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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교회와의 싸움, 대법원에서 승소한 진용식 목사
이단예방과 대처의 지름길 제시
김정수 기자 rlawjdtn@hanmail.net
2016년 07월 05일 10시 40분 입력

■ 하나님의교회 신도, 판사에게 안상홍에 “님”자 붙이라고 항의
■ 교회에서 성경프로그램을 잘 개발하는 것도 중요한 이단대처
■ 이단피해자는 200만 명, 이단전문가는 턱없이 부족

▲ 강의하는 진용식 목사

이단세미나에서 하나님의교회를 비판한 발언 때문에 고소당한 진용식 목사(본지 편집자문위원, 한국기독교이단상담소협회 회장)가 대법원에서 최종 무죄 판결을 받았다. 하나님의교회 측에서 진용식 목사의 발언 중에 안상홍, 장길자 명예훼손, 저작권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한 것이 무용지물이 됐다. 진용식 목사는 이번 재판은 물론 이단대처에 대한 중요한 견해를 밝혔다.

하나님의교회의 고소 이유

하나님의교회는 진용식 목사의 강의 내용 중 시한부종말론, 안상홍 사망 경위, 안상홍·장길자의 사진, 『새노래』 악보 사용 등을 문제삼아 명예훼손, 모욕, 업무방해, 저작권법위반으로 고소했다.

▲ 안상홍과 장길자 신격화를 비판한 것이 문제없다고 판단한 판결문

이단에게 고소를 많이 당해왔던 진 목사는 자신의 발언이 공익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처벌받을만한 내용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1, 2심 재판에서 일부 유죄판결이 나왔다. 대법원에 상고한 상황에서 하나님의교회는 또 고소했다. 유죄 판결이 인정된 내용이, 공판 기간 중 진행된 이단강의에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두 번째 고소한 것은 안산지방검찰청(안산지검)에서 모두 무혐의 처분이 났다. 이후 하나님의교회에서 항고를 했는데, 벌금 2000만 원이 나왔다. 벌금이 나오면 100, 200만 원 정도가 보통인데, 말도 안 되는 액수가 나온 것이다. 게다가 항고를 하면 재조사를 하는데 조사조차 하지 않았다. 다시 항고를 하고 재판을 했는데, 1심에서 무죄를 받았고, 저작권법만 50만 원의 벌금이 나왔다. 그러는 중에 첫 번째 재판이 파기환송이 되어 다시 재판을 하게 됐고, 저작권법만 유죄판결이 내려졌다. 저작권법 문제도 항소해서 모두 무죄판결을 받았다.

법정에서 흥미로운 일도 있었다. 하나님의교회 신도들은 판사에게 안상홍에 대해 “님”자를 붙이라고 요청했다. 판사는 종교인이 아니니까 그럴 수 없다고 하자, 하나님이 맞으니까 “님”자를 붙여야 한다고 항의했다. 그래서 판사가 “씨”자를 붙이겠다는 해프닝도 있었다.

이단들의 고소, 고발 대처 방법

이단들은 이단대처에 힘쓰고 있는 이단전문가들에게 고소, 고발을 남발한다. 시간과 물질을 빼앗는, 또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함께 주는 교묘한 괴롭힘이다. 진용식 목사는 지금까지 150건 이상 고소를 당하고 재판을 해왔다. 이제는 재판을 많이 피해간다며 고소에 대처하는 방법과 경험에서 나온 엑기스 같은 조언을 해주었다.

첫째는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 발언을 하지 않는 것이다. 전에는 법을 잘 몰라 많은 고소를 당했으나 이제는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 발언을 조심해서 피해간다고 전한다. 법의 테두리 안에서 이단을 비판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둘째는 고소를 당했을 때 적극적인 자세로 싸워 이겨야 한다. 이단에게 고소당한 사람이 그냥 벌금을 내고 말자는 생각으로 벌금을 내버리면 그 다음에 비슷한 내용으로 고소당한 사람이 굉장히 불리해진다는 것이다. 이번 재판 전에도 안상홍씨가 냉면을 먹다가 쓰러져 죽었다는 발언 때문에 벌금을 받은 사람이 있었다. 그래서 이번 재판에서 안상홍씨 사망에 관한 발언이 무죄판결이 나면서 뒤집은 것이 큰 의미가 있다고 밝힌다. 현대종교와 하나님의교회와의 재판에서 하나님의교회가 시한부종말론을 주장했다는 대법원 판결을 받은 것도 큰 도움이 되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가장 부담스러운 소송비용

