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작성한 최재영 목사는 북한을 직접 방문해 북한의 통일교 교회와 사업체를 돌아보고, 북한과 통일교의 관계와 사업체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북한에서 통일교를 만나다>를 7회에 걸쳐 연재한다. [편집자 주]지난 호에는 통일교의 다양한 대북사업 중에서 그 첫 번째로 종교 부분을 다뤘다. 보통강호텔 앞의 세계평화센터는 사실상의 종교시설이며 그에 따른 건립비용은 그동안 본국 통일교 본부의 지원과 더불어 북에서의 관광사업 수익금과 평화자동차 판매수익금 등으로 충당해 왔다. 아울러 평화센터 3층에 있는 예배당은 통일교의 종교적 교두보 역할을 평양에서 톡톡히 하고 있음도 알아보았다.
또한 평안북도 정주에 있는 통일교 교주 문선명 총재의 생가와 그 인근 세계평화공원 조성 목적도 종교적 시설물이라는 것을 심층적으로 확인했다. 뿐만 아니라 김일성 주석과 문선명 총재의 첫 만남에서 이뤄진 협력사업조항에는 분단 이후 최초로 통일교 선교사를 평양에 공식 파송하는 데 합의했다. 그에 따른 결과로 형식적이지만 일본인 출신 통일교 신자가 실제로 분단이후 최초로 북 파송 제1호 통일교 선교사로 임명되기도 했다.이번 호는 통일교 대북사업의 한복판에 박상권이라는 인물이 항상 자리 잡고 있는데 그는 과연 어떤 인물이며 북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살펴보았다.필자가 방북해 통일교 기관을 참관한 시기는 김정은 위원장이 권력을 승계한 지 2년도 채 안 되는 시기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양 시내는 엄청나게 발전했고 변모하고 있었으며 역동적이었다. 그동안 내가 북을 다녀온 후 사람들에게 평양의 발전상에 관해 이야기하면 많은 이들이 나에게 “평양만 발전하면 뭐하냐?”고 힐난하듯 비난했다.그러나 필자가 볼 때 평양이라는 도시는 매우 중요했다. 평양이 변하고, 평양이 발전돼야, 북측의 다른 지역도 모두 다 잘 돌아가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평양이 짧은 기간에 많은 발전과 변화가 있었고 이에 따라 지방 도시들도 많은 변화의 움직임이 목격되었다. 이런 발전과 변화의 한복판에는 그동안 통일교와 그 기업들이 한 몫을 했다.통일교 대북사업의 산증인 박상권 평화자동차 명예회장잘 알려진 대로 평화자동차 박상권(朴商權)명예회장(이하 회장)은 대북기업인 평화자동차 그룹의 대표이자 거기 딸린 계열사들의 총 책임자였다. 아울러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통일교의 대북사업을 실무적으로 총괄하는 사업가이자 통일교를 믿고 전파하는 종교인으로 대외에 알려지고 각인된 인물이다.박 회장은미국 국적의 한인이면서 평양시 명예시민증을 소유하고 있는 각별한 신분을지니고 있으면서 지금까지 미국-북조선-한국 이 세 나라를 트라이앵글로 교차 왕래하거나 남북을 셔틀 왕래하고 있다. 그는 1990년대 초반부터 지금까지 20년 넘게 대북 사업상 무려 215차례 이상을 방북했다.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절인 2011년 8월 25일은 미국 국적의 김진경 평양과학기술대 총장이 평양시 명예시민증을 처음으로 받았으며 그 후 김정은위원장 취임 이후에는 미국 국적 신분으로는 박상권 회장이 최초로 평양시 명예시민증을 받았다.2012년 12월 18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거행된 박 회장의 명예시민증 수여식에는 차희림 평양시 인민위원회 위원장(평양시장)이 직접 수여했고 양형섭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도 참석해 축하해 줄 정도로 그의 위상은 높았다.또한 그는 과거 국방위 제1위원장 시절의 김정은 위원장을 두 차례 만난 유일한 한인이다. 물론 두 차례 만남 모두 약 2분 가량도 채 넘지 못한 짤막한 만남이었지만 두 사람의 만남의 의미는 시사하는 바가 컸다. 미국 시민권자이지만 남한에서 태어난 한국인이며, 대북사업뿐 아니라 중국이나 해외를 비롯해 사회주의 국가에서의 특수한 통일교 사업을 수행하기 위해 뒤늦게 미국 시민권을 취득한 사례에 해당하는 인물이다.