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홍이 7나팔의 심판(계8-9)을 어떻게 해석하는지 소개하고 비평한다.
1. 첫째에서 넷째 나팔 심판(계8)
안상홍의 설명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요한계시록 8장 1절의 ‘반시 동안 고요함’은 7일을 가리키는데, 암행어사 출동 준비로 고요하다.1) ‘나팔’은 게르만족이 기독교를 핍박한 통일 로마제국을 AD 540년에 10나라로 분열시켜버린 전쟁을 가리킨다(민10:9; 겔7:14). 니케아회의(325)에서 유월절이 없어진 후 교회는 광야로 나갔다(계8:2-4; 12:13-14).
그 후 로마제국은 365년부터 외국의 침략을 받았다. ‘피 섞인 우박과 불’이 땅에 쏟아진 것은 콘스탄틴 황제의 세 아들이 337년에 분할 통치했기에 ‘땅의 삼분의 일’이라 부른다(계8:7). ‘우박’은 북쪽에서 오는 민족을 가리키고, ‘땅’은 통일 로마제국을 가리킨다.
첫째 나팔 재앙은 395년에 북쪽 알라릭이 로마를 침공하고 게르만족이 이탈리아를 공격한 것을 가리킨다. 둘째 나팔 재앙은 반달족의 대장 겐세락이 455년에 이탈리아를 해전으로 침공한 것이다(계8:8-9). 468년에 반달족은 이탈리아 연안에 상륙했다. 셋째 나팔 재앙은 헌스족의 대장 아틸라가 동로마(마게도니아)를 침공한 것을 가리킨다(계8:10-11). 넷째 나팔 재앙은 서로마의 마지막 황제 로브러스가 476년에 제거된 것이다(계8:12). 해, 달, 별 즉 집정관 왕들도 540년에 죽었다. 따라서 첫째에서 넷째 나팔 재앙은 서로마제국의 멸망을 예고한다.2)
⇨ 비판 요한계시록 8장 1절의 ‘반 시간’은 7일이 아니라 제사장이 분향 즉 기도하는 30분과 관련있다(계8:3-5의 향, 향단, 향로, 향연). 그러므로 하나님은 성도의 기도를 귀 기울여 잠잠히 들으시고 응답하실 것이다. 성경에서 나팔은 전쟁과 연결되는 것이 사실이지만, 요한계시록 8-9장의 맥락에서는 구약 선지자들이 예고한 ‘크고 두려운 야웨의 날’과 가깝다(참고. 욜2:1; 습1:16).
요한계시록 8장 7절의 ‘우박’은 서로마제국을 침공한 북쪽 민족이 아니라, 애굽에 내린 불이 섞인 우박을 연상시킨다(출9:24). 그러므로 우박으로 애굽이 심판을 받았듯이, 소아시아 7교회를 박해한 세력들이 속히 심판을 받게 된다.
요한계시록 8장 7절의 ‘그 땅’은 서로마제국이 아니라 약속의 그 땅인 팔레스타인처럼 유대인들의 거주지를 가리킨다. 따라서 사탄의 회로 전락한 유대인들이 심판을 받는다(계2:9; 3:9). 요한계시록 8장 8절의 ‘바다’는 서로마제국을 둘러싼 물리적인 지중해가 아니라, 온 세상을 가리키는데 요한 당시에는 로마제국을 지시한다(참고. 계17:15).
따라서 요한계시록 8장 9절에서 바다의 삼 분의 일이 피로 변한 것은 요한 당시에 로마제국이 하나님으로부터 심판을 받는 장면이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악인들을 심판하시는 영역은 삼 분의 일로 제한된다(계8:7, 8, 9, 12). 결과적으로 삼분의 이는 회개하여 구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나님께서 자비를 베푸신다. 진노 중에서라도 긍휼을 베푸시는 하나님의 본심은 악인의 파멸이 아니라 회개와 회복이다(참고. 계11:13).
안상홍은 첫 네 나팔 재앙을 서로마제국의 멸망으로 해석한다. 그런데 그가 셋째 나팔을 동로마제국의 마게도니아와 연결하는 것은 자체 모순이다.
요한계시록 8장은 하나님께서 성도를 박해하고 유월절을 폐지한 서로마제국을 이방 나라를 통해 심판하신 사건을 예고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 첫째 이유는 서로마제국은 기독교를 국교로 삼았으므로 사도 요한 당시의 불신 로마제국과 다르기 때문이다. 둘째 이유는 구약의 유월절은 신약에서 예수님의 죽으심으로 성취되었으므로 더 이상 문자적으로 지킬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셋째 이유는 서로마제국의 멸망은 사도 요한과 소아시아 7교회와 무관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첫 네 나팔 재앙은 요한계시록의 1차 독자들을 핍박하던 바다로 상징된 로마제국과 땅으로 상징된 불신 유대인들을 전쟁으로 심판하신 사건이다. AD 68-69년에 로마제국은 4황제의 권력 암투로 인해 내전을 겪었고, AD 66-70년에 팔레스타인에서 유대-로마전쟁이 발발하여 돌 성전이 파괴되었다. 이 두 전쟁은 하나님의 심판이다.
