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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선과 한국 천부교 전도관 부흥협회 (2)
이종민 목사
2019년 10월 16일 10시 46분 입력

Ⅲ. 박태선의 신관

1. 박태선을 하나님으로 만든 “격암유록(格菴遺錄)”

격암유록은 조선 중기의 대학자였던 격암(格庵)남사고(南師古)가 신인으로부터 전수받았다고 주장되는 책으로, 이도은(李桃隱, 본명 이용세, 1907~1998)이 필사하여1977년 6월 7일 국립도서관에 기증한 것이 고서로 분류되어 보관된 것이다.

▲이종민 목사
사촌교회 담임
부산장신대학교 교회사 박사과정

  

이 책을 그해 7월 15일에 조성기가 이를 영인하여 『한국명저대전집』에 ‘삼역대경, 대순전경’과 합본하여 출판하였다.1) 1977년 조성기는 “격암유록”을 가지고 박태선에게 찾아가 격암유록에 나타난 말세성인이 바로 박태선이라고 말한다. 이 말에 박태선은 너무나 고무되어 급기야 이 책을 신앙촌 사람들에게 배포했다. 그 내용은 박태선이 5700년 전에 태어난 사람이고, 하늘의 사람이며, 박태선을 통하지 않으면 아무도구원받을 자가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부인인 최옥순과 별거를 하여야 한다는것이다.2)

격암유록의 내용을 살펴보면, 『정감록』의 도참사상에 기본 논지인 영부혼, 후천개벽 말세의 천사론, 십승지의 지리론, 정도령 출현의 인물론, 파자풀이의 비결론 등을 기독교의 이단 종파인 신앙촌의 교리와 혼합하여 놓은 것에 불가하다. 동학의 최제우(1824~1864)는 하나님께로 받은 영부가 있다고 했는데, 그 형상은 태극이요 궁궁(弓弓)이라고 하였다. 그래서 천도교에는 이 영부를 천지 즉 음양의 태극문양으로 형상화하여 천도교의 마크로 사용했다.3)

이런 격암유록은 박태선뿐만 아니라 조희성에게도 그 영향을 미치는데, 박태선의 전도관에서 20년간 전도사로 있었던 조희성은 전도관을 탈퇴하여 1981년 10월 10일 영생교를 세운다. 조희성은 “박태선은 감람나무의 원둥치였고, 조희성은 가지인데, 열매는 원둥치에서 맺지 않고 가지에서 맺는 법이다. 이제 박태선의 사명은 끝났다”고 선언하고 자신을 말세 성인으로 신격화하였다.

조희성은 자신이 격암유록에서 말하는 ‘다른 도를 호령’하는 정도령이요, 구세주이기 때문에 자기를 믿으면 죽지 않는 영생을 얻는다고 하였으며, ‘세계영생학회’(1986)를 창립하고 ‘승리재단’(1991)을 세웠으나 그 자신도 영생하지 못하고 2004년 6월 19일 사망했다.4)

2. 박태선의 망언록 『하나님의 말씀』 출간

2014년 5월 1일, 박태선이 사망한 지 24년이 되던 해에 천부교에서는 『하나님 말씀』이라는 천부교 교주 박태선 어록을 출간하였다. 이 책의 출간으로 천부교는 그들 스스로 사이비종교라는 것을 시인한 셈이 되었다. 이 책은 박태선 자신이 1980년부터 1990년 2월 7일 사망 시까지 천부교인들에게 말한 어록을 모은 것이다. 천부교에서는 그들의 경전 『하나님 말씀』을 출간하게 된 동기를 밝혔는데, “교주 박태선이 성경의 예언대로 하나님이 인간의 몸을 입고 한국 땅에 와서 구원의 역사를 시작한 지 반세기가 지난 오늘 역사적으로 간행되었다”고 간행사에서 밝혔다.

