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사역의 목적은 하나다. 하나님의 이름을 망령되이 일컫고, 사회와 교회의 분열을 책동하는 이단에 대처하기 위해, 그리고 교회가 교회답게, 성도는 성도답게, 또한 진리가 진리 될 수 있도록 날마다 새로운 동기부여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먼지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은 없다. 본디 연약한 존재이니 당연하지 싶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흠의 유무를 떠나 잘못한 일을 했다면 책임을 지고, 아울러 그 작은 먼지조차 미안해하며 살아가는 모습이지 않나 싶다. 더 나아가 비록 흠결이 많아도 한계와 부족함을 딛고 열심히 사는 삶이라면 더할 나위 없을 테다. 그러니 그러한 사람에겐 어설프게 먼지를 털어주고자 하는 과한 친절과 위로는 역으로 의지를 꺾어버릴 수도 있을 것이다.
건강한 관계 형성은 적절한 격려와 섬김만으로도 가능하리라 생각한다. 무엇이든 지나친 것은 폐해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크다. 사람은 본디 신뢰나 믿음의 존재가 아니라 안아주고 사랑해야 할 대상이다. 예수를 향해 “호산나”를 외치던 수많은 백성이 얼마 지나지 않아 “죽여라!”를 외쳤던일을 기억한다. 부디 신앙과 믿음의 첫 마음 잊지 않고, 먼지투성이의 연약한 삶일지라도 자책 대신에 더욱 진일보할 수 있는 삶을 살았으면 한다.
그러고 보면 사람은 워낙 복잡한 존재인지라 세상과 사회가 발전한다고 해서 사람까지 행복해지는 것은 아닌 듯싶다. 국가나 사회의 수많은 과제로부터 각 사람의 작은 먼지들까지 이겨내고 털고자 하는 노력이 수반되어야 그제야 바라는 행복에 다다르게 되는 것 같다. 나눔과 사랑, 그리고 겸손과 배려 등 듣기 좋은 단어들이 공허한 메아리가 아닌, 각각의 삶에 적용될 때야 개인과 세상이 더는 나빠지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올 한 해 어려운 중에도 건강한 사회와 교회를 이루고자 애쓴이들을 떠올리며 감사의 마음을 전하지 않을 수 없고, 보이지 않는 곳에 서 수고한 모든 이들에게도 위로를 건네지 않을 수 없다. 그들 앞에서 한낱 칼럼과 강의 등을 통해 말과 다짐만 잘해온 것이 부끄럽기도 하기에 이젠 삶으로 드러내며 살고자 한다.
아울러 현종 공동체가 기억하지 못하거나 깨닫지 못하는 티끌이나 먼지가 있었다면 부디 용서하고 이해를 바란다. 본지의 들보는 보지 못하고, 남의 결점만 부각하며 살았던 한 해가 아니었는지 모르겠다. 더욱 겸손히 최선을 다하는 새해가 될 수 있도록 자성하며, 해야 할 일을 더욱 꼼꼼히 잘 감당할 테다. 그래도 올해의 마지막 책이니 다정하고 살가운 인사를 건네며 마무리하고자 한다. ‘메리 크리스마스!^^’
그래도 잘 살아와서 다행이야!
돌아보면 늘 부족함이 많은 현대종교 공동체이지만 감사와 자긍 역시 끊이질 않는다.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본지와 구성원들의 먼지(흠)가 그리 많지 않아서다. 물론 선친도 그러했다. 그러나 그도 사람이었던지라 한계와 실수가 없진 않았다. 그럼에도 형인 탁지일 교수의 이야기처럼 선친의 모든 빚과 남은 과제는 죽음으로 대신하지 않았나 싶다.
탁 교수 또한 긴 시간 사역하며 아무런 일 없이 학교와 본지의 사역에 최선을 다해 왔다. 그래서인지 본지를 무던히도 괴롭혀 온 이단 옹호자 황규학은 비판할 건수 하나를 찾기 어려워서였는지 어처구니없게도 탁 교수가 통일교를 옹호했다는, 지나가는 개도 웃을 수밖에 없는 비판을 해댔다.
(이렇듯 마구잡이식 기사들과 교회의 분란 때마다 개입하여 불의한 득을 챙겼던 황씨를 볼 때마다 이젠 도리어 연민이 들 정도다. 그의 전과 기록이 어마어마하다는 것은 이미 독자들도 잘 알고 있을 테다. ‘○ 묻은 개가 ○ 묻은 개 나무란다’의 전형적인 예시로 기억될 이가 동시대에 함께 살고 있다는 것은 매우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필자 역시 그간 사역 잘 감당할 수 있었음에 감사가 크다. 물론 오래전 강의 중에 하나님의교회 아이들이 교주에게 충성하는 모습이 안타까워 발언한 내용이 모욕이라며 처벌받은 적이 있었으나 부끄럽진 않다. 도리어 이단 2세와 3세들을 위해 관심을 두는 이유가 되었기에 더욱 그러하다.
그 외 한두 가지 사건을 제외하면 큰 문제 없이 일할 수 있었음에 자긍심이 크다. 물론 본지의 직원들은 사역에 있어서는 털어서 먼지가 없는 이들이기에 따로 담을 내용이 없다. 모두 여러분들의 기도와 관심 덕분이다.
한 해 동안 부족한 이의 글을 귀한 맘으로 봐주시고, 함께해 주셔서 영광이고 감사였다. 내년에도 더욱 건강하게 일하라는 응원과 채찍으로 알고 가야 할 길 잘 달려가겠다. 그리고 언젠간 기쁘게 대면으로도 만날 수 있길바라며, 그동안 참으로 수고들 많으셨을 테니 우리 아기 예수와 함께 행복한 성탄과 연말 되셨으면 좋겠다.
본지 사역의 이유에 조금이나마 동의하거나 동참하고자 한다면 새해에는 뭐라도 함께하는 이들이 늘길 바란다. 이단 중 신천지 문제만 중요한 것이 아니고, 교계의 과제 중 동성애 문제만 중요하지 않은 것처럼 특정 문제에만 관심 두는 것이 아니라 어떤 사역도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다는 마음이 모여졌으면 한다. 나무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숲을 아우를 수 있는 좀 더 넓고 깊은 지경을 기대함도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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