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계석국총회(구 엘리야복음선교원)는 박명호가 설립한 종교단체로 한국에서는 이단, 중국에서도 사교로 규정된 바 있다. 시사고발 프로그램을 통해 창기십자가로 유명해졌고, 신도들이 돌나라한농복구회라는 단체명으로 국내외 농업에 힘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10개 지부뿐만 아니라 미국, 필리핀, 브라질 등 해외 9개 나라에서 농업을 진행하며 전 세계적으로 활동 범위를 넓히고 있다.

십계석국총회 신도들이 제작한 “뮤지컬 창기십자가” 영상이 입수되어 그 내용을 살펴보았는데, 박명호 신격화를 엿볼 수 있다. 원주 평창지부 연합에서 제작했다고 소개하는 “창기십자가”라는 뮤지컬은 50명 남짓한 중년의 신도들이 참여하였으며, 총 7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미 녹음된 음악에 맞춰 율동과 연기를 하는 형식으로 내래이션과 무대 뒤에 있는 대형 스크린을 통해 필요한 영상을 상영했다. 천지창조부터 사단에 의한 인간의 타락, 하나님의 사역과 창기십자가의 희생과 부활까지 한농복구회 교리를 30여 분의 뮤지컬에 담아냈다.
 

▲십계석국총회에서 주님이라고 불리는 박명호 (출처: 십계석국총회 74주년 성탄 영상 갈무리)

 

1장 제목은 “지구 막둥이들 탄생”이다. 처음에는 창세기의 말씀과 박명호의 육성이 들리며 전반적으로 천지창조와 관련된 영상을 볼 수 있다. 신도들이 부르는 노래의 가사에는 “하나님께서 막둥이를 낳으셨다”, “하나님 원자씨로 온 만물을 다스릴 사람을 낳으(셨다)”는 등 정통교회에서는 생소한 단어들이 가사에 삽입되어 있었다. 십계석국총회 해석으로는 막둥이는 ‘아담’, 원자씨는 ‘모든 생명의 근원이 되시는 성령의 씨’를 의미한다.

2장은 “루스벨의 반란”이다. 루스벨은 루시퍼 즉 사탄을 말한다. 가사 내용을 보면 하찮은 인간에게 하나님들의 원자씨를 탄생시킨 새 능력을 준 것에 불만을 가진 루스벨이 자신의 씨로 채워 더럽히겠다는 내용이다.
 

▲자신의 씨로 채워 더럽히겠다는 루스벨(사탄) (출처: 십계석국총회 74주년 성탄 영상 갈무리)

 

3장은 “인간의 타락”으로 박명호의 설교 영상으로 시작했다. 사단이 악의 씨를 퍼트리며 인간을 완전히 멸망시키기로 했다는 내용이다. 내래이션을 통해 인간의 타락은 7계명 즉 성적인 범죄를 통해 사탄과 간통한 결과라며 이 사람들을 구원하고 죄악을 해결할 방법은 인자 하나님의 창기십자가 뿐이라고 설명한다.

4장 “하나님들의 원통”에서는 하나님이 나타나 죄악에 매인 사람들이 자신을 버리고 죽음에 빠져 마음이 아프다고 전했다. 그 후 예수님으로 보이는 사람이 나타나 “아버지 나를 보내소서”라며 자녀들을 아버지 품에 인도하겠다고 노래한다. 하나님이 예수님을 이 땅에 보내는 듯한 연기를 하고 같은 사람이 뿔테 안경을 쓰고 나타났다. 자신의 손을 보고 변한 모습에 조금은 놀란듯한 표정을 지었는데, 예수님께서 박명호의 육신을 입은 것과 같은 생각이 들게 한다.

5장 “인자 하나님의 사역”에서는 죽어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다가가 한 사람씩 일으켜 살리고 사람들은 기뻐하며 박명호는 인자한 모습으로 품어 준다.

6장은 “창기십자가 희생”이다. 박명호가 사람들에게 다가갈 때마다 루스벨이 방해하는 연기를 펼친다. 7계명을 강조하는 박명호의 육성도 들을 수 있다. 박명호는 “7계명을 깨는 범죄를 가장 몸서리치며 싫어하는 범죄”라며 “내가 제일 원통하고 제일 미워하는 것이 7계명을 깨는 것입니다”라고 설파했다. 가장 원통한 것은 “바로 자신이 이런 범죄자로 몰려 비방의 십자가 언론의 십자가에 매달려 죽게 된다는 것입니다”라고 토로했다.
 

▲박명호가 십자가에 매달려 죽는 모습과 함께 스크린에는 ‘추적 60분’, ‘그것이 알고 싶다’라는 시사고발 프로그램명이 쓰여 있다. (출처: 십계석국총회 74주년 성탄 영상 갈무리)

 

박명호가 사탄에 의해 고통당하는 모습과 십자가에 매달려 죽는 연기를 했고, 바로 뒤에 스크린에는 <추적 60분>, <그것이 알고 싶다> 등의 박명호를 보도한 시사고발 프로그램 매체를 보여줬다. 이후 박명호의 사진들을 하나하나 보여주면서 “천상 가시밭길 처절한 고통 주님의 온 얼굴은 피로 젖었네”, “온 인류의 저주를 홀로 지시고 창기십자가 위에 매달리셨네”, “사단 마왕 군대들이 찌른 창검은 주님의 가슴복판을 마구 찔렀네”, “온 인류의 죄악을 속하시는 피 치료의 강물 흘러 넘치네”, “주님 사랑 깊고 크셔라 내 영혼에 파도처럼 밀려서 온다”는 가사의 노래가 흘러나왔다. 박명호가 십자가에 매달려 죽는 모습과 함께 스크린에는 ‘추적 60분’, ‘그것이 알고 싶다’라는 시사고발 프로그램명이 쓰여 있다.
 

▲찬송과 능력을 돌린다는 노래를 부르는 동안 뒷편 스크린에는 박명호와 신도들 사진이 있다. (출처: 십계석국총회 74주년 성탄 영상 갈무리)

 

마지막 제7장은 “부활과 신성회복”이다. 십자가를 지고 있는 박명호 주변에 신도들은 “죽임 당하신 어린 양 그 피로 사하시고 날 구원하신 어린양 내가 찬양합니다”라고 노래하고 뒤에 스크린에는 박명호 사진을 보여주었다. 박명호가 죽었다가 하늘나라로 가서 다시 예수님이 된 듯한 연기를 했다. 마지막에 하나님이 예수님을 격하게 안아주는 장면에서는 신도들의 박수가 터져 나왔고 울먹이는 신도도 있었다. 박명호가 “창기십자가를 지신 우리 친아빠께”, “창기십자가를 지신 인자의 왕께”를 외치며 신도들과 함께 만세삼창을 외쳤고, 신도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뮤지컬은 마무리되었다. 

십계석국총회 신도들의 뮤지컬은 단체의 교리를 잘 나타내면서도 박명호의 신격화를 돋보이게 했다. 신도들은 박명호를 평소에도 주님이라고 칭해왔다. 뮤지컬 내용에도 박명호를 통해 사탄을 물리치고 구원을 얻게 되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박명호의 신격화와 돌나라한농복구회를 통한 신도들의 관계와 집단생활은 이들이 십계석국총회에서 나오기 더 힘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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