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과 일본 규슈 시가현 가라쓰시를 잇는 약 230㎞의 한 · 일 해저터널을 건설하기 위해 파들어간 조사 사갱 입구 (출처: 「뉴시스」) |
■ 천문학적 비용으로 인해 한 · 일 해저터널 사업 난항
■ 한 · 일 해저터널 사업과 관련된 부산 지역 주민 반응은 냉랭
■ 항사모 박인호 공동대표, “경제 · 역사성에 대한 검증과 사회 전반적인 합의 필요”
2009년부터 구체적으로 말이 나왔던 ‘한 · 일 해저터널 사업’. 10년 차가 된 지금 이 사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 지난 8 · 15 광복절 기념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한 철도 연결과 함께 동아시아철도공동체 구상을 발표하면서 잠잠했던 이 사업이 다시 조명되고 있다.
한 · 일 해저터널 어떻게 시작되었나?
「중앙일보」에 따르면 ‘한 · 일 해저터널 사업’은, 1981년 11월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총재 한학자) 설립자 문선명씨가 서울에서 열린 제10회 국제과학통일회의(ICUS)에서 ‘국제하이웨이’ 계획을 제창하면서 시작되었다. 이후 한학자씨가 이념 · 종교 · 국경을 초월해 ‘참 가정’ 실현을 통한 세계평화고속도로인 ‘평화의 길(피스 로드)’ 건설의 일환으로 한 · 일 해저터널을 추진하고 있다. 그간 사업비 1500억 원을 투입해 한 · 일 해저터널 건설을 위한 조사 사갱[편집자 주: 調査 斜坑, 광산이나 탄광의 입구에서 광상에 이르기 위해 파놓은 굴]을 했으나 아직은 시작단계다.
한 · 일 해저터널 현황
현재 구상 중인 한 · 일 해저터널은 ▲한국의 거제시 일운면 ~ 일본 쓰시마 섬(對馬島) 남부 ~ 이키섬 ~ 사가현 가라쓰(총길이 209㎞) ▲거제시 남부면 다포리 ~ 쓰시마 섬 중부 ~ 이키섬 ~ 가라쓰(217㎞) 노선 ▲부산 영도 ~ 쓰시마 섬 북부 ~ 이키섬 ~ 가라쓰(231㎞)를 잇는 노선 등으로 알려졌다. 터널의 형태는 안전성과 비용 등을 고려해 ‘철도전용터널’이 유력하다. 자동차도 운행할 수 있는 ‘철도도로병용터널’, 자동차와 화물차를 운송할 ‘카트레인터널’도 검토되고 있다. 일본 ‘일한터널연구회’ 측은 해저터널 건설비가 최소 100조 원에서 최대 20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터널 사업이 본격 착수되어야 최적 노선과 건설비 등이 최종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부산시민 “경제성 꼼꼼하게 따진 후 건설 여부 결정” 요구
한 · 일 해저터널 건설의 관문이 될 부산 시민의 반응은 냉담하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시민들은 한 · 일 해저터널이 뚫리면 유라시아의 관문인 부산이 대륙으로 통하는 시발 및 종착지의 이점을 잃고 경유지로 전락해 산업 · 관광 기반이 무너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환태평양의 중심 항 역할을 하는 부산항이 물류 주도권을 일본에 뺏겨 환적화물 감소 등 경제적 손실이 클 것이라는 분석도 하고 있다. 엄청난 사업비에 대한 가성비도 부담이다.
부산항을 사랑하는 시민모임(항사모) 박인호 공동대표는 “한 · 일 해저터널이 건설되면 부산은 유라시아 대륙 철도의 기 · 종점에서 경유지로 바뀔 가능성이 우려되고 일본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제력이 약한 한국 경제가 일본에 흡수되는 역류 현상을 일으킬 가능성도 예상된다”며 “미래에 건설하더라도 경제 · 역사성에 대한 검증과 사회 전반적인 합의를 거쳐 신중하게 추진돼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한 · 일 해저터널을 종교적으로 이용하려는 통일교에 대한 경계의 끈도 놓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