그리고 『하나님 말씀』의 내용을 보면 “박태선은 육신을 입고 우리 곁에 오신 하나님으로 마음과 생각으로 죄를 지으면 구원을 얻을 수없다는 자유율법을 온 세상에 처음으로 공표하였다”고 적고 있고, “자유율법을 알지 못한 채 믿기만 하면 죄 사함을 받고 구원을 얻는다고 한 예수는 구원자가 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박태선은 구원의 방법론뿐만 아니라 실제로 죄를 씻어 구원을 주는 이슬성신을 내려 줌으로써 그 자신이 하나님임을 증명하였다”고 그들은 주장하고 있다. 그리고 이 경전의 출간으로 “온세상이 이 땅에 오신 하나님 천부 박태선을 올바로 깨달아 구원의 길을 찾을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하였다”고 적고 있다.5)

이렇게 박태선을 ‘하나님’으로 여기고, 박태선의 말을 ‘하나님 말씀’으로 여긴 천부교의 구원관 등은 이미 기독교 이단을 넘어서 버린 상태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

3. 박태선의 동방의 의인과 감람나무

영모님으로 불린 박태선은 자신이 ‘동방의 의인’이며 자신의 출현으로 인하여그리스도의 재림과 심판이 임박했다고 주장하였으며, 구원을 받기 위해서는신앙촌에 입주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그가 동방의 의인이라고 주장한 것은 이사야 41장 2절 “동방에서 사람을 일으키며 의로 불러서 …”라는 구절이 자신을 지칭한다고 주장했다.6)

또한, 박태선의 ‘감람나무’설은 스가랴 4장 11~14절과 요한계시록 11장 4절에 기록된 감람나무에 근거를 두는데, 신앙촌의 기관지인 「국제기독교뉴스」(1969. 9. 29)에 수록된 바와 같이 “2000년 가까이 지난 오늘에야 이 땅위에 이슬 같은 은혜를 받아 역사하시는 감람나무가 나타나며 성령의 은사를 물 붓듯 부어줌으로써 그 은혜를 입고 자기를 깨끗케 하기를 …”이라는 기사내용에서 보는 바와 같이 삼위일체 중 성신은 감람나무이며, 그 감람나무는 박태선이니, 박태선이 성령이라고 주장한 것이다.7)

4. 박태선의 안찰과 생명물

전도관 헌장 제23조에는 ‘교역자의 임명’에 대해 ‘교역자는 박태선 회장이 안수안찰로써 심령성결 여부를 확인한 후 임명한다’고 기록하고 있다. 안찰은 주로 배에 했었고, 그것은 죄가 응결된 혈기가 배에 모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8)

그리고 박태선은 자신이 하나님이라고 선언한 후, 그의 육체적 정욕을 채우기 위해 그를 따르는 여성 신도들에게 “나와 섹스를 하면 구원을 준다”고 말하며 섹스 안찰을 받도록 권유한다. 박태선은 섹스 안찰시 문을 걸어 잠그고, 말을 듣지 않고 극도로 반항하면 마약 성분이 든 환각제를 입속에 넣고,구원이라는 명목으로 개인의 성욕을 채웠다. 이런 상황에서 결국 많은 피해자들에게 고소를 당했는데, 이와 같은 섹스 안찰에 대한 깊은 내용은 대구고등검찰청 등에 보낸 피해자들의 자술서에 의하여 밝혀졌다.9)

생명물의 유래는 박태선이 그가 가장 사랑하던 딸 박소신의 사망과 관련이 있다. 박태선은 그의 딸이 사망하자 부둥켜안고 계속 울다가 그의 눈물이그의 딸 얼굴에 닿아서 그의 딸 얼굴을 쓰다듬었는데, 자신의 눈물이 닿은 부분이 다른 부위보다 혈색이 피어나는 것을 보았다. 그 후 그는 수돗물을 떠 와서 자신의 딸의 얼굴을 닦아내기 시작하였다. 이것이 생명물의 기원인데, 그후 생수를 팔고 생수를 온몸과 얼굴에 바르도록 신도들에게 지시하였다.

