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천지, 위장 단체로 평화누리 대관 신청
■ 경기관광공사는 ‘안전’ 사유로 취소 통보
■ 종교문제 아닌 사회 문제로 접근해야
이단 단체들이 정체를 숨긴 채 공공장소를 대관, 포교를 위한 행사를 진행해 오고 있다. 대관 시 법적인 하자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막을 명분도, 이유도 마땅치 않다.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이단 단체라면 간혹 대관이 불허되거나, 취소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위장 단체나, 협력 단체 이름으로 평화, 교육, 건강 등의 명분을 빌려 행사를 진행하기에 대처가 쉽지 않다.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신천지 시온기독교선교센터 114기 수료식 장면 (출처: 신천지 홈페이지) |
집회의 목적은, 홍보와 포교
최근 신천지가 시온기독교선교센터 115기 수료식을 경기도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에서 진행하려다가, 대관이 취소되면서 신천지 청주교회에서 진행했다.
남북 간 긴장 관계 고조 등으로 인한 안전상의 이유였다. 대관 자체도 신천지 이름이 아닌 신천지 위장 단체로 의혹을 받는 ‘민족통일불교중앙협의회’라는 단체로 신청돼 사용승인이 되어 있던 터라 문제의 소지도 다분했다.
명분은 자유 평화 및 통일 염원 종교 지도자 포럼 및 수료식이었지만, 115기 연합 수료식이 주목적이었다. 한편으로 신천지가 ‘평화’와 ‘통일’이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는 파주 평화누리공원에서 자신들이 외치는 평화를 포장하려고 했던 의도도 보인다.
그간 신천지 유관기관인 하늘문화세계평화광복HWPL도 인천아시아드 주경기장, 올림픽공원 평화의 광장, 안산시 와스타디움, 수원월드컵경기장 등을 대관하거나 불법 점거해 평화행사를 진행해 왔다.
기쁜소식선교회도 최근 인수한 김천대를 활용해 포교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0월 1일 김천실내체육관에서 행복나눔 실버 대잔치라는 이름의 프로그램이 열렸다.
표면적으로는 대한실버회가 주최했지만, 실체는 기소선었다. 강사로 나선 기소선 박옥수씨 역시 김천대 이사장이라는 직함을 앞세워 강의했고, 유관기관인 그라시아스합창단이 공연했다.
이 행사에서 박씨는 기소선식의 성경관을 설파한 것으로 알려진다. 김천대 이름을 빌려, 공공장소를 대관하고 교리를 가르친 셈이다. 지난 여름에는 유관기관 IYF가 부산 벡스코와 누리마루를 대관해 월드캠프를 열기도 했다.
이 외에도 이단 단체들이 정체를 숨긴 채 명분 뒤에 숨어 공공장소를 대관하고, 포교 활동을 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공공성 확보와 포교 목적
이단 단체들이 자기 소유의 장소가 아닌 공공장소를 대여하는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우선은 공공장소를 대관함으로써 공공성을 확보할 수 있다. 운영 주체가 국가나, 지자체인 장소를 대관함으로써 유해하지 않은 단체라는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다.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IYF월드캠프 홍보포스터 (월드캠프 공식 홈페이지) |
문제가 없는 단체이기 때문에 지자체가 대관을 허락해 줬다는 논리다. 한군데에서 대관을 허가한다면 지속적으로 대관할 수 있고 여차하면 해당 기록을 통해서 다른 곳을 대관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둘 수도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정체를 숨길 수 있다는 것이다. 아무리 유관기관이나 위장 단체로 행사를 진행하더라도 해당 이단 단체 소유의 건물에서 행사를 진행한다면 단박에 들통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공공장소에서 이름을 숨기고 행사를 진행한다면 정체를 숨기고 포교할 수 있다.
이단, 사회적인 문제로 바라봐야
이단의 이같은 행태는 종교 문제가 아닌 사회 문제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평화, 봉사의 명분이나 타 종교의 이름을 빌려 행사장을 대관하기 때문에 운영기관에서는 이를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사회적으로 논란이 있는 단체가 실질적인 주최 측이라면 말이 달라진다. 대관을 취소하거나, 대관을 허가하지 않을 명분이 주어진다.
실제로 지난 2023년 만민중앙교회가 부활절 행사를 부천체육관에서 진행하고자 했지만, 대관이 취소된 적이 있었다. 2022년에도 같은 장소를 대관해서 행사를 진행했지만, 이재록씨의 여러 문제점이 세간에 알려지게 되면서 2023년에는 대관이 취소된 것이다. 또한 최근에는 신천지가 평화누리 광장을 대관해 행사를 진행하려다가, 안보적 위협으로 인해 대관이 취소된 바도 있다.
관심이 필요하다. 하지만 지혜도 필요하다. 종교적인 문제로만 다가간다면, 기독교의 내부 다툼 정도로 치부될 우려가 높다. 하지만 사회적인 문제가 결부된다면 상황은 180도 달라진다. 이단은 이제 사회적인 문제가 되었고, 이단 대처는 사회를 지키는 일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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