박상권 회장이 김정은 제1위원장(이하 위원장)을 처음 만난 것은 2011년 12월 평양 태양궁전에 마련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빈소를 조문할 때였으며 당시 김대중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와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도 조문을 위해 평양에 도착한 상황이었다.이날 박 회장은 단독 조문이 아니라 통일교세계회장 직함을 가진 미국 국적인 문형진 회장(문선명 총재 7남)을 수행하는 통일교 핵심지도부의 단체 조문 형식이었다. 문형진 회장은 문 총재 타계 이후 상징적, 공식적으로 문 총재의 통일교 후계자로 활동하고 있었다. 빈소 입구에서 조문 행렬에 줄을 서서 순서대로 대기하던 통일교 조문단 일행은 자신들의 차례가 되자 상주였던 김정은 위원장에게 다가가 악수하며 상견례를 나눈 것이 전부였다.이때 박 회장은 슬픔에 빠진 김 위원장에게 악수와 더불어 위로 섞인 조의를 한 마디 살짝 건넸다. 그저 스쳐 지나가는 눈인사보다는 낫지만 일대일 단독 면담이 아닌 잠시 인사 한마디 건넨 정도였다. 당시 김 위원장은 자국 내각 계각층 조문객들은 물론 세계 각국에서 방문한 조문객들을 며칠간 밤낮없이 맞이한 상황이라 긴 얘기를 나눌 수 있는 여건이 안됐고 또 실제로 빈소에서 상주와 긴 대화를 나누는 것은 예의가 아니었다.영상물을 확인하며 박 회장은 “강성대국을 만들기 위해 기업인으로서 노력하겠습니다”라는 짧은 말을 건넸고 김 위원장은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감사합니다”라고만 답변했다.그 후 박 회장이 김정은 위원장을 두 번째로 만난 것은 2년이 지난 7.27 전승절 60돌 경축 주간이 마무리될 무렵이던 2013년 7월 30일 오전이었다. 필자는 박 회장이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는 현장에 있었기 때문에 우선 그 이야기를 잠시 나누고자 한다.
김정은 위원장과 박상권 회장과의 깜짝 만남
필자는 2013년 평양에서 거행된 ‘7.27 전승절 60돌’ 기념 행사주간에 맞춰 방북했다. 남측 입장에서 사용하는 용어로는 ‘6.25 전쟁 정전협정 60주년’ 기념식 행사주간이라고 보면 된다.27일 당일 오전은 김일성광장에서의 군사퍼레이드와 군중집회를 비롯해 오후에는 전승기념관 개관행사와 야간 축포행사 등 각종 행사가 밤늦도록 진행됐으며 초청장을 받은 필자는 이 모든 행사를 모두 참관했다. 그리고 사흘이 지난 30일 낮 오전 11시경에 전승기념관정문 안쪽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수백 명의 해외동포 대표단이 단체로 기념촬영을 하는 일정이 잡혔다.각국에서 평양을 찾아온 수백 명의 해외동포 대표단원들은 이날 아침 촬영 현장에 도착해 몇 시간 전부터 촬영 준비에 임했다. 이때 박상권 회장을 비롯한 미국 대표단에 속한 필자도 그 기념촬영 행사에 참여했다.이날 김정은 위원장은 해외동포들과의 단체촬영을 위해 철제 스탠드 맨앞줄 한복판 좌석에 앉아 있었으며 단체촬영을 모두 마친 김 위원장은 자리에서 곧 일어나는 모습을 보여 곧 퇴장하는가 싶더니 갑자기 맨 앞줄 우측에 도열해 있던 박상권 회장을 손가락으로 가르키더니 앞으로 불러내는 포즈를 취했다. 이에 박 회장이 김 위원장을 향해 다가오고 김 위원장도 얼굴에 미소를 머금으며 그에게 성큼성큼 가까이 다가가니 두 사람이 중간에서 만나게 됐다.김 위원장은 멀쓱해 있는 박 회장에게 반갑게 악수를 청하고 귓속말도 주고받으며 카메라맨들 앞에서 가볍게 포옹하는 모습도 보여줬다. 장내에 있던 해외동포 대표단은 일제히 김 위원장을 향해 우레와 같은함성과 박수를 보냈는데 이때 김 위원장은 박수 소리 때문에 자신의 의사를 정상적인 목소리로 전달하기가 힘들다고 느꼈는지 자신의 몸을 박 회장의 몸에 밀착하고 귓가에 대고 무언가를 속삭였는데 아마 간단한 덕담과 인사말을 주고받는 듯 보였다.북측 카메라맨들은 돌발적인 상황에 당황하며 김 위원장이 악수하는 장면을 놓치지 않으려고 이리저리 민첩하게 움직이며 정신없이 찍어댔으며 2분도 채 안 된 짧은 이벤트성 만남이었지만 그 장면은 외신을 통해 전 세계의 신문과 방송으로 보도됐다. 나중에 알고 보니 김 위원장과 박 회장의 깜짝 만남을 주선한 사람은 그 자리에 함께 배석했던 당시 김양건 노동당 비서였다.
