자는 배고프다. 9. 하늘의 도를 전하는 곳 신천지(무릉도원) 이곳에 거하는 자는 근심 걱정 염려가 없다. 10. 역사 이래 처음 있는 가장 즐거운 말씀 죽음이 끝나고 영생이 시작되는 새하늘 새땅 신천지.

신천지는 최근까지도 이 내용을 포교와 교육에 사용하고 있다. 이만희는 “이 예언이 응한 것을 신천지 증거장막성전에서 증거하고 있다.”(『천국비밀 계시록의 진상』, 540)고 주장한다.

『천국비밀 계시록의 진상』은, “역사 이래 처음 있는 가장 즐거운 말씀”이 아니라, 표절과 거짓말과 짜깁기의 집합체인 것이다. 이 책의 서문에서 이만희는 “이 책은 성경 외에 다른 책을 보거나 도용한 책이 아니며, 또 이 책은 사람에게 들은 것도 본 것도 배운 것도 아니다.”(『천국비밀 계시록의 진상』, 5)라며, 제 발이 저린 듯 표절과 도용을 부인하고 있다. 탁명환은 다음같이 『천국비밀 계시록의 진상』에 대해 평가한다.

▲1990년 3월 발간된 월간 「신천지 소식」에 실린 『남사고비결』의 내용

유재열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을 가하고 요한계시록을 완전히 아전인수격으로 엉뚱하게 해석하고 있다. 노골적으로 장막성전이라고 기록하지 않고 있으나 장막성전에 대해 아는 사람은 이만희의 저서가 누구를 겨냥하여 쓴 것인가를 알 수 있다. 이만희는 유재열 일파에 의해 많은 시련을 겪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복수의 일념으로 계시록을 인용하여 그럴싸하게 합리화하고 있으며 장막성전이 기성교회와 결탁하여 타락을 했으니 새로운 사명은 바로 자기네들이 받은 양 묘사하고 있다. … 신학적인 훈련이나 소양이 전혀 없는 무지몽매한 자들이 성경을 빙자하여 자신들을 합리화시키는 이 계시록의 진상이야말로 비성서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다.(탁명환, 『기독교이단연구』, 358)

청지기교육원

많은 신천지 탈퇴자나 연구자들은 소위 ‘청지기교육원’의 실체에 대해 궁금해한다. 필자의 선친 탁명환 소장의 요청으로 동생 탁성환 목사가 설립했다고​​​​​​​ 하는 신천지의 주장으로 인해, 국내외에서 문의가 이따금 들어오고 있다.

얼마 전 미국에서 신천지 외국인 탈퇴자가 보낸 이메일을 한 통 받았다. 선친 탁명환 소장이 정말 전두환 전 대통령의 요청을 받고, 동생 탁성환 목사와 함께 설립한 청지기교육원이 장막성전을 멸망시켰다는 신천지의 주장이 사실이냐고 질문했다. 너무나 뜬금없는 질문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얼마 전 신천지 유관 언론기관의 대표이사인 이모씨가 제작한 “동방의 빛(熙): 요한계시록 실화”라는 유튜브 동영상을 보면서 그 질문의 배경을 이해할 수 있었다.

탁명환 소장이 전두환 전 대통령으로부터 이단 척결을 요청받았고, 이를 위해 동생 탁성환 목사를 통해 청지기교육원을 설립한 사건이 “전국에 있는 목회자들을 교육하고 양성하는 종교적 실권을 잡게 되는 순간”이라는 어처구니없는 내용을 상당히 진지하게 주장하고 있었다. 이런 거짓말이 통하고 있고, 신천지 신도들이 이를 사실로 믿고 있다는 황망한 현실에, “헐~”이라는 탄식 외에는 달리 표현할 방법을 찾지 못했다.

탁성환 목사가 참여한 청지기교육원이 실재하기는 했지만, 이만희가 주장하는 것처럼, 군사정권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 ‘어마무시’한 멸망자들의 조직은 아니었다. 청지기교육원은 교회 성장, 목회 성공, 신앙생활의 길잡이 역할을 목적으로 활동했던 ‘작고 평범한’ 모임이었을 뿐이다.

