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신천지 탈퇴자 수기입니다. 지인의 거짓말에 속아 신천지에 들어간 과정, 남편과의 갈등과 회복 과정이 기술되어 있습니다. 세 편으로 나눠 연재합니다.
어느 날, 남편과 사소한 일로 다투었는데 일이 크게 번졌습니다. 남편이 제 짐을 싸며 이혼하든지 상담받든지 둘 중 하나를 택하라고 했습니다.
저는 가족과 떨어져서 살 순 없었습니다. 하지만 끝까지 버텨보자는 생각으로 짐을 다 싸고 이혼서류까지 작성했습니다. 하지만 남편은 멈출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시간을 끌기 위해 아이들 방에 들어갔는데 아이들은 부둥켜안고 상기된 얼굴로 온몸을 식은땀으로 적신체 떨고 있었습니다.
저는 하나님 앞에 무릎을 꿇었습니다. ‘하나님 이건 아니잖아요. 하나님은 사랑의 하나님이잖아요. 누구에게 가정을 이렇게 깨트릴 자격이 있습니까? 이건 하나님 뜻이 아니죠? 저는 못하겠습니다. 하나님께 모든 걸 맡기겠습니다. 하나님 저희 가정을 책임져 주시옵소서.'
저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그 길로 상담받을 결심을 했습니다. 내가 진리라면 하나님께서 지켜주시리라 믿고 구리상담소에 가게 됐습니다. 차마 상담소 안에는 들어갈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너무 두려웠습니다. 근처 커피숍에서 상담소 관계자를 만나기로 했습니다.
저는 저를 포교했던 동생들에게 상담받기로 했지만 이기고 돌아오겠다 전했습니다. 그런데 내 편인 줄 알았던 동생들이 "언니가 진 거야. 이혼하면 안 돼?"라고 비아냥거리듯 말했습니다. 이게 뭔가 싶어 화가 치밀어 올랐습니다. 어떻게 아무렇지도 않게 저런 말을 할 수 있느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혼란스러웠습니다. 이후 성전에서 그 동생과 만났습니다. 동생은 저를 못 본 척 외면하고 지나갔습니다. 제가 본 동생의 마지막 모습이었습니다.
뜻하지 않은 일로 상담을 취소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우연은 아닌 것 같습니다. 눈과 귀와 마음에 문을 모두 닫고 들을 생각이었던 저에겐 오히려 잘된 일이 되었습니다. 남편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신천지에서 나온 사람이라도 만나보자고 계속 권했습니다. 남편 의견에 따라 만난 한 신천지 탈퇴자를 만났습니다. 그 탈퇴자를 만나고 제 마음속에 무거운 짐들이 조금씩 가벼워졌습니다. 다른 탈퇴자도 만나보면서 상담에 대한 두려움과 부담감이 한번 받아보자는 마음으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저는 참 운이 좋게도 구리상담소에 처음 간 날 예정에도 없던 상담 때문에 신현욱 목사님의 반증교육을 뒷자리에서 듣게 되었습니다. 그때 계시록 5장에 일곱 인으로 봉한 책이 요한 계시록이 아니라는 말씀에 ‘뭐야!! 이게 아니었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상도 없고 모두가 거짓이란 말인가?’ 그 순간 저 자신이 얼마나 밉고 창피하던지.
잠시나마 신 목사님을 오해하고 나쁘게 생각했던 점 사과드립니다. 그 누구보다도 피해자인데 얼마나 고통스러운 삶을 살아오셨을까? 너무나 마음이 아팠습니다. 신천지에 몸을 담고 있을 땐 아무 말도 들리지 않았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지만 이제는 들리고 보입니다.
남편에게 너무나 미안하고 고맙습니다. 얼마나 마음이 아팠을까요? 전에는 서로가 똑같이 힘들다 생각했는데 신천지의 거짓됨을 알고 있었던 남편 입장에서 훨씬 더 막막하고 안타깝고 괴로웠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나님께 감사한 마음과 남편에게 고마운 마음을 영원토록 간직하며 살겠습니다.
참 신기하게도 제가 신천지에 가게 된 것도 동생들 때문이었고 또 제가 신천지에서 나올 수 있었던 것도 동생들 때문이었습니다. 이 모든 게 하나님의 역사하심이 아니었던가 생각됩니다. 사단을 들어 쓰는 것도 하나님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각자 하나님께서 정해놓은 때가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신천지에 가족이 계신 분들도 희망을 품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다면 꼭 돌아올거라 생각합니다.
기나긴 악몽 한편을 꾼 것 같습니다. 지금은 마음이 너무나 편합니다. 천국이 따로 없습니다. 내 마음이 기쁘고 행복하고 감사함이 넘치면 그게 바로 천국인 것 같습니다. 이젠 하나님을 바로 알고 말씀 공부에 열중하려 합니다.
신현욱 목사님과 구리초대교회 관계자분들, 한마음으로 간절히 기도해 주신 성도님들 모두 감사드립니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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