업무상 평소 박 회장과 친분이 있던 김양건 비서가 여러 가지를 배려해 김 위원장과의 상봉을 성사시킨 것이다. 필자가 볼 때 김정은 위원장과 박상권 회장의 깜짝 만남은 통일교와 북최고지도부와의 밀월과 협력관계를 상징하는 것처럼 보였으며 그동안 통일교가 보여줬던 통일 노력과 사업성과들을 각별히 기억하고 배려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의도로 보였다. 지금도 남측의 거대한 기독교 보수세력이 앞장서서 반북(反北)과 반공(反共)을 부르짖고 있는 사이에 통일교는 민족화합과 평화통일을 주창하며 ‘친공(親共)’과 ‘연공(連共)’ 노선으로 북과의 관계를 새롭게 모색해통일교의 각종 기업 진출과 종교사업을 성공적으로 벌이고 있던 것이다.필자와 박상권 회장과의 대화필자는 김정은 위원장과 해외동포 대표단과의 단체기념 촬영 행사가 무사히 끝나자 평화자동차 박상권 명예회장을 잠시 만나 통일교 사업에 대한 궁금한 이야기들을 전반적으로 주고 받으며 대화를 나눴다. 나는 김 위원장이 퇴장하고 기념촬영 행사가 모두 끝난 후 박 회장을 따라 나와 전승기념관 정문 우측에 있는 나무 그늘 밑에서 20분간 단독으로 대화를 나누며 최근의 통일교 사업 움직임에 대해 진솔한 이야기를 들었다.그와 대화를 하는 도중에도 박 회장은 조금 전 김정은 위원장과의 깜짝 만남 때문에 그런지 얼굴이 매우 상기된 표정이었고 나와의 대화 도중에도 우리 앞에 왔다 갔다 하는 동포들로부터 축하 인사말을 여기저기서 받느라 바빴다.최 목사 방금 김정은 제1위원장(이하 김 위원장)과 무슨 대화를 나누셨나요?박 회장 김정은 위원장님이 “박 사장님은 참 뿌리 깊은 분이십니다. 장군님시절부터 오랫동안 한결같이 우리 조선을 위해 여러 가지 일을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조국 통일을 위해 힘을 합쳐 많은 일을 같이합시다”라고 간단히 말씀해주셨고, 저는 “그동안 여러 가지로 저를 배려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짤막하게 답변을 드렸습니다.최 목사 통일교 문선명 총재의 고향인 평북 정주에 조성하고 있는 세계평화공원 사업은 지금 어느 정도 진척이 되고 있습니까? 국내외 통일교 신자들이성지 순례하듯 거기를 방문하면 북측 당국도 나름대로 큰 관광수입이 생길 것이고 통일교 측도 홍보나 포교가 잘 돼서 좋을 텐데요?박 회장 아. 그거는요. 언론과 일반인들이 우리들에 대해 잘못 알고 계신 것이 많아서 비롯된 오해입니다. 우리들은 사업상 평양 시내 이외에 그 어떤 곳도 사업을 벌여놓으면 잘 안 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정주에 계획한 세계평화공원 조성은 현재 아무것도 진척되지 않고 있는 실정입니다. 현재공원 부지 입구에 임시 화장실만 달랑 두 개 지어놓은 상태입니다.최 목사 아. 그렇습니까? 뜻밖입니다. 저는 이미 평화공원 조성사업이 모두 끝난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그게 아니었군요. 그리고 박 회장님은 제가 알기로는 지난번에 평화자동차 대표직에서 아주 물러나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현재는 평화자동차와 어떤 관계에 있으십니까?박 회장 현재 평화자동차에서의 제 공식직함은 명예회장입니다. 제가 지금 완전히 빠지면 아직 평화자동차는 잘 안 돌아갑니다. 