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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컬트 2세의 갈등과 고뇌 (상)
현대종교 | 탁지웅 신부 sonar530@hanmail.net
2022년 05월 20일 08시 46분 입력

「현대종교」에서는 올해에 들어와서 ‘이단 2세들의 탈퇴와 자유를 위하여(「현대종교」 2022년 2월호)’, ‘이단 2세들의 고민과 아픔(「현대종교」 2022년 3월호)’, 그리고 통일교 2세와 JMS 2세에 관한 기사를 통해 “운명적으로 주어진 선물 같은 모태신앙과는 달리 다종교 한국사회에서 자신의 소속을 드러내기 꺼리는 종교단체들, 특히 이단으로 분류된 단체에 속한 2세들의 고민과 아픔이 점점 깊어지고 있다”는 점을 보도하였다.

한국에서뿐만 아니라 일본에서도 종교(컬트) 2세에 관한 사회적 관심은 많아졌고 「현대종교」 2021년 7, 8월호에서 보도한 바와 같이 서적뿐만 아니라 공영TV에서도 그 실상을 보도하였다. 그뿐만 아니라 종교(컬트) 2세에 관한 논문도 발표되었고 그 내용에 대해 프리 저널리스트 후지타 쇼우이치(藤田庄市)씨가 분석한 기사를 소개하고자 한다. 

▲「주간불교타임스」는 1946년 창간하여 전통 불교계를 중심으로 신종교, 환경문제, 종교산업 등 불교계, 종교계에 관한 정보를 전하는 것을 목적으로 매주 목요일 발행하는 신문이다. (출처: 「불교타임스」의 홈페이지)
후지타씨는 ‘옴진리교 사건(「아사히신문」, 1995)’, ‘종교사건의 안쪽 - 정신을 주박 당한 사람들(이와나미서점, 2008)’, ‘컬트종교사건의 심층 - 영혼의 학대의 논리(쐌쥬우샤, 2017)’ 등을 저술하였는데 일본의 주간신문 「불교타임스」 2020년 7월 16일 자 ‘마인드 mind’라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종교(컬트) 2세에 대한 실상을 조사하고 실제로 2세들에 대한 설문조사를 통해 학문적으로 기술한 논문에 대해 집필하였다.


그리고 2022년 3월 일본의 컬트집단에 의해 일어난 각종 법률문제와 대처하고 있는 법조인들의 내부 잡지 「전국변련통신」에서도 “웹(WEB) 설문조사 234명이 답변한 ‘자유를 빼앗긴 심경을 기술하다’”라는 제목으로 다루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2020년 봄 “종교 2세 문제와 지원에 대한의 전망 - 설문조사 - 조사에 의한 실증적 분석을 통해 - ”라는 제목으로 A4용지로 109쪽의 논문이 수도권 대학에 제출되었다. 논문의 저자 와타나베 미키(渡辺三希)씨는 “장절한 갈등과 고뇌의 경험을 고발하는 종교 2세가 드물게 나타나기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종교 2세가 안고 있는 여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제도와 환경 만들기가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이것이 필자의 문제 의식이다”라고 논문을 시작한다.

여기서 말하는 ‘종교 2세’는 이른바 ‘컬트집단’ 신도의 부모나 교단의 영향을 받고 어린 시절부터 신앙생활을 해온 사람들을 가리킨다. 와타나베씨는 ‘종교 2세’지만 어느 단체에 속해 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일본에서는 지난 몇 년간 종교 2세에 의한 스스로의 체험을 그린 만화와 수기의 출판이 이어지고, 또 컬트 문제를 파헤치는 단체가 2세 문제를 거론해 왔다. 와타나베씨가 지적했듯, 트위터 등의 SNS에서는 컬트 환경에서 태어나고 자라난 2세들의 ‘마음의 외침’이 넘쳐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종교 2세 문제에 대한 통계적, 실증적인 분석은 아직 없었다.

▲「현대종교」 2021년 7, 8월호에서 전한 바와 같이 일본에서는 이전부터 종교(컬트) 2세에 대해 사회적 관심을 갖고 있으며 각종 서적을 통해 그 실상을 전하고 있다. 『컬트종교 믿었습니다. ‘여호와의 증인 2세’인 제가 25년간의 신앙을 버린 이유』
그것을 시도한 20대 초반의 와타나베씨의 논문을 읽고 72세인 나는 놀랐다. 왜냐하면, 와타나베씨의 논문은 1995년 옴진리교 사건 이후 컬트 문제 취재를 거듭해서 얻은 ‘경험’이 통계적으로 뒷받침되었기 때문이다. 통계의 수법이나 샘플 수에 대해서는 상당히 비판의 여지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종교 2세의 신앙 및 신앙생활에 의한 갈등과 고뇌가 사실적으로 분석되고 있는 것은 틀림없다. 논문의 극히 일부라고 해도 2세의 심정과 실정을 소개하고자 한다.


그전에 나의 기억을 전하고자 한다. 2000년 전후 컬트집단을 취재하면서 성인이 된 여호와의 증인 2세들을 만났다. 그들은 어린 시절의 체벌, 학교생활에서 교단에 의한 금기에 원인이 되는 친구와의 단절이나 왕따, 진학이나 취직이라는 인생의 미래를 차단된 체험에 대해 말하였다.

