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아카이브의 필요성문화(文化)라는 단어는 문자화(文字化)의 준말이라고 한다. 문자가 생겨나서 각종 정보를 기록하고 보존하고 활용하고 축적하는 작업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문화가 발전하여 왔다는 것이다. 특히 정보화시대를 맞이하여 다양한 정보의 기록과 보존, 축적과 활용의 플렛폼이 되는 아카이브의 필요성이 더욱 중요하여졌다. 그래서 기록문화 강국인 우리나라에서도 1969년에 ‘정부기록보존소’를 설립하고 2000년에는 ‘공공기관기록물관리에 관한 법령’을 제정하였다.1)이 법령은 노무현 대통령의 전자문서정보시스템 개발 지침에 따라 2007년 ‘공공기록물관리법’으로 개정되고, 정부기록보존소는 ‘국가기록원’으로 확대 개편되었다. 이에 따라 공공기록물의 생성과 보존, 관리와 공개 열람의 행정 전산화가 추진되고, 각급 공공기관에서는 기록사 또는 특수 기록사를 두어 각종 관련 업무로 전문적으로 전담하게 하였다.이를 전후하여 여러 대학에 기록관리(Archives & Records Management)를 학문적으로 연구하고 기록사를 양성하는 학과가 개설되고, 기록관리학회와 관련 학회지도 여러 개가 생겨나서 아카이브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기록관리학이 현대 첨단 학문으로 발돋움하고 있다.이런 추세에 따라 기독교 관련 기록물의 보존 관리 열람 활성화의 필요성이 고조되었고 기독교 아카이브에 대한 여러 연구들이 시도되었다. 기독교의 기록은 그 생성과 수집과 보존 주체에 따라 개별교회와 관련된 기록뿐만 아니라, 여러 기독교 교단, 기독교 관련 각종 단체, 신학대학이나 기독교 관련 연구소, 개인 수집가나 연구가의 소장 기록 등 매우 다양하다. 쉘플로(August R. Suelflow)는 전통적인 교회 아카이브 운영 주체를 크게 4개의 축으로 구분하였다.2)첫째는 개별교회 행정담당자로 교회 행정기록물의 생산자임과 동시에 보관자이다. 개교회에서 교회역사서를 편찬하거나 역사관을 만들어 기록물의 일부를 전시하기도 한다.둘째는 일반 개인 수집가 및 연구가이다. 이들은 개인적 관심에 따라 특수한 주제에 관한 기록을 집중적으로 수집 소장하고 나아가 관련 연구를 진행하기도 한다.셋째는 교단이나 노회 차원에서 역사위원회를 두어 관련 기록을 보관 관리하기도 한다.넷째는 신학대학도서관이 중심이 되어 교수, 학생, 기타 연구자들을 위해 학술연구와 학습활동 기록을 관리한다. 그 외에도 기독교 관련 학회나, 각종 단체, 기념관과 박물관 등도 포함하여야 할 것이다.이러한 기독교 기록은 위에서 언급한 다양한 기관에 산재되어 있고, 일부는 분류 정리가 되지 않은 채 단순 보관되고 있다. 그리고 접근도 용이하지 않아 이용자들로 하여금 기록의 활용을 어렵게 만든다. 따라서 기독교 기록의 디지털화와 아카이브가 더욱 필요한 실정인 것이다.어거스트 쉘플로에 의하면 일반 수집가가 구축한 아카이브의 경우 수집기록물은 특정 주제 내지 사안에 관련된 것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그에 관련된 기록을 수집하는 동시에 관련된 연구도 병행하여 진행한다. 특정 주제에 대해 계속적으로 수집과 정리, 보존과 연구가 필요할 경우 대를 이어 이를 수행하는 특성이 있다고 하였다. 한국 기독교의 경우 개인 수집 연구가의 대표적인 사례가 탁명환의 기독교이단 자료 수집 및 연구와 그의 세 아들(탁지일, 탁지원, 탁지웅)이 「현대종교」를 중심으로 대를 이어가는 ‘기독교이단 아카이브’이다.기독교이단 연구의 선구자 탁명환과 기독교이단 아카이브
교회사적으로 보면 교회와 신학의 첫 번째 위기는 교회 안에 여러 거짓 선생들과 적그리스도와 이단들의 신앙의 왜곡이었다. 2세기 이레네우스와 같은 선각자들은 바른 신앙을 정립하기 위해 이단 반박에 전 생애를 바쳤다. 그들은 당시의 여러 이단들의 주장에 관한 일차자료들을 기록으로 남겼다. 그래서 독일 신학자 아돌프 하르낙은 2세기에 교회의 선각자들이 나서서 영지주의와 같은 이단을 반박하고 극복하지 못했다면 교회가 오늘날처럼 성장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한국교회도 예외가 아니다. 교회 역사 50년이 채 못 되어 기독교이단들이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기독교 언론사의 기자이었던 탁명환(明煥, 1937~1994)은 1967년부터 신흥종교나 기독교이단들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영화교’와 ‘동방교’ 등의 반사회적이고 범죄적인 사례를 접했다. 이후 전국을 누비며 기독교이단 뿐 아니라 신흥종교 관련 단체들을 방문하고 피해자들을 면접하며 관련 자료를 수집하였다.