그래도 아직은 제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그러나 현재 평화자동차는 북측에 운영권과 지분을 완전히 넘긴 상태이고 기술이전이나 경영방식 등 모든 것을 북측 스스로 큰 무리 없이 잘 운영을 하는 상황입니다.최 목사 남북 합작으로 세운 평화자동차는 분단 상황에서 지금까지 화합과 협력이라는 상징성이 컸는데 왜 하필 한참 돈을 버는 시기에 갑자기 회사지분을 북측에 넘겼는지 궁금합니다.박 회장 그것은 원래 시작할 때부터 북을 도와주라는 문선명 총재님 의도셨고 이제 평화자동차는 합작기업이 아닌 단독기업으로서 자체적으로 사업할만한 환경이 충분히 조성됐기 때문입니다.최 목사 그러면 이제 앞으로의 계획이 무엇입니까?박 회장 지금 보통강호텔과 안산관호텔이 우리 소유인데 거기에 안산관이라는 고급 식당이 있지 않습니까? 앞으로 그 식당을 크게 확장해서 식당 좌석 수도 대규모로 늘리고 메뉴도 새로 개발해서 새롭게 음식 사업을 크게 시작할 계획입니다. 평화자동차와 마찬가지로 보통강호텔 운영권도 북측에 넘기는 절차를 밟았습니다. 그러나 안산관은 앞으로도 저희가 계속 운영할 계획입니다.최 목사 그리고 조금 전에 말씀하시기를 이번에 원산, 금강산, 마식령 등을 둘러보고 오셨다고 하셨는데 지금 그곳은 어떤 상황이고 어떤 변화가 있습니까?박 회장 먼저 마식령 스키장 건설은 공사 규모로 볼 때 거의 10년이 소요되는 대규모 공사로 보이더군요. 김정은 위원장의 특별지시로 올해 안에 반드시 완공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으며 현재 몇만 명의 군인들과 노동자들이 동원돼 불철주야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최 목사 혹시, 박 회장님 측에서도 사업적으로 마식령 스키장 건설과 연관이있습니까?박 회장 저희와 마식령 스키장 사업과는 전혀 연관이 없고 마식령 사업 자체가 감히 우리 대북사업이 끼어들 수 있는 케이스가 아닙니다. 이번에 북측이 군사 비행장을 민영화하면서까지 관광특구에 힘을 쏟고 김정은 위원장의 특별지시에 따라 백두산에 있는 삼지연비행장, 칠보산에 있는 어랑비행장, 원산에 있는 갈마비행장 등 세 곳의 군사비행장이 민간용으로 바뀌면서 이제 북조선은 개성시대와 금강산 시대를 넘어 이젠 백두산 시대와 칠보산 시대가 열리게 될 것입니다.
짧은 대화였지만 박 회장은 매우 자신감 넘치고 진솔해 보였다. 나의 예민한 질문에도 친절하게 설명해주었으며 김정은 위원장을 직접 언급할 때는 존칭과 예의를 갖췄다. 그러나 그와 대화를 나눈 후에 필자가 생긴 의문점 중에 하나는 정주에 조성되는 세계평화공원 문제였다. 아직도 화장실만 달랑 한 두개 지었다는 것은 이해가 안 됐다.지금까지 통일교의 대북 종교사업 추진 전략을 들여다보면 외부에서는 모르게 은밀하게 진행되고 있는데 이는 기존 한국교회를 의식해서 전략상 연막작전을 펴온 것이다. 통일교는 자신들의 대북프로젝트를 모두 성사시킨 다음에 그제야 외부에 공개하는 형식을 취해왔기때문에 박 회장의 이번 발언도 좀 더 연구와 검증이 필요할 거 같다는 생각이들었다.대화 도중에 우리 일행들을 태우려고 정문 앞에 여러 대의 대형버스들이도착하자 북측 안내원들이 여기저기서 돌아다니며 자신들이 담당한 동포들을 찾아다니느라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보여 우리는 대화를 마무리하고 서둘러 버스에 올라탔다. (다음 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