30대부터 40대, 특히 가족들과 함께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이 많았지만, 인터뷰 가운데 트라우마를 느끼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중에는 정신과에 다니는 사람도 있고 손목을 그은(리스트 컷) 흔적이 있는 사람도 있었다. 스스로 입신한 1세와는 다른 복잡한 환경에 노출되어 자란 종교 2세들을 보며 사태의 심각성을 통감했다. 잊을 수 없는 사람들이었다.​

​2000년대 중반 이후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의 2세 문제가 표면화되어 왔다. 아무래도 2세들이 탈퇴를 결정할 때 가족과의 관계와 함께 신앙교리가 가져오는 공포가 리얼하게 전달되어 ‘정신의 자유’라는 것을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컬트 문제의 핵심은 인권의 근저에 있는 ‘정신의 자유(신교의 자유)’라는 확신을 얻은 것도 2세의 체험에서 느끼는 부분이다.

와타나베씨의 조사 방법은 웹 설문조사이다. 대상은 ‘부모의 종교에 의문을 가지고, 현재 탈퇴에 관해 고민하고 있거나 혹은 탈퇴에 관하여 고민한 경험을 가진 종교 2세’들이다. 2019년 11월 13일 524일에 걸쳐, 구글 폼 설문조사를 트위터에 투고하는 방식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일본의 아마존에서 베스트셀러가 된 종교(컬트) 2세에 관한 책들 ①『컬트종교를 그만두었습니다. 여호와의 증인2』 ②『종종 종교를 전도하러 오는 사람의 집에서 태어난 아이의 이야기』(「현대종교」 2021년 7, 8월호 보도) ③『컬트탈출기: 전 여호와의 증인 신자가 말하는 25년』
그 결과 회답이 234명(종교 3세 및 전통적 종교 신자를 포함해서 남자 79명, 여자 155명)이라고 한다. 조사의 큰 항목은 ‘탈퇴를 생각하게 된 계기’, ‘탈퇴의 저해 요인’, ‘탈퇴 후의 가족 관계나 정신면과 경제면에서의 추이에 대해’ 등 5개 항목이다. 응답의 기본은 복수 응답이며 응답에 대해 상세하게 기입할 수 있는 자유기술란도 마련했다.


내가 주목한 것은 자유기술란의 응답과 그 분석 방법이다. 장문으로 쓰여 있어 구체적인 양상을 잘 알 수가 있었다. 또한 와타나베씨는 그 자유 기술 회답을 분해하여 분석의 단위 기반을 넓히는 방법으로 분석했다. 그러한 방법으로 탈퇴를 고민하거나 탈퇴한 종교 2세의 심성을 생생하게 분석하는데 성공했다고 할 수 있다.

▲④『컬트마을에서 태어났습니다.』 ⑤『해독(解毒) - 여호와의 증인의 세뇌로부터 탈출한 한 여성의 수기』(􂀁현대종교􂀂 2021년 7, 8월호 보도) ⑥『안녕 컬트마을. 사춘기에서 마을을 나갈 때까지』
그렇다고 해도 안면도 없는 사람이 12일간에 234명이 문장으로 회답에 응했다고 하는 것은 와타나베씨의 열의가 통했다는 것과 동시에 종교 2세가 자신들을 이해해 주었으면 하는 절실한 생각의 반영일 것이다. 그 생각은 설문조사 마지막 기술란에 120명이 전한 메시지에 나타나고 있다.


와타나베씨는 그 모든 메시지를 논문의 마지막 부분에 수록했다. 미미하지만 소개하자면 “종교 2세로서 특수한 가정환경, 사회와의 격차로 아픈 마음을 이렇게 쏟아낼 수 있는 장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작은 목소리가 조금이라도 많은 사람에게 전해지기를 바랍니다”

우선 이것이 응답자 전원의 공통되는 생각으로 볼 수 있다. ‘고맙습니다’, ‘응원합니다’라는 대답이 전해지고 있는 것으로도 그것을 알 수 있다.

“종교는 사람의 인생과 행복을 빼앗을 수 있다는 것을 모두가 자각해달라”, “나에게는 자살을 생각하는 고통이므로 2세 문제는 심각하다”
신앙으로 인해 인생이 박탈되었다는 자각도 공통적이다. 그리고 “생각하는 자유, 배우는 자유, 경험을 쌓는 자유, 의문을 가지는 자유, 여러 종류의 자유가 빼앗겨서 세뇌라는 형태가 되었다”
“신앙의 자유는 출생 전 아기에게도 적용된다는 것이 당연한 사실로 받아들여지기를 바란다”
메시지는 자유를 열망하는 힘으로 나타났다.

설문조사의 집계 결과를 살펴보자면 기본 데이터가 되는 ‘종교별 탈퇴 상황’이다. 교단별로는 여호와의 증인, 통일교, 행복의 과학, 창가학회의 4곳의 교단이 전체의 87%를 차지하고 있고 나머지도 신흥종교였다. 남녀 비로는 여성이 많다.

또한, 표를 보고 교단의 발전사를 볼 수 있었다. 여호와의 증인은 현재 고민하고 있는 사람이 15명이지만, 예전에 고민했던 사람이 61명이다. 한편 통일교회는 전자가 44명이고 후자가 25명이므로 대조적이다. ‘탈퇴에 관해 고민하는 연령 비교’에서는 여호와의 증인이 31세에서 40세가 53%, 41세 이상이 27%인데 비해 통일교는 26세에서 30세가 45%, 21세에서 25세가 32%로 여기에서도 연령의 차이가 현저하다.


이것은 교단의 신자 획득 시기에 유래하는 ​젊은 신자의 결혼 적령기를 반영하고 있을 것이라고 와타나베씨는 추측하고 있고 나도 동감하는 바이다. (계속해서 (하)를 연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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