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작성한 최재영 목사는 북한을 직접 방문해 북한의 통일교 교회와 사업체를 돌아보고, 북한과 통일교의 관계와 사업체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북한에서 통일교를 만나다>를 7회에 걸쳐 연재한다. [편집자 주]유통, 관광, 요식사업 등으로 제2의 도약을 꿈꾸는 통일교의 대북사업박상권 회장은 전승기념관 정문 앞에서 필자와 대화를 나눌 당시 나이를 묻자 “이제 환갑이 다 됐습니다”라고 했다. 현재 69세 정도로 확인된 그는 통일교 대북사업의 산 증인이자 핵심 리더로서 대북사업에 대한 열정이 대단해 보였다. 중앙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한 그는 학구적인 열정도 넘쳐 대북사업의 바쁜 와중에도 고려대 대학원 북한학과에서 틈틈이 공부해 석사학위를 취득했다.또한 지금까지 성남일화 구단주, 금강산국제그룹 대표, 미국 트루월드그룹 회장직 등을 두루 거친 후 남북이 합작해 투자한 평화자동차총회사의 대표를 맡아 착공식부터 준공식 그리고 그 후 흑자경영이 되어 북이 자립할 때까지 평화자동차를 이끌어왔다. 북에 지속적인 투자를 하고 있는 통일교는 대북 경영을 모두 박 회장에게 일임한 상태였기 때문에 그는 자유롭게 북을 드나들며 북 고위층들과 접촉할 수 있는 위치에 있으며 때로는 남북 간에 메신저 역할도 감당해왔다.통일교 문선명 총재가 생존 시에는 문 총재의 생일이면 북 최고지도자가 보내는 생일선물을 전달하는 역할을 하기도 했고 반대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김정은 제1위원장의 생일이 되면 통일교의 선물을 북 최고지도자들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또한 조문 정국이 발생하면 양측을 왕래하며 조문 사절의 역할도 담당해왔다.박 회장은 필자와의 대화 말미에 “이제 우리는 평양에서 새로운 글로벌 기업을 시작할 포부와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라고만 짤막하게 알려주었으며 구체적인 내용이 궁금했으나 아직은 밝힐 수 있는 단계가 아니라며 말문을 닫았다. 평화자동차의 지분과 보통강호텔 운영권을 북측에 넘긴다고 공식적으로 발표는 했지만 모든 대북사업에서 손을 떼는 것이 아니라 자동차산업이 아닌 다른 분야의 사업을 구상하고 있는 것이다.
당시 전승기념관 정문 앞에서의 단체 사진 촬영 행사장에는 김정은 위원장뿐 아니라 장성택을 비롯해 김양건, 김기남, 양형섭, 박봉주, 최태복 등 실세들이 거의 다 모여 맨 앞줄에 자리를 잡았고 단독 촬영이 끝난 후에는 장성택이 다가와 박상권 회장에게 축하의 인사말을 간단히 건네는 것을 필자가 눈앞에서 목격했다.김기남 비서와 양형섭 부의장이 여러 사람을 향해 악수를 나누던 중 내게도 다가와 자연스레 악수를 건냈다. 당시 장성택 부위원장은 문선명 총재가 타계했을 때 평양에 마련된 빈소에 김정은 위원장 명의의 조화와 조의문을 직접 들고 조문을 왔을 정도로 관계가 있었다. 그러나 박 회장은 그동안 대북사업을 하는 과정에서 장성택과 몇 차례 만난 적이 있지만 주로 접촉했던 인사는 김양건 노동당 비서였다.몇 년의 세월이 흐른 후 장성택은 처형되고 김양건은 교통사고로 갑자기 타계했기 때문에 박 회장으로서는 대북 사업상 고위 인맥 형성에 큰 변화가 생겼을 것으로 예상한다. 박 회장은 필자와의 대화에서 언급했듯이 요식업, 유통, 관광, 숙박 등과 연계된 관련회사를 조만간 설립할 것으로 보였는데 조만간 평양시민들이나 북 인민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생활마트를 건립해 유통사업에 주력할 것으로 운을 뗐다.필자가 보기에 평양시민에게 필요한 생필품을 조달하는 유통업을 해 볼 생각에 몰두하고 있는 듯했다. 또한 그는 북 최고지도자인 김정은 위원장이 역점사업으로 강조한 관광사업에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었는데 그 이유는 국제사회가 대북 경제제재 조치를 취하는 상황에서도 관광분야 만큼은 비교적 자유로운 상황이기 때문에 외화수입 사업으로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을 한 듯 했다.박근혜 정부하에서 개성공단도 일방적으로 중단되고 사실상의 남북경협이 모두 중단된 가운데 유일하게 북에서 사업을 계속하고 있는 통일교의 박상권 회장, 그는 지금도 대북사업을 통해서 이미 타계한 통일교 설립자 문선명 총재의 유지를 몸소 실천하려는 종교적 기업인으로 제2의 도약을 꿈꾸고 있는 야심찬 인물로 보였다.필자가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은 북측에 상주하거나 자주 방문한다고 해서 북 최고지도자를 쉽게 만나거나 접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박상권 회장은 앞으로도 통일교의 교세 확장과 사업을 위해 계속해서 북 최고지도자를 자주 만나고 싶어할 것으로 보였다.