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2월, 세월은 정직하다 못해 무섭기까지 하다. 년 초에 세운 계획들이 흔들리고 있지나 않은지 살펴볼 겨를이 필요하다.
1. 희대의 사기꾼 조희팔과 구원파 유병언의 그림자가 스크린을 통해 나타났다. 국민을 상대로 희대의 사기를 꾸민 다단계 조직과 그 조직에게 뒷돈을 받아 챙기는 정재계 인사들을 모조리 법으로 심판하겠다고 나선 경찰의 이야기, <마스터>란 영화를 통해서다. 극 중 진회장의 이름 초성이 사기 범죄 사건의 범인 ‘조희팔’과 같은 점, 조회장의 자금관리 캐릭터인 동업자 김엄마의 이름이 유병언씨의 자금관리인이었던 이의 별명인 ‘신엄마’와 닮은 점 등이 직접적으로 실제 사건들을 떠올리게 하는데, 현실을 반영하며 국민들이 원하는 결론에 도달하는 모습에 이른바 ‘사이다’영화라고도 불린다. 현실에서 볼 수 없는 결론을 기대하며 그것으로 대리만족으로 삼는 시대, 속 시원히 뚫어져야 할 그 무언가들을 이제 영화가 아닌 현실에서 보고 싶다.
2. 자연스럽게 최근의 키워드 중 하나인 ‘국가’에 대해 생각하게 되니 철학자 플라톤을 빼놓을 수가 없다. 플라톤은 국가의 구성원들을 세 가지 계층으로 나눴다. 국가를 지배하는 통치자 계층과 국가를 지키는 수호자 계층, 그리고 필요한 물품을 만드는 생산자 계층이다. 그는 통치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나라를 다스릴 만만 능력을 갖추는 것이라며, 자신의 능력은 따져 보지도 않고 무조건 정치를 하려고 하는 이들은 오로지 권력에 대한 욕망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것은 국민을 위한 정치가 아니라 자기 자신을 위한 정치일 뿐이다(이 부분은 교회 지도자들도 새겨들어야 할 이야기이지 싶다). 또한 진정으로 국민 또는 국가 전체를 위한 정치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정치가가 되어야 하며, 정치가들 중에서 가장 탁월한 사람이 통치자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수많은 사람이 권력과 명예와 물질을 쫓지만, 잠언의 말씀처럼 권력을 포함한 모든 것은 헛되고 또 헛된것일 뿐이다. 진정으로 지혜로운 사람은 권력의 특성을 꿰뚫어 보기 때문에 헛되이 권력을 쫓지 않으며, 구성원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또한 저마다 자신에게 적합한 일을 하며 다른 사람들과 조화를 이루고 사는 것을 위해 최선을 다함은 물론이다.
플라톤의 말대로 국가를 구성하는 통치자, 수호자, 생산자가 저마다 자신에게 적합한 일을 하며 그것이 조화를 이뤄갈 때, 거기에 지혜, 용기, 절제, 정의라는 네 가지 덕과 하나님의 공의와 사랑이 합쳐지고 적용된다면 건강한 국가를 이루는데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그런 나라와 국가가, 또는 사회와 종교가 가능할까? 불가능하다고만 생각지는 않는다. 요즘처럼 정치가 우리의 삶 속에 크게 자리 잡고 있을 때 여전히 교회가 정치에 앞장설 순 없지만 정치가 잘못 갈 때 교회와 국민은 그것들을 바로잡아줘야 할 최소한의 필요와 소명을 갖춰야 할 것이다. 정치에 소홀할 때 그 정치라는 것이 지금의 상황처럼 국민을 ‘쥐었다 폈다’하다 결국 나락으로 인도할 수도 있기에 반드시 기억해야 할 일이다.
3. 그러기에 온 국민이 오랜 시간 동안 힘을 모아 문제들을 하나씩 풀어가고 있는 것이리라. 그 첫걸음인 특검에 거는 기대가 그래서 작지 않다. 박영수 특검은 앞으로 풀어가야 할 여러 것들 중 최태민씨와 그가 교주를 자처한 ‘영세교’가 이번 사건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서도 살펴보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기자간담회를 통해서는 “최태민이라는 사람으로부터 범죄가 발생하고 범죄의 원인이 됐다면 들여다봐야 한다. 유사종교 문제로 이러한 사건이 파생됐다면 당연히 확인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사 종교를 다루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수사이기에 종교 관련 사건을 해본 변호사를 수사팀에 쓰겠다.”고 했다. 박 특검은 오대양 사건 재수사와 고 탁 소장 사건 등 사이비종교 관련 대형 수사경험을 갖고 있고, 검찰 고위직 출신으로는 드물게 종교학을 전공하기도 했다. 그러나 두 사건 모두 그 끝이 매끄럽진 못했기에 “이번엔 과연 다를까”하는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 부디 모든 문제가 한 점의 의혹도 없이 명쾌하게 풀어질 수 있길 소망다.
그간 사회와 교회에 여러 문제제기를 제기한 만큼 본지 역시 처한 여러 문제들의 대안 마련에 충실했었는지 뒤늦게 반성하고 있는 중이다. 언제든 격려와 채찍질을 아끼지 말아주시길 바란다. 「현대종교」 또한 독자 제현들의 승리를 향한 기도를 멈추지 않겠다. 아울러 오늘은 소외되고 퍽퍽한 삶의 한가운데 있으나 늘 때마다 살갑게 손편지를 전해주는 재소자들과 시골교회의 목회자들, 해외에서 조국을 그리며 열심을 다해 살아가는 이들의 위로와 안부에 인사를 전하고 싶다. 매년 그 어떤 것보다도 힘이 되고, 가슴 따뜻한 마음을 안겨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