그후 생수는 천부교 신도들에게 인기가 많았으며, 그들의 병을 고치는 하나의 수단으로 변질되었다. 지금도 천부교 신앙 잡지인 「신앙신보」에는 다음 같은기사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하나님께서는 이슬성신을 내려 주시며 생명물을 축복해 주셨습니다. 이슬성신이 담긴 생명물을 통해 죄를 씻어 맑혀 주시는 하나님의 권능을 확실히 보고 체험할 수 있습니다. 그 중에 돌아가신 분을 생명물로 씻기면살아 계실 때보다 아름답게 피어나는 것은 천부교의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분명한 사실입니다. 신앙체험기 중에서 이러한 이야기를 간추려 실었습니다.10)

지금도 많은 천부교 신도들은 생명물에 대하여 “부패가 시작된 고인을 생명물로 씻기자 살아생전보다 더 환하고 아름답게 피어났다”는 등의 간증들이 즐비하며, 생명물을 높은 가격을 주고 구입하고 있다. 이 외에도 신앙촌에는 과자등의 생산시설을 갖추고 신도들의 노동력을 활용하여 생산하고 판매함으로천부교의 재산을 증식하고 있다.

5. 그 외 전도관의 주요 교리

천부교의 창조론에 있어서 천부교의 사상적 배경은 동양철학의 역학에서 찾아볼 수 있다. 역학은 우주의 근본을 태극이라 하며, 태극에서 음양이 나온다고 한다. 특히 예수 그리스도를 삼수의 원리에 의하여 하나님으로부터 창조된 피조물로 취급한다.

구원론은 천부교의 성경연구서인 『오묘원리』(奧妙原理- 제9중앙 전도관 청년천성회 1970년 발행)에 기술된 구원론에 의하면, 성적으로 타락하여 더러운 피가 섞여 있는 자들이 ‘동방의 의인’, ‘이긴자’, ‘감람나무’를 통하여 구원을받는다는 것이다. 심판론에 있어서는, 첫째 심판은 감람나무 심판, 둘째 심판은 천년성에 들어가는 것을 가르는 것, 셋째 심판은 신천신지(新川新地)로서 최후적 심판으로 보고 있다.11)

6. 천부교의 절기

천부교는 매년 지키는 특별한 절기를 제정해 놓고 있다. 이 특별한 절기들은 박태선 사망일을 기념하는 ‘성신사모일’을 지킨다. 이 절기는 박태선 사망일인 2월 7일이다. 성신사모일에는 모든 천부교인들이 기장신앙촌에 모여서 특별집회를 가지고 박태선 묘지를 참배하며, 그의 묘지는 이날에만 공개한다.

또한 ‘이슬성신절’을 지키는데, 이 절기는 5월 셋째 주 일요일이다. 천부교에서 이슬은 성신을, 성신은 박태선을 가리킨다. 천부교가 발행하는 잡지「신앙신보」 홈페이지에서 ‘이슬성신’를 검색하면 1053건의 내용이 검색되는데, 천부교 신도들은 “이슬성신을 내려주시는 분이 죄를 씻어주시는 진짜 하나님이”이라고 믿고 있다.12)

Ⅲ. 나가면서

이와 같이 박태선의 천부교에서 살펴본바, 천부교는 한국에서 자생한 기독교이단에서 출발하여 기독교와 결별하는 종교관을 추구하였음을 알 수 있었다. 천부교 교주인 박태선은 자신이 ‘천상천하의 창조주 하나님’이라 반기독교적인 모습을 내비쳤음에도 그를 추종하는 신도들이 수천 명에 달하고 있는 것은 기독교 이단에 대한 기성교회들의 무관심이 얼마나 큰 것인지 입증하는 결과라 할 수 있다.

천부교와 같이 이런 기독교 이단과 사이비종교 단체들은 국가적으로 크나큰 사회적 문제를 야기할 뿐만 아니라, 바르지 못한 구원관과 신앙관으로 바른 신앙생활을 영위할 수 없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박태선의 천부교는 그들의 경전 『하나님 말씀』을 발간하여 외부인들이 보기에는 하나님 말씀이 성경을 말하는 것처럼 포장하였지만, 그 내용은 박태선의 어록에 불가했다.