2. 다섯째 나팔과 여섯째 나팔 심판(계9)
안상홍은 요한계시록 9장과 11장 15-19절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다섯째 나팔 심판에서 땅에 떨어진 ‘별’은 아라비아 메카의 모하메드이다(계9:1-11). 모하메드는 632년에 메카를 정복했다. 호전적인 회교도는 “칼은 천국과 지옥의 열쇠다”라고 말했다. 무저갱은 아라비아 광야를, 열쇠는 모하메드의 지배권을 가리킨다(계9:1). ‘해가 어두워지는 것’은 몽롱한 연기와 같은 교리로 복음이 가리워지는 것이다(계9:2).
‘황충’ 기마병은 AD 7세기의 이슬람 군대를 가리키는데, 그들은 거짓 교리에 빠진 자들과 천주교인 등 악인들만 해쳤다(계9:3-4). ‘전갈’은 아라비아 사막의 짐승인데, 회교가 시작한 지역의 이름을 가리킨다(계9:5). ‘금으로 만든 관’은 회교 군인들이 쓴 누런 수건을 가리킨다(계9:7). ‘사자의 이빨’은 회교군의 창날을 가리킨다(계9:7). 꼬리는 1299년 7월부터 1449년 7월까지 150년 동안 회교군대가 천주교를 신봉한 6개국을 정복한 것을 가리킨다(계9:10).3)
여섯째 나팔 심판은 유프라테스강에 결박된 4천사는 사라센의 4교주국 술탄인데, 오트만제국이 옛 로마제국의 3분의 1을 멸망시킨 것이다(계9:12-21). 사람이 죽는 ‘년 월 일 시’는 1449년 7월 27일부터 1840년 8월 11일까지 391년 15일 동안 로마제국을 괴롭힌 기간이다(계9:15). 마병대 ‘2만만’은 회교의 전성기 약 400년간 출전한 2억 명을 가리킨다(계9:16). ‘불빛, 자주빛, 유황빛’은 회교군의 복장이다(계9:17). 따라서 다섯째와 여섯째 나팔은 동로마의 멸망 예고이다.4)
7째 나팔(계11:15)은 제3차 대전으로 온 세계가 멸망할 것을 가리킨다. 하나님의 백성이 인을 받은 후에 전쟁이 일어난다(계7:1-3). 요한계시록 11장 19절의 ‘번개, 음성, 우레, 지진, 우박’은 불 즉 핵전쟁으로 세상이 멸망당하는 모습이다(말4:1-6; 벧후3:6-13). 동시에 일곱 나팔은 세상이 예수님의 나라로 변하고 성도는 상을 받는 때이다.5)
⇨ 비판 요한계시록 9장 1절의 별은 모하메드가 아니라 사탄의 세력이다. 회교군대가 타락한 동로마제국과 가톨릭 국가들을 오랫동안 괴롭히고 정복한 역사는 1세기의 사도 요한과 요한계시록의 1차 독자들과 무관하다. 요즘 이렇게 주관적이고 요한계시록이 편지라는 특성을 무시하는 세상-교회역사적 해석을 따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일곱째 나팔은 제3차 대전으로 지구가 멸망당하는 것을 예고하는가? 그리고 악한 세상은 멸망당하지만, 하나님의 인을 받은
자들은 예수님의 나라에서 상을 누리며 살게 되는가?
세상이 하나님 나라로 변혁되는 것은 교회를 박해하는 악인에 대한 심판을 동반한다(계11:15, 19). 하지만 고난과 핍박에도 불구하고 천국이 확장되는 것은 하나님의 비밀 곧 복음이다(참고. 계10:7). 제1차 대전도 알지 못하는 요한이 제3차 대전을 예고한다는 주장은 20세기 중후반의 냉전 이데올로기와 세상 종말에 대한 잘못된 신학을 계시록 본문에 주입한 결과이다.
나오면서
성경 해석에서 중요한 원칙은 저자와 1차 독자가 처한 상황 속에서 그들이 의사소통을 하는 방식과 목적을 파악하는 것이다. 따라서 현대 독자의 관심사를 본문에 강압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요한계시록 8-9장과 11장 15절의 일곱 나팔 심판은 일곱 인의 심판(계6)과 마찬가지로 로마제국과 불신 유대인들 을 재앙으로 심판하는 예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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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안상홍, 『聖書 설교집(第二卷): 요한계시록과 다니엘서 연구』, 19.
2) 안상홍, 『聖書 설교집(第二卷): 요한계시록과 다니엘서 연구』, 20-21.
3) 안상홍, 『聖書 설교집(第二卷): 요한계시록과 다니엘서 연구』, 22-23.
4) 안상홍, 『聖書 설교집(第二卷): 요한계시록과 다니엘서 연구』, 24.
5) 안상홍, 『聖書 설교집(第二卷): 요한계시록과 다니엘서 연구』,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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