아무리 법적인 부분을 피해가더라도 소송비용은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진 목사도 가장 어려운 부분 중에 하나가 소송비용이라고 고백한다. 1건으로 여섯 번의 재판을 하게 된다. 민사, 형사 각각 지방법원, 고등법원, 대법원 총 여섯 번이나 변호사를 선임해야 한다. 고소당한 사람이 경제적으로 어려워 능력있는 변호사를 선임하지 못해 제대로 싸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단들은 큰 비용을 들여 능력 있는 변호사를 앞세운다. 이단과의 재판은 개인 대 이단의 싸움이 아니라 한국교회를 대표해서 싸우는 것이기 때문에 한국교회가 힘을 합해서 소송비용을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호소한다. 어떤 때는 1년에 1억 2000만 원이 든 적도 있다며, 이러한 무거운 짐을 혼자 지고 가는 것은 경험상 너무 힘든 일이라고 토로한다. 이단과의 법적 싸움에서 소송비용만 있어도 넉넉히 이길 수 있다고 진 목사는 강조한다.

한국교회의 이단 대처의 문제점과 해결방법

여러 교회에서 이단대처를 하고 있다. 하지만 신천지만 보더라도 2011년까지는 한 해에 1만 명이 빠지다가 지금은 2만 명이 빠지고 있다. 진 목사는 한 해에 10만 명이 신천지 성경공부를 하고 있고 그 중에 2만 명이 신천지 신도가 된다고 말한다. 진 목사는 문제점과 해결방법을 네 가지로 요약했다.

첫째는 이단에 대한 무관심이 문제다. 이단에 대한 경계심이 없다는 것이다.

둘째는 이단에 대한 무지다. 요즘에도 신천지가 이렇게 난리를 치고 있는데 목사님 중에는 교리를 모르는 분도 있을 거라는 것이다.

셋째는 예방조치가 안 된다. 일이 벌어진 후에는 처리가 어려운데 이단을 예방하지 못하고 사후조치에만 급급하다는 것이다. 교회에서 최소한 6개월에 한 번은 이단세미나를 진행해야 한다고 말한다. 경각심을 갖도록 해야 이단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이단전문 서적을 성도들이 필독하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밝힌다. “신천지 OUT”이라고 붙이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신천지에 대해 아는 것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교회에서 성경공부 프로그램을 잘 개발해야 한다. 진 목사는 교회에서 갈증을 느끼지 않도록 해야 밖에서 성경공부를 하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이단전문가 양성 시급

이단피해자는 200만 명인데, 대처하고 상담하는 사람은 심히 적다. 이 일을 하면 이단들의 공격을 받아 어려움을 당하기 때문에 하려고 하지 않는다. 한국교회를 위해 이단전문가가 많이 나와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서 이단대처가 어려운 상황이다. 지금 각 신학교에 서 과정을 만들어 이단전문가를 길러내야 한다.

진 목사는 여러 교회로부터 이단 상담할 수 있는 교역자를 추천해 달라는 연락을 종종 받는다. 안타깝게도 그런 교역자가 거의 없다고 토로한다. 큰 교회는 이단을 담당하는 교역자를 찾는 움직임이 시작됐다. 이단사역자를 길러내고 헌신하는 사람이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이런 교육을 총신대학교에서 하고 있는데, 사명감 있는 사람을 많이 배출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나님의교회에 대한 비판이 적법하다는 이번 판결은 많은 이단전문가에게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승소하기까지는 법적 싸움에 대한 스트레스, 소송비용 등 어려움이 적지 않다. 이단과의 법적 다툼은 개인의 싸움이 아닌 한국교회의 싸움으로 인지하고 함께 싸워 나가야 한다. 이단 교세가 성장세인 가운데 이단전문가 양성을 통해 발빠른 이단대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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