따라서 천부교의 신학적 교리 등은 한 마디로 박태선을 중심으로 만든 교리였음이 분명해 보인다. 이런 천부교에 대하여 한국 신흥종교 연구가인 탁명환은 성명서를 발표하며 천부교에 대한 경각심을 한국교회와 사회에 상기시켜주었고, 1968년 결성된 ‘전도관 정화대책위원회’는 1983년 3월, 박태선의 안찰행위를 통한 부정축재와 헌금 강요를 고발하고, “신앙촌에서 저임금에 혹사당한 종업원들이 영양실조로 많은 수가 죽어 갔습니다”라고 절박한 호소문을 세상에 알렸다.13)

박태선의 천부교에 대한 필자의 평가는 ‘천부교는 기독교적 요소를 덧씌운 기독교 이단’에 불과하며, 더 이상 한국 사회에 기독교 이단으로 개인의 삶과 가정이 파탄에 빠지지 않도록 기성교회가 노력해야 할 것임을 호소하며 본소고를 맺는다.

1) 허호익, “격암유록의 위조와 기독교 이단들의 혼합주의(1),” 「현대종교」 (2015년 1월호), 98.
2) 서만원은 『격암유록』 161페이지 해석을 이렇게 한다. “뼈골 속까지 짐승의 피가 들어가 죽게 된 자들을 죽지 않게 하는 해인을 가지신 천상천하의 하나님이신 박태선 장로님께서 영생을 시킬수 있는 해인의 묘한 법을 이 세상 창세 전에 감추어 두었던 비밀이라. 서방 각국 오랑캐들을 제외하고 예의 동방 무궁화 꽃을 나라꽃으로 섬기는 백성에 해 돋는(남조선) 남쪽 땅에 천상천하의 하나님이신 박태선 장로님께서 오셔서 계시다는 뜻이다.” 서만원, 『한민족은 인류의 조상이다: 박태선 장로님께서는 천상천하의 하나님이시다』, 38.
3) 허호익, “격암유록의 위조와 기독교 이단들의 혼합주의(6),” 「현대종교」 (2015년 6월호), 106.
4) 허호익, “격암유록의 위조와 기독교 이단들의 혼합주의(4),” 「현대종교」 (2015년 4월호),105~106.
5) 한국천부교전도관부흥협회, 『하나님 말씀』 (서울: 한국천부교전도관부흥협회, 2014), 3~4.
6) 탁명환, 『기독교 이단 연구』, 178.
7) 앞의 책, 179~181.
8) 앞의 책, 181.
9) 허병주는 그의 논문에서 천부교 2대 교주가 된 박윤명과 초중고동창이고 50년 친구이고 친구의 집에 수시로 드나들며 숙식을 함께 했던 관계이며, 천부교 신앙촌의 전신 예수교협회에서 설립한 신앙촌에 10세 미만에 거주하기 시작하여 청소년기를 거치고 성년이 되는 초기 병역의무를 시작하기 전 무렵까지 신앙촌에서 거주하였기에 박태선의 가정사를 그 어느 누구보다도 밀접하게 생활했던 장점이 있어 천부교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파헤치는 논문을 발표하였다. 허병주, “사이비이단 천부교 제1대 교주 박태선 장로의 사상연구: 1980. 1. 1.부터 1990. 2. 7. 천부교 선언 후 사망시까지,” (총신대학교 선교대학원 석사학위논문, 2019), 57~63.
10) 「신앙신보」, “생명물의 권능과 체험,” https://theweekly.co.kr/ (2019년 5월 16일 검색)
11) 현대종교, “천부교,” http://www.hdjongkyo.co.kr/ (2019년 5월 16일 검색)
12) 신앙신보, “이슬성신,” https://theweekly.co.kr/ (2019년 5월 16일 검색)
13) 탁지일, 『사료 한국의 신흥종교: 탁명환의 기독교계 신흥종교운동 연구』 (서울: 도서출판 현대종교, 2009), 66~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