▲신천지 안양본부교회에 취재를 위해 방문한 탁명환과 함께 포즈를 취한 이만희

게다가 탁성환 목사 가족의 증언에 따르면, 청지기교육원은, 신천지가 설립된 1984년 3월 14일 이후에도 수년 동안 지속했는데, 신천지의 주장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이만희는 소위 멸망자들을 이기지도 못한 채, 신천지를 창립한 것이 된다. 장막성전에 대한 복수를 꿈꾸던 이만희는, 자신과 신천지의 등장을 합리화하기 위한 소설을 쓰면서, 아무것도 아닌(nothing) 청지기교육원을 뭔가 대단한(something) 악당으로 만들어 놓은 것이 이 블랙코미디의 ‘진상’이다.

거짓 천지, 신천지

신천지총회선교부가 2003년 발간한 『기독교계에 알리는 반증문』이라는 책에서, 필자 가족을 황당한 거짓말로 왜곡하고 비난하는 것을 보면서, 신천지는 정말 ‘악惡하다’고 생각했다.

이 책에서 신천지는, 우리 가족이 호화로운 저택에서 살고 있고, 선친은 운전기사가 있는 차량을 소유하고 있다고 사진까지 게재했다.(신천지총회선교부, 『기독교계에 알리는 반증문』, 78) 하지만 필자가 중학생 될 때까지 우리 가족은 서울 변두리 방 한 칸 혹은 두 칸짜리 월세와 전세를 다섯 식구가 전전했었고, 그러다가 겨우 전세 둘을 끼고 처음으로 허름한 단독주택을 마련했는데, 신천지에 의해 이 집은 호화로운 주택으로 거짓으로 묘사되고 있었다.

게다가 당시 선친은 노후한 포니 왜건 차량을 타고 있었는데, 운전기사를 둔다는 것은 어불성설이었다. 날씨가 추워지면 시동이 걸리지 않아, 시동이 걸릴 때까지 어머니와 함께 뒤에서 차를 밀었던 일이 비일비재했다. 우리 다섯 식구에게 많은 애틋한 추억이 담긴 이 허름한 차량을, 기사가 딸린 고급 승용차로 선전해준 신천지 거짓말의 끝이 어딘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

신천지 거짓말의 하이라이트는, 1987년에 이전한 신천지의 세 번째 거점인 안양 오성갈비 건물 앞에서, “대적자”이자 “멸망자”라고 맹비난하던 탁명환 소장이 취재를 오자, 함께 다정한 모습으로 사진을 찍은 이만희의 이율배반적인 모습이다.

* 이 글은 「기독교사상」 2023년 7월호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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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 글의 작성을 위해, 1988년 초판 발간된 『천국 비밀 계시록의 진상』(이만희 저)을 사용했다. 이후 1998년 개정된 『천국비밀 啓示: 요한 계시록의 예언과 성취된 실상』(증인 이만희 보혜사 저)과 2005년 재개정된 『천국 비밀 요한계시록의 실상: 요한계시록의 예언과 성취』(보혜사 이만희 저)도 참조했다. 1988년 발간된 초판 『천국 비밀 계시록의 진상』과는 달리, 『천국비밀 啓示: 요한 계시록의 예언과 성취된 실상』(1998)에는 신천지 핵심 교리가 적힌 “부록”이 빠져있다. 대신 “창세기 1장 천지 6일 창조와 안식”이라는 항목이 추가되었으나, 『천국 비밀 요한계시록의 실상: 요한계시록의 예언과 성취』(2005)에는 다시 제외되었다. 초판 “부록”에 담겼던 신천지의 핵심 교리들은 자취를 감추었지만, 저자 이만희에 대한 신격화는 오히려 “증인 이만희 보혜사”(1998) 및 “보혜사 이만희”(2005)로 한층 노골화되었다.​​​

 

▲탁지일 교수 본지 이사장 겸 편집장 부산장신대학교 교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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