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아씨(가명)는 가족들이 모두 여호와의 증인 신도다. 아주 어릴 때부터 어머니의 손을 잡고 자연스럽게 여호와의 증인 신도가 되었다. 침례 받은 날짜 기준으로 만 32년 동안 여호와의 증인 신도로 살았다. 오랫동안 여호와의 증인 신도로 살았던 그녀가 지난 8월, 여호와의 증인에서 탈관(여호와의 증인이 가르치는 관념에서 벗어났다는 의미)했다.
여호와의 증인에는 가족 단절 교리가 있다. 여호와의 증인 신도는 불합리하고, 비인권적이고, 성경에 근거하지 않은 교리 때문에 제명이 되면 여호와의 증인 신도인 가족들과 함께 교제하며 소통할 수 없다. 여호와의 증인 신도인 가족의 경조사에 참석하지 못하고, 함께 사는 직계가족 외에는 일절 연락이나 만남을 가져서도 안 된다. 김씨는 먼저 제명되어 가족들과 단절되면서 자연스럽게 멀어지고, 외로움을 느끼며 힘든 시간을 보내는 남편을 보면서 ‘이게 그들이 말하는 사랑의 조직인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이 의문은 이런 조직에 계속 남고 싶지 않다는 생각으로 이어졌고, 나아가 계속 변경되는 예언과 겹세대론(1914년 살아있던 사람들과 종말(아마겟돈)을 볼 세대가 겹친다는 주장)을 주장하는 교리에 대해 의구심까지 들었다. 결국, 김씨는 탈관을 결심했다.
김씨의 탈관에 김씨의 딸이 가장 기뻐했다. 딸은 여호와의 증인 3세로 살면서 싫어도 표현 안하고 김씨를 따라다녔다. 그런 딸이 고등학생이 된 후 스스로 찾아보고 깨닫게 되면서 여호와의 증인 신도로서의 생활을 하지 않으려고 마음을 먹고 있었는데, 김씨가 여호와의 증인을 그만두겠다고 하니 매우 기뻐했다.
김씨의 딸은 김씨에게 “이것도 읽어봐라. 저것도 읽어봐라”며 웹툰 『푸쉬오프』와, 『종종 종교를 전도하러 오는 사람의 집에서 태어난 아이의 이야기』 등의 일본 만화를 추천해줬다. 김씨는 만화를 찾기 위해 검색하다 우연히 「현대종교」에서 『종종 종교를 전도하러 오는 사람의 집에서 태어난 아이의 이야기』에 대해 다룬 기사를 보았다. 김씨 역시 증인 2세로 자랐고 딸을 3세로 키울 뻔했던 터라 공감하며 기사를 읽었다.
▲김씨가 본 일본 만화 『종종 종교를 전도하러 오는 사람의 집에서 태어난 아이의 이야기』 |
김씨는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탈관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이라 두드러지는 변화는 없지만, 마음이 편안하고 몸도 편안하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많이 늦었지만 잘 나왔다는 생각이 들어 행복하다”고 전했다. 이어 “알고 지내는 지인들이 여호와의 증인 신도들뿐이라 이 나이에 오롯이 혼자가 될 것 같아 걱정되었던 게 사실”이라며 “나이 들어 탈관을 고민 중이신 분들께 결코 후회하지 않을 선택임을 말씀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가족, 지인들과의 관계 등으로 탈관을 우려했다. 그러나 탈관 후 그녀는 평온함을 느끼며 오히려 종교 안에서만 생활했던 것에 대해 후회했다. 수많은 이단 2세, 3세는 김씨와 같이 가족들과의 관계에 대해 우려하며 탈퇴를 고려하고 있다. 탈퇴 후에 만나게 될 자유보다 가족과의 단절이 더 두렵기 때문이다. 한국교회는 탈퇴를 고민하는 이단 2세들에게, 탈퇴하기로 용기 낸 이단 2세들에게 관심을 갖고, 충분히 기다려주며, 하나님이 인간에게 선물하신 자유를 경험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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