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번→여러 번 사법위원회 개최, 미성년자 부모 동행 가능
■ 제명자에게 안부인사 정도 건넬 수 있도록 정책 완화
■ 성도 위한 배려 아닌, 법적 지위 다시 얻기 위한 고육지책
소위 왕따 정책을 고수하고 있는 여호와의 증인이 한발 물러선 모양새다. 2024년 3월 노르웨이 오슬로주법원이 제명 정책을 바꾸지 않는 한 여호와의 증인의 자격을 인정하지 않겠다며 법적 인가를 취소한 정부의 손을 들어주면서 시작된 변화로 보인다.
여호와의 증인은 『파수대』 8월호에 교리 완화를 암시하는 내용의 기사를 내보냈다. 『파수대』는 각 회관에서 교재로 사용되며, 적용된다. 『파수대』 8월호에는 “여호와께서는 모든 사람이 회개하기를 바라십니다”, “여호와께서는 죄를 지은 사람을 회중에서 어떻게 대하기를 바라십니까?”, “장로들은 죄를 지은 사람에게 어떻게 사랑과 자비를 나타냅니까?”, “장로들은 회중에서 내보낸 사람을 어떻게 돕습니까?” 등 기사를 통해 제명 정책, 미성년자의 사법위원회 출석 등에 관해 변경된 정책을 설명했다. 그리고 워치타워에 대한 고발을 이어가고 있는 비영리 조직인 AVOID (JWAssisting Victimes of Ostracism, Injustice&Deceit in Jehovah’s Witnesses)1)가 이를 분석하는 글을 내보냈다.
느려진 제명
제명 즉, 범죄로 인한 여호와의 증인에서의 퇴출에 대한 숙고 기간이 길어졌다. 종전에는 단 한 번의 사법위원회로 제명을 결정했지만, 이제는 여러 번 만나 제명에 대해 논의하도록 하고 있다.
『파수대』 8월호 “장로들은 죄를 지은 사람에게 어떻게 사랑과 자비를 나타냅니까?”를 보면 “위원회나 만나는 첫 모임에서 회개하는 사람도 있는가 하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한 사람도 있습니다. 따라서 장로들은 죄지은 사람과 한 번 이상 모임을 갖기로 할 수 있습니다”라고 기재하고 있다. 여러 번 만나, 회개할 기회를 주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AVOID JW는 “변화에 환영한다”면서도 “이전에 저지른 수십만 건의 실수에 대한 사과는 없다. 조직은 결코 사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탈퇴자들도 “결국은 탈퇴나 제명으로 인한 인원 감소를 막기 위한 것 아니겠느냐”라고 전했다.
왕따 정책 ‘완화’
여호와의 증인은 ‘제명’된 사람을 모른 척하는 악습이 있다. 이를 ‘사랑’으로 포장한다. 제명된 가족이나 신도가 소위 왕따를 당하다가, 깨닫고 다시 돌아올 수도 있는 것이 아니냐고 가르친다. 그렇게 가족관계까지 끊어 놓는다.
하지만 이제는 심각한 죄를 지은 사람을 완전히 차단하는 대신, 장로들이 몇 달 후 다시 만나도록 지시하고 있다. 물론 추방 이유가 배교라면 말이 달라지지만 말이다. 장로들과의 만남을 통해 회개를 나타낸 죄인들도 지체 없이 복직될 수 있다. 회중 또한 제명된 회원들을 간단한 인사로 모임에 환영할 수 있게 됐다.
▲워치타워 온라인 라이브러리에 실린 『파수대』 8월호 기사 목록 |
『파수대』 8월호 “장로들은 회중에서 내보낸 사람을 어떻게 돕습니까”라는 기사에서 “회중에서 내보낸 사람을 완전히 모른 체 해야 합니까?”라고 물으면서 “교제하지는 않지만 회중 집회에 초대할지를 성경으로 훈련받은 양심을 사용해 결정할 수 있습니다”라고 가르친다.
그러면서도 “그와 길게 대화를 나누거나 교제하지는 않지만, 인사하거나 환영하는 것이 양심에 걸리지 않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라고 설명한다. 이전에는 제명자가 회중집회에 오더라도 아는 체도 안 했다. 이제는 환영과 인사 정도는 나눌 수 있다는 말이다.
미성년자 사법위원회 보호자 동행 가능해져
여호와의 증인은 범죄를 저지를 경우 사법위원회를 연다. 18세 미만의 미성년자도 마찬가지다. 이때 혼자서 사법위원회에 참여하게 되는데, 아동 학대 가능성이 높았다.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하는 질문들도 스스럼 없이 던져졌기 때문이다.
AVOID JW는 “여호와의 증인은 사법위원회 회의를 구성하고 참회자에게 매우 침해적인 문제에 대해 질문을 했습니다”라며 “손이 어디 있었는지, 남자의 성기가 여자의 몸 안에 얼마나 들어가 있었는지, 여자가 오르가즘을 느꼈는지 등을 포함한 그런 질문을 결코 잊지 못할 것이다”라고 증언하고 있다.
이제는 미성년자의 경우라면 부모들이 보호자로 사법위원회에 동행할 수 있다. 『파수대』 8월호 “장로들은 죄를 지은 사람에게 어떻게 사랑과 자비를 나타냅니까?”라는 기사는 “침례받은 미성년자가 심각한 죄를 지은 경우 두 명의 장로가 그 미성년자와 그의 그리스도인 부모를 만나도록 마련할 것입니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물론 제명된 자녀를 교리적인 문제로 아는 체도 하지 않도록 세뇌된 여호와의 증인 부모들이 사법위원회에서 자녀의 편을 들어줄지는 미지수다.
▲여호와의 증인 중앙장로회 이미지 (출처: 여호와의 증인 홈페이지) |
AVOID JW는 “우리는 거의 10년간 요청해 온 변화가 이제 구체화되기 시작한 것을 보고 너무 기쁘다”는 문구로 분석글을 마쳤다. 하지만 사과는 없었다. 그저 노르웨이 등지의 국가에서 법적 지위 박탈을 당하거나, 당할 위기에 처한 여호와의 증인 수뇌부가 이를 피하고자 찾아낸 고육지책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1) AVOID JW는 자신들의 홈페이지에 여호와의 증인의 신앙, 관습, 교리를 분석하여 여호와의 증인이 진정으로 신을 대표하는 종교인지, 아니면 부패한 종파나 가족을 파괴하는 컬트인지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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