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로 바라본 한국교회 이단 실태

데이터로 바라본 한국교회 이단 실태

현대종교 | 조민기 기자 5b2f90@naver.com

2023년 10월 05일 10시 26분 입력

■ 이단 신도 10명 중 4명 가족의 권유로 이단 단체에서 활동 시작

■ 본의 아니게 단체에서의 활동 시작한 만큼 ‘선데이 이단’ 많아

■ 이단 소속 신도 중 14%가 단체에 대해 의심하고 있어

이단 신도가 국내 개신교인의 약 8%에 달할 것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바이블백신센터(원장 양형주 목사)와 목회데이터연구소(대표 지용근)가 조사한 ‘한국교회 이단 실태 조사’에 따르면, 이단 신도는 약 45만 명으로 예상된다. 표본오차율을 고려하면 약 31만 명에서 59만 명이 개신교에서 이단으로 분류된 신도로 추정된다. 국내 전체 개신교 교회 출석자 수는 545만 명으로 보았다.

개신교인 10명 중 한 명은 이단

▲한국교회 이단 비율이 8.2%로 추정된다고 밝힌 바이블백신센터와 목회데이터연구소

바이블백신센터와 목회데이터연구소는 지난 8월 4일 서울 종로구 연동교회(김주용 목사) 아가페홀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한국교회 이단 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두 단체는 이단 신도 수가 국내 전체 개신교 교회 출석자 수의 8.2%가 된다는 조사 결과를 내놓았다. 이단 신도가 개신교인 100명 중 8명 정도의 비율을 차지한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이단 신도들이 본인이 소속된 집단의 대표자를 향한 인식과, 어떻게 이단 단체에 유입되는지 가늠할 수 있는 통계를 내놓았다.

이단은 본인들이 이단인지 모른다

▲소속 종파의 교리와 지도자를 의심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통계

성락교회와 하나님의교회가 신천지 출입금지 포스터를 붙일 수 있었던 것에 대한 답도 찾을 수 있었다. 이단 신자의 86%가 소속 종파의 교리와 지도자를 의심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뿐만 아니라 이단 신자 중 이단에서 처음 씨 역시 “가족들이 다니는 곳이니 자연스럽게 신앙생활을 시작했고, 일반적인 교회로 알고 출석을 해왔다”고 밝혔다. 신앙생활을 시작한 경우도 41%나 되었으며, 10명 중 4명이 가족의 권유로 시작한 것으로 집계되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이단 단체에 출석하는 신도들의 경우 본인들이 이단인지 모르고 출석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이단에서 탈퇴한 2세 청년 A씨 역시 “가족들이 다니는 곳이니 자연스럽게 신앙생활을 시작했고, 일반적인 교회로 알고 출석을 해왔다”고 밝혔다.

핵심 신도 21.4%가 이끌어가

▲이단 신자 5명 중 1명이 현 종파 지도자가 사망하지 않는다고 생각

‘현 종파 지도자가 죽지 않는다’고 인식하고 있는 비율은 21.4%로 집계되었다. 또 자신이 속한 이단 종교 지도자가 죽더라도 지금의 종파를 떠나지 않겠다고 답한 비율은 약 71%에 이르렀다.

교주가 육체영생한다고 믿는 대표적인 단체로는 신천지가 있다. 생명의말씀선교회 이요한 역시 “살아서 주님을 맞이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며 유사한 교리를 설파하고 있다.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든 교리인 만큼, 겉 따로 속 따로인 신도가 대다수다. 반대로 신념을 가지고 매진하는 신도 21.4%가 단체를 유지하는 것으로 추론된다. 한편 지도자가 사망하더라도 단체를 떠나지 않겠다고 응답한 비율이 71%로 높은 것은, 종교 활동이 본인의 삶에 큰 영향을 주지 않기에 나온 비율로 보인다.

역시나 수험생과 청년들이 주요 포교 대상

▲평균 21.8세에 이단 활동 시작하는 신도들

이단 신도들이 활동을 시작한 평균 나이가 21.8세인 것으로 나왔다. 이단이 청년층을 집중해서 포교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대부분의 이단 전문가 역시, 수능이 끝난 고3에서 새내기 때 가장 많이 포섭된다고 입을 모은다. 집중적으로 포교하기에 많은 청년들이 모이게 되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포섭된 청년들은 이단 단체의 어떤 교리에 매력을 느꼈을까. 이러한 질문에 바이블백신센터 원장 양형주 목사와 목회데이터연구소 지용근 대표는 “이단 신자들이 신앙 생활하는 이유로 건강, 재물, 성공 등 복을 받기 위해서라는 응답이 20%였다. 일반 개신교인은 5%밖에 되지 않았다”며 “기복 신앙적 요소가 일반 개신교인보다 4배나 더 높았다. 현실의 벽 앞에 가로막힌 청년 세대들은 그 돌파구의 하나로 만사형통, 소원성취, 돈, 성공 등 축복을 약속하는 이단에 관심을 기울이게 된다”고 분석했다.

이단 비판 위해선 한국교회 자정 필수

▲일반 개신교인에 비해 강도 높게 교회다움을 원하는 것을 알 수 있는 그래프

출석교회에 대한 이단 신자들의 불만 사항이 일반 개신교인 대비 높게 나왔다. 불만 사항 리스트로는 ▲교회 내 소통 부족 ▲헌금 강요 ▲지역사회 봉사활동 적음 ▲재정 투명성 부족 ▲교회 규모가 작음 ▲성도에 대해 관심 적음 / 심방 부족 ▲다툼과 분쟁 ▲교인들간 교제 부족 ▲교육 부족 등이 있었다. 뒤집어 생각해 보면, 이단에 소속된 신도들 역시 ‘교회다움’을 원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국교회가 이단 신자들이 품고 있는 불만 사항 앞에 청렴결백해야지만, 이단 대처 사역에 힘이 실릴 수 있다. “네 눈 속에 있는 들보는 보지 못하면서”라는 반박을 듣지 않기 위해서는 한국교회의 자정은 필수 불가결이다.

주목해야 할 점은 이단 소속 신도 중 14%가 소속 단체에 교리와 지도자를 의심하고 있다고 답변한 부분이다. 또 언론의 이단 보도로 인해 12%의 신도들이 소속 단체에 의심하는 마음이 들었다고 응답했다. 이단에서 돌아온 개신교인으로는 3%가 있었다. 비교적 적은 숫자이긴 하지만 흔들리는 신도들이 있으며, 돌이키는 신도가 있었다. 계속해서 이단들의 실태를 알려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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