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할머니 따라 여호와의 증인에 입교한 김씨
■ 교리에 의문이 생겨 고민 끝에 탈퇴
■ 탈퇴 이후 심적으로 힘들어 몇 년 동안 조울증 약 복용
김성호씨(가명)는 12년 동안 여호와의 증인에 몸담고 있었다. 그는 여호와의 증인 교리에 의문이 들어 탈퇴를 결심했다고 고백했다. 탈퇴 이후에도 그의 삶은 녹록지 않았다.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외할머니 따라 여호와의 증인에 가다
▲외할머니를 따라 여호와의 증인에 가게 된 김씨 |
김성호씨는 주 양육자인 외할머니를 통해 11살 때 처음 여호와의 증인을 접했다. 어머니께서는 바쁘셨기에, 가족 중에 외할머니와 김씨, 그리고 이후에 입교한 이모만 여호와의 증인에 출석하게 됐다. 여호와의 증인은 침례를 받아야 정식 교인이 된다. 김씨는 16살 때 침례를 받고 여호와의 증인에 정식 입교했다.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던 김씨는 탈퇴 직전까지 여호와의 증인이 문제가 있는 단체라고 의심하지 않았다. 그는 23살이 되어서 교리에 여러 의문이 들었고 그때부터 김씨는 여호와의 증인 집회에 출석하지 않았다.
김씨의 의문
의문점의 첫 출발은 엄격한 규율에 대한 부분이었다. 김씨는 “여호와의 증인 신도는 교리적인 이유로 영화관에 가면 볼 수 있는 영화가 없다”며 “그나마 자연 다큐멘터리 정도는 볼 수 있다. 그만큼 교리적인 규율이 엄격하다”고 밝혔다. 또 여호와의 증인은 일반적으로 신도끼리만 연애한다. 단, 데이트를 할 시 “샤프롱”이라는 보호자를 동반해야 한다. 즉 3명이 같이 데이트를 하는 것이다. 스킨쉽을 하다보면 혼전 성관계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예방하는 차원에서다.
여호와의 증인에서는 술자리에서 흔히 외치는 “건배”도 금지한다. 신들과 죽은 사람들을 위해 술을 마시는 고대 종교 의식에서 유래됐다고 믿기 때문이다. 아이러니한 것은 이교의 종교적 의미가 있었던 것으로 여겨지는 결혼반지는 여호와의 증인에서 허락한다.
김씨는 “결혼반지는 한 때 종교적인 의미가 있었다고 명시하고 있지만, 현재는 그 의미가 퇴색되어 종교적인 의미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고 한다”며 “현대 시대에는 건배하면서 고대 종교의식을 떠올리지 않는데, 무슨 차이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건배는 술자리에서 흔히 하는 말로, 여호와의 증인이 교리상 금하는 술에 취함을 애초에 막고자 건배를 금지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서 김씨는 “결혼반지를 보고는 상대가 결혼한 것을 알고, 다른 이성이 쉽게 접근하지 못하기에 불륜 금지 등의 교리를 지키는 데 도움이 되어 허락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결국, 김씨는 이 모든 상세하고 엄격한 교리들이 여호와의 증인 체제 유지를 위함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여호와의 증인 장로들에게 직접 찾아가서 물어봤지만, 장로들은 대답하지 못했다.
생일을 지키지 않는 것에 대해서도 의문이 들었다. 여호와의 증인은 생일 축하를 금하고, 선물을 주고받지 않는다. 김씨는 그 이유에 대해 “여호와의 증인은 이교도들의 생일만 성경에 언급되어 있는데, 그때마다 백성들이 괴롭힘당하거나 죽었다며 하나님이 생일을 안 좋아하신다고 주장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성경에 생일을 축하하지 말라고 적혀있지 않다”며 “미국에서 온 종교이다 보니, 화려하고 술에 취할 가능성이 열려있는 미국의 생일파티를 금하려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여호와의 증인의 교리가 반사회적이라고 설명했다. 여호와의 증인은 그들의 노래 중에 “온 세상 멀리하고”라는 가사의 노래가 있을 정도로, 세상을 배척한다. 김씨는 여호와의 증인이 “세상을 사탄이 다스리고, 여호와는 사탄에게 기회를 준 것이다. 사탄이 이 세상을 다스릴 차례인 것이라고 주장한다”고 전했다. 김씨의 주장에 따르면, 많은 미성년자 신도들은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기술을 배우고, 나머지 시간은 계속 포교봉사를 한다. 끝이 거의 도래했다고 믿어서 결혼한 신도들은 아이도 거의 가지지 않는다. 김씨는 이러한 반사회적인 교리가 자신의 인생에 유익이 되는 점이 없다고 판단했다.
여호와의 증인 탈퇴 이후
탈퇴한 이후 김씨는 주변에 친구가 없었다. 그동안 교리적인 이유로 여호와의 증인이 아닌 친구들은 사귈 수 없었기 떼문이다. 인생의 목표도 없어진 느낌이 들었다. 사고방식도 여호와의 증인에 세뇌된 것에서 벗어나려고 하다 보니 힘들었다. 조울증과 적응장애 진단을 받았고, 조울증으로 인해 약도 평생 먹어야 한다. 김씨는 탈퇴한 이후 너무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엄격하고 모순된 규율, 반사회적이고, 떳떳하지 못한 여호와의 증인의 교리에 김씨는 탈퇴를 결심했다. 김씨의 외할머니는 세상을 떠나셨고, 이모 홀로 여호와의 증인에 남아있다. 김씨는 교리적인 이유로 현재 이모와 만날 수도, 연락할 수도 없다. 여호와의 증인 신도와 탈퇴자는 가족이어도 연락하지 말라는 교리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김씨의 가족들이 함께 모여 행복을 누리는 그날이 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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