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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불복종의 성서적 토대가 존재하는가?
존 레테콥
2020년 10월 20일 08시 33분 입력

정부가 자신의 양심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도록 강요할 때, 기독교인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 이 분석의 중심적 사상은 문제해결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한 후, 본래 악하거나 기독교적 양심으로는 할 수 없는 것 대신에 시민불복종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 장을 통해 시민불복종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존 레테콥
트리니티웨스턴대학교 교수 역임

  

시민불복종은 법에 대립하고, 양심에 따라 실행하는 공적이고 비폭력적인 행동을 일컫는다. 그 의도는 악에 대한 주의를 촉발하고 상황이 변하게 하는 것이다.

시민불복종과 긴밀히 관련된 것으로 양심적 거부가 있다. 이것은 자신의 양심에 거스를 때 정부가 요구하는 어떤 것의 실천을 거부하는 것이다. 이런 행동에 참여하는 사람은 법이나 정책을 바꾸기보다, 면제되길 더 원한다.


징집거부, 배심원 활동 거부 그리고 아동에게 백신접종 거부 등이 대표적인 예들이다. 일반적인 형태의 시민불복종과 다른 범주의 시민불복종은 흔히 전술적 시민불복종이라 불린다. 여기에서의 의도는 특정의 법을 폐지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의 의미나 적법성을 검토하는 것이다.

성서는 시민불복종에 대해 뭐라고 말하는가? 비록 성서가 정부는 하나님이 세운 것이며, 기독교인들을 포함한 모든 시민이 기본적으로 정부에 복종해야 한다고 가르치지만, 우리는 성서에서 시민불복종에 관한 본문들을 발견한다. 출애굽기 1장 15~22절처럼 유대인 산파들의 시민불복종은 대단히 광범위했다.

이 산파들은 “하나님을 두려워하여, 애굽의 왕들이 그들에게 명령한 대로 행동하지 않았다. 그래서 하나님은 그 산파들에게 친절을 베푸셨다” 분명히 하나님은 그들의 시민불복종을 기뻐하셨고 그들에게 상을 주셨다. 하나의 전술로서 시민불복종에 대한 구약의 정당화는 신명기 6장 5절(“너는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네 하나님 여호와를 사랑하라”)에서 기원한다고 주장할 수 있을 것이다.

예수는 마태복음 22장 37절과 마가복음 12장 30절에서 무조건적 충성에 대한 이 명령을 반복한다. 다른 많은 성서 본문도 참된 신자들에게 오직 하나님만을 예배하라고 권고한다. 다니엘서는 하나님을 기쁘게 했던 시민불복종의 두 가지를 제공한다.

첫 번째는 사드락, 메삭, 아벳느고가 금신상에 절하라는 느브갓네살 왕에게 복종하길 거부했던 것이다.(단3:18 참조) 두 번째는 오직 다리오 왕에게 기도하는 것을 다니엘이 거절했던 것과 관련된다.(단6장 참조) 우리는 시민불복종의 목적이 권력을 쥔 사람들에게 어떤 법, 규칙, 정책 혹은 관행이 본래부터 틀렸다고 설득하는 것임을 다시 한번 강조해야 한다.

그런 다음에 권력자들이 자발적으로 시민불복종을 실천하는 사람들의 도덕적 요구를 받아들이도록 바라는 것이다. 전형적으로 변화를 일으킬 때의 목적은 어떤 개인적 이득을 얻기 위함이 아니라 어떤 그룹을 위한 정의나 사회 전체의 근본적 개혁을 성취하는 것이다. 하지만 때로는 설교하던 사도들처럼, 주된 이슈는 특정한 법의 개정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에 대한 복종이 그런 행동을 요구한다면, 기꺼이 계속 시민불복종을 실천하는 것이 될 것이다.

민주주의가 발전한 사회에서는 시민불복종이 필요한 경우가 드물지만 필요한 경우도 분명히 있다. 법과 관행이 불의한 경우가 많은 다른 나라에선, 그런 필요가 더 자주 발생한다. 시민불복종을 실행해야 할 경우, 하나님께 일차적 충성을 바쳐야 할 경우와 중복될 때가 있다. 한 국가의 법을 어기는 것은 언제나 심각한 문제다. 하지만 그것이 늘 잘못은 아니다.

성서에서도 비슷한 예들을 찾아볼 수 있다. 하나님을 예배함으로써 법에 저항했던 다니엘의 경우처럼 시민불복종을 실천하는 것은 기독교인들 사이에서 폭넓은 지지를 얻었다. 이웃에 대한 사랑을 강조했던 예수의 경우를 고려할 때, 어떤 이들의 눈에 자명해 보이는 것이 다른 사람에게는 정당하지 못한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이런 논쟁은 계속되어야 하며, 상호존중의 분위기 속에서 되어야 한다.

✽ 이 글은 존 레테콥의 『기독교 정치학』 내용 중에 ‘11장 시민불복종의 성서적 토대가 존재하는 가?’(pp.197~209) 부분을 도서출판 「대장간」의 허락을 받아 발췌 및 요약하여 게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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