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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유
양형주 목사
2020년 03월 27일 08시 46분 입력

비유란 무엇인가

상당수의 이단은 모든 성경이 비유로 되어 있기에 비유를 제대로 깨달아야 구원에 이른다고 주장한다. 비유의 핵심은 비유하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느냐 하는 것이다. 이단들은 이것들을 딱딱 맞아 들어가게 해석하는데, 논리적으로 이가 착착 맞아 들어가는 것 같은 비유 해석에 많은 이들이 열광하며 빠져든다. 이단들이 하나같이 비유 풀이를 강조하고, 심지어는 구원의 존폐와도 연결시키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전도안교회 담임
한국교회 리더십코칭센터 원장

  

그것은 성경 보는 관점을 왜곡시키기 위해서다. 이단 교주가 메시아 노릇을 하려면 꼭 필요한 것이 있다. 자신이 성경에 예언된 바로 그 보혜사임을 증명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냥 보통 성경 보는 식으로 보면 아무리 봐도 교주가 메시아가 될 수 없다. 그래서 교주가 메시아임을 믿게 하려고 성경을 교묘하게 왜곡한다. 어느 정도 논리적인 설득력을 갖고 자신이 메시아라고 주장해야 하는데, 그렇게 왜곡하기에 제일 좋은 통로가 바로 비유 풀이다.

원래 비유라는 것은 어려운 것을 쉽게 이해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비유라는 뜻의 헬라어 ‘파라볼레’도 전치사 ‘파라’(곁에)와 ‘볼레’(던져놓다)가 결합된 단어다. 이해하기 쉽게 곁에 다른 것을 보여 주며 설명하는 것이다. 낫놓고 기역 자를 가르치는 것이다. 따라서 비유는 쉬운 것이고 쉽게 이해해야 한다.

그런데 이단들은 교묘하게 말을 바꾸어 비유를 어려운 것으로, 특별히 계시를 받아야 풀 수 있는 것으로 왜곡시킨다. 이들은 비유를 특별한 것으로 만들기 위해 처음부터 성경개론 시간에 이 부분을 가르친다. 신천지 강사였다 이탈한 한 강사와의 만남에서 그가 설명했던 성경개론의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여러분, 성경은 내용상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역사, 교훈, 예언입니다. 역사와 교훈은 이미 일어난 일이고, 예언은 장차 될 일들인데, 특별히 마지막 시대까지 감추인 예언이 있습니다. 바로 비유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비유를 온전히 깨달아야 합니다. 이 비유는 아무나 알 수 없습니다. 감추어졌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 인터넷을 조금만 뒤져 봐도 여기저기 잘못된 비유 풀이와 그 반증들이 공개되어 있다. 이들이 가르치는 비유와 그 반증이 공개될수록 이들이 가르치는 내용들이 엉터리라는 것이 드러난다. 그래서 이단들은 신도들에게 인터넷을 선악과라고 비유하며 보지 못하게 한다. 복음서에 보면 예수님께서 비유로 가르치실 때 제자들이 모르도록 감추신 것이 아니라, 이해할 수 있도록 가르치셨다고 말씀한다.

예수께서 이러한 많은 비유로 그들이 알아 들을 수 있는 대로 말씀을 가르치시되(막4:33)

비유를 이해하는 것은 제자들만이 아니다. 대적자들도 예수님의 비유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 있었다.

대제사장들과 바리새인들이 예수의 비유를 듣고 자기들을 가리켜 말씀하심인 줄 알고(마21:45)

그들이 예수의 이 비유가 자기들을 가리켜 말씀하심인 줄 알고 잡고자하되 무리를 두려워하여 예수를 두고 가니라(막12:12, 참조 눅20:19)

이처럼 예수의 비유는 대적자들도 알아들을 정도로 내용이 쉽고 명확했다. 그랬기에 예수님은 할 수 있는 한 하나님 나라의 메시지를 비유로 쉽게 풀어 설명해 주려고 하셨다. 이런 예수님의 고민을 엿볼 수 있는 것이 ‘우리가 하나님의 나라를 어떻게 비교하며 또 무슨 비유로 나타낼까’라고 하신 말씀이다(막4:30).

여기서 비유는 감추는 도구가 아니라 밝히 드러내는 도구다. 예수께서 ‘내가 입을 열어 비유로 말하며 예로부터 감추어졌던 것을 드러내려 하니’라는 시편(78:2) 말씀을 인용하여 말씀하신 것(마13:35)은 예로부터 감추어졌던 것을 밝히 드러내는 도구로서 ‘비유’를 강조하기 위해서다. 비유가 너무나도 쉽고 명백하였기에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씨 뿌리는 비유를 제외한 다른 비유들은 따로풀이해 주지 않으셨어도, 제자들은 이 모든 비유를 듣기만 해도 곧바로 알아들을 수 있었다(13:51).

그런데 이단 단체들은 이 비유가 마치 대단한 것인 양, 자신들만이 소유한 천국의 특별한 비밀인 것처럼 풀이한다고 하면서 엉뚱한 알레고리적 풀이를 한다. 그런데 그렇게 풀이하면 결국 이단들이 안내하는 대로 성경을 해석하게 되고 결국은 교주가 메시아로 탈바꿈한다.

비유는 서로 간에 유사점을 찾는 것이다. 그러나 이 유사점을 곧 그것의 전부인 것처럼 규정하면 엉뚱한 결론이 난다. 우리가 어릴 때 배웠던 5000만 국민의 비유 풀이가 있다. “원숭이 엉덩이는 빨개, 빨가면 사과, 사과는 맛있어, 맛있으면 바나나, 바나나는 길어, 길으면 기차, 기차는 빨라, 빠르면 비행기, 비행기는 높아, 높으면 백두산!” 원숭이 엉덩이가 비유 풀이를 통해서 결국 백두산으로 둔갑한다.

그런데 문제는 그다음이다. 백두산에서 무엇으로 가느냐 하는 것이다. 크게 몇 가지 속설이 있는데 두 가지만 소개한다. 첫째, 백두산은 뾰족해, 뾰족하면 바늘, 바늘은 무서워, 무서우면 벌레, 벌레는 더러워, 더러우면 똥! 결국 원숭이 엉덩이가 배설물로 바뀐다. 둘째, 높으면 백두산, 백두산은 유명해, 유명하면 서울, 서울은 임금, 임금은 나! 그러면 원숭이 엉덩이가 자기로 바뀐다.

결국 비유는 알레고리적 풀이 방식을 통해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가 되기 쉽다. 비유 풀이에 은혜받고 쏙 빠지면 그다음에는 어떤 말을 해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 쉽다. 그대로 가다 보면 결국 교주를 믿게 된다.

이처럼 이단들은 비유 풀이를 위해 성경의 문맥을 무시한다. 그리고 단어 중심으로 해석한다. 그래서 특정 단어, 문맥의 정황을 무시한 특정 구절만 빼어 이것들을 서로 연결하여 교묘한 논리를 만들어 낸다. 그러나 이들의 주장은 전후의 문맥을 자세히 살피고 단어의 원래 의미를 추적하면 거짓임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따라서 성도는 성경 전체의 주요 맥을 잡으며 정독할 필요가 있다.

✽ 이 글은 양형주 목사의 『바이블 백신1』(홍성사)의 내용 중에 ‘3.6 비유’(pp.96~104) 부분을 발췌 및 요약하여 게재함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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