북 당국이 박 회장에게 명예 평양시민증을 수여한 진정한 의미박 회장의 평양시 명예시민증에 ‘002’라고 적힌 일련번호와 함께 “조국과 민족의 융성번영을 위하여 특출한 공헌을 한 박상권 동지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평양시 명예시민임을 증명함”이라는 글이 새겨져 있다. 남측의 경찰청에 해당하는 북 인민보안부가 직접 발급한 이 시민증에 대해 박 회장 자신은 “북이 명예시민증을 준 것은 지금까지 내가 그들에게 보여준 신뢰를 인정한 것이며 앞으로 좀 더 자유롭게, 적극적으로 북에서 사업하라고 승인한 것입니다”라고 평가했다.그러나 그가 명예시민증을 받은 이유는 또 있었다. 박상권 회장이 2012년 11월 평양을 방문했을 때 평화자동차와 보통강호텔 운영권과 지분을 북측에 넘기는 대신 이제부터는 남북 합작 형태가 아닌 통일교만의 단독 사업을 시작할 수 있게 해달라는 요청을 북측 당국에 접수한 것이다.“평화자동차가 5년 전부터 흑자가 났는데 회사가 잘 되고 이익이 날 때 운영권을 넘겨줘야 북측 당국도 좋아할 것 아닙니까? 현재 북에 ‘외국인 투자법’이 있지만, 그동안 불안함 때문에 외국인이 북에 100% 투자해 단독으로 경영한 사례는 아직까지 없었습니다. 앞으로 저희가 단독 경영방식으로 북에서 사업에 성공해 외국 투자자들에게 북에서도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와 본보기를 보여줄 것입니다”북 당국은 이런 박 사장의 새로운 사업구상과 대북 신뢰도와 충성도를 높이 평가해 박 회장이 요구한 단독 사업 요청을 승인하는 차원에서 평양시 명예시민증을 수여했던 것이다.
“현재 북에 투자하는 중국 기업들은 자국 내 경쟁에서 밀려난 기업이 대부분인데 북의 경제발전을 위해서는 남측의 성공한 기업들이 들어와야 한다. 그러면 일본과 미국의 큰 기업들도 북에 진출할 것이고 뒤따라 중국의 성공한 기업들도 북에 투자하게 될 것입니다. 남측의 중견기업 200개 정도만 북에 진출해 투자사업을 하면 남북이 서로 싸울 일이 전혀 없지 않겠습니까? 그렇게 되면 북측도 책임 있는 행동을 할 것이고 핵 문제를 포함한 근본적인 갈등도 해결돼 통일이 앞당겨지게 될 것입니다”그가 평양시민증을 받은 것은 통일교가 그동안 심혈을 기울여 키워놓은 평화자동차와 보통강호텔을 북측에 양도하는 과정에서 그동안의 수고와 노고를 치하하는 의미였으며 앞으로는 남북합작 형태가 아닌 단독사업을 추진하려는 박 회장에게 격려와 함께 승인해 준다는 의미였다.박상권 회장과 김정은 위원장과의 만남은 어떤 의미였나?박상권 회장은 전승기념관 정문 앞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단독으로 촬영한 기념사진을 김양건 비서 측으로부터 건네받기 위해 7.27 기념행사주간이 다 끝난 후에도 평양에 계속 머물며 사진이 현상되기만을 기다렸다.그러다가 서울 귀환에 앞서 드디어 8월 2일에 김양건 비서와 2시간 동안 접견을 했으며, 그 자리에서 단체사진은 물론 자신과 김정은 위원장과 단둘이만 찍은 단독사진 등을 전달받고 서울로 돌아왔다. 박 회장은 자신과 김정은 위원장과의 만남을 남측의 각종 언론에 알렸으며 언론사들의 인터뷰 요청을 통해 당시 상황을 직접 말했다.“(전승절 행사기간) 약 12일 동안 여러 가지 일들이 있었고, 행사가 열 가지가 있었는데요. 저는 조금 빨리 오려고 했는데, (북측 당국자가) 이틀 더 있다 가라고 해서 더 있었는데, 30일 날 아침에 가보니까 사진 촬영을 단체로 해주는 시간이더란 말입니다. 그래서 저도 가서 섰는데, 선 자리에서 저를 본 김양건 부장하고 김정은 제1비서가 저에게 손짓하면서 다가왔어요. 그래서 많은 사람들 앞에서 그쪽에 쫓아가서 손을 잡고 악수를 하고 몇 마디 인사를 나누고, 그러려니 했는데, 기념사진을 지시를 하더란 말입니다. 그러니까, 사진사들이 기념사진을 찍는데, 두 사람이 찍게 됐고, 그리고 나서 떠나고 나서, 간부들 다 만나고 축하받고, 그러고 나왔습니다”
필자가 판단하기에 김정은 위원장이 해외동포들과 단체사진을 찍은 뒤 다시 박상권 회장만을 앞으로 불러내 단독 사진을 찍어 준 이벤트는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정은 위원장이 볼 때 지난 선대(김정일 위원장)시절부터 대를 이어 20년 넘도록 큰 무리없이 왕성한 대북사업을 해 오면서 마침내 평화자동차를 북측에 완전히 무상으로 넘겨준 공로를 치하한 것이며 박 회장이 김 위원장 집권 이후 최초로 평양시 명예시민증도 받을 만큼 북 최고지도부의 신뢰를 얻은 것에 대한 격려 차원이었다. 또한 김 위원장은 이런 통일교의 여러 가지 공로를 감안해 전 세계 해외동포대표단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공개적으로 박상권 회장의 활동을 인정한 것이었다. (다음 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