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의 한 사이비종교 신도 시신 73구가 발견됐다. 이들은 “굶어 죽으면 예수를 만날 수 있다”는 교주 폴 은텡게 맥켄지의 세뇌에 집단 아사한 것으로 보인다. 각종 보도에 따르면 현지 경찰은 지난 4월 24일(현지시간) 기준 동부 해안도시 말린디의 기쁜소식국제교회 인근 숲에서 발굴된 시신은 65구이며, 병원 이송 과정에서 숨진 8명을 포함해 사망자가 모두 73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5월 9일을 기점으로 케냐 당국이 지금까지 발굴한 사건 관련 시신은 133구로 알려졌다.
▲케냐 사이비종교 교주 폴 은텡게 맥켄지 (SBS 뉴스 영상 갈무리) |
경찰은 4월 15일 폴 은텡게 맥켄지가 신도들을 스스로 죽음에 이르도록 사주한 혐의로 체포했다. 이들은 현지 사이비 종교 집단인 기쁜소식국제교회 신도들로, “굶어 죽으면 예수를 만날 수 있다”는 교주의 세뇌에 집단 아사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현재 경찰은 해당 교회가 소유한 8000에이커(약 323만 7000㎡) 면적의 샤카홀라숲을 봉쇄했고, 시신을 찾고 있다. 사건 수사를 맡은 찰스 카마우 형사는 생존 신도 명단을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샤카홀라숲에서 생활하며 약 일주일에서 3개월간 금식 기도를 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 부검 결과 일부 시신에서는 장기 적출 흔적까지 발견됐다. 수도 나이로비 법원에 제출된 문서에는 해당 시신들의 장기가 제거된 상태였다는 내용이 포함됐고, 경찰은 용의자들이 신체 부위를 강제 적출하고 조직적인 장기 매매를 해 온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또 어린이 시신에서 목이 졸리거나 구타당한 자국도 나왔다.
▲집단 아사한 케냐 사이비종교 신도들의 시신이 추가로 발견된 현장 (SBS 뉴스 영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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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은텡게 맥켄지는 지난달에도 아이 2명을 굶겨 죽인 혐의를 자수해 구속기소 됐으나, 보석금 10만 실링(약 97만 원)을 내고 풀려난 바 있다. 경찰은 교회 인근 소유지에 시신들이 매장된 것으로 보이는 봉분들이 있다는 주민들의 신고를 받고 수사에 나섰다. 키투르 킨디키 내무장관은 샤카홀라숲 일대를 ‘범죄 현장’으로 선포했으며, “헌법에 보장된 종교의 자유를 남용했다”고 비판했다. 이 사건에 투입된 한 수사관은 폴 은텡게 맥켄지가 신도들에게 단식 명령을 내린 사실을 부인했다고 전했다.
한편 윌리엄 루토 케냐 대통령은 이번 사건에 연루된 교회들과 이단을 대상으로 한 규제를 약속하고 조사위원회를 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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