이를 바탕으로 1970년에는 국립공보관에서 신흥종교기록사진전시회를 개최한 바 있다. 탁명환은 기독교 이단 관련 자료를 수집하고 관련자를 면담하여 수집한 방대한 자료를 정리하여 연구한 저서 『한국의 신흥종교』 1-4권과 『기독교이단연구』를 출판하여, 이 분야 연구의 독보적인 선구자로 평가받게 되었다.이어서 현대종교연구소를 세우고 「현대종교」(1971)라는 월간지를 창립하여 기독교 계열의 이단 연구라는 이름으로 여러 종파를 지속적으로 비판하여 소송, 테러, 살해 협박을 받았고 자신의 자택 근처에서 대성교회 광신자에게 살해당하였다. 25년간 「현대종교」를 출간해 온 탁명환의 불의의 죽음이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다. 현대종교연구소와 「현대종교」는 그의 세 아들에 의해 부친의 유업이 이어지고 있다.130년의 역사를 지닌 기독교는 개별 교회, 기독교 관련 학교나 연구소, 박물관 및 기념관 등의 다양한 기관에서 기독교의 역사적 기록물들을 수집하여 관리하고 있다. 이러한 기록물을 관리하기 위한 방안에 대한 기록보존학적 연구는 많지 않다. 신일교회를 대상으로 한 개교회의 사례 연구3)나, 한국기독교연구소와 연세대학교도서관과 민주화사료관의 기독교 관련 사료에 대한 기록보전학적 연구4)와 우리나라 초기 외국인 선교사 자료의 디지털 아카이브 구축 필요성 연구(1800-1910)5) 등이 있을 뿐이다.이런 상황에서 이단 연구에 헌신하고 있는 탁지일 교수(부산장신대학교)의 저서 『기독교이단 아카이브』(서울: 도서출판 현대종교, 2022)는 기독교 관련 특수 주제에 관한 개인 소장 및 연구자의 아카이브의 사례 연구로서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주목할 만한 업적으로 평가된다. 누구보다도 기독교이단 아카이브에 대한 집념이 강하였던 탁지일은 「현대종교」가 소장하고 있는 선친의 방대한 일차 자료들의 후속연구 및 보존과 활용을 위해 자료의 디지털화 작업을 진행하는 한편, 사회 환원 방안을 꾸준히 모색하여 왔다.2006년부터 16년 동안 현대종교가 소장하고 있는 탁명환이 남긴 방대한 기록을 정리하여 데이터베이스화해 왔다. 첫 번째 작업으로 탁명환의 『한국의 신흥종교』 1~4권에 게재된 총 45개 단체들에 대한 일차 자료들을 정리한 후, 그의 15주기였던 2009년 『사료 한국의 신흥종교: 탁명환의 기독교계 신흥종교운동 연구』를 발간했다.이후 두 번째 디지털화 작업을 거쳐 25주기였던 2019년 탁명환의 저서 23권, 논문 90편, 설교 영상 2편 등을 eBook으로 발간했다. 세 번째 작업이 2019~2022년 3년 동안 한국연구재단의 연구지원으로 이루어진 “한국 기독교계 신흥종교운동 오디오비주얼자료 데이터베이스 구축: 탁명환의 연구 자료를 중심으로”라는 연구 과제였다.「현대종교」와 『기독교이단 아카이브』탁지일 교수가 최근 발간한 『기독교이단 아카이브』는 3차에 걸친 ‘기독교이단 아카이브’의 구축의 과정과 내용을 다룬 것이다. 그는 이 책에서 기독교이단 아카이브의 필요성과 기독교이단 아카이브의 현황 및 활용 방안을 다룬다.
그 구체적인 과제로서 3차에 걸쳐 정리한 소장 중인 자료를 유형별로 분류하였다. 문서자료 파일박스 970개, 사진 앨범 240권, 비디오 450개, 도서 3600권, 스크랩북 116권, 「현대종교」 과월호(1971년부터 현재), 기타 오디오비주얼 디지털 자료 1.7 테라바이트TB 등이다.이들 자료 중에서 문서자료와 사진 앨범, 카세트테이프, 비디오테이프 자료는 단체별로 분류 정리하고 중요한 1차 자료는 모두 스캔하여 디지털화 정보를 전환하였다. 수집 또는 기증 도서 자료는 역시 경전, 교리서, 전단지, 기타 문서들을 단체별로 분류하였고, 기독교이단 관련 신문 기사(116권)는 연도별로 분류하여 당시의 사건 사고 파악에 도움이 되도록 하였다.그리고 「현대종교」의 전신인 「성별」의 창간호부터, 연도별로 보관하고, 과월호는 모두 PDF로 디지털화하여 「현대종교」 회원에 한하여 홈페이지를 통해 무제한 열람하게 하였다. 모든 자료는 국내의 기독교, 불교, 동학계 신흥종교운동과 이단 및 논란이 된 단체별로 분류·정리하였는데, 그 단체는 무려 241개나 된다.아울러 이 책에서는, 대표적인 이단 단체들의 교리적 성격과 활동을 “이긴자론”, “성적타락론”, “시한부종말론”, “사회적 논란”으로 분류한 후, 이러한 특징을 충족하는 12개 단체를 선정하여 『기독교이단 아카이브』 사례연구를 진행했고, 관련 일차 자료들을 소개했다.「현대종교」 소장 자료들은 공개 및 비공개용으로 분류된다. 공개 시 저작권 문제나 위법성 논란 소지가 있는 자료들은 비공개를 원칙으로 하고, 제한적으로 접근해 사용할 수 있도록 분류했으며, 후속연구 및 공공의 유익에 부합한다고 판단되는 자료들은 제한 없이 공개하고 있다. 향후 관련 자료를 무료로 공개하고 제공할 예정이다.『기독교이단 아카이브』의 출간을 계기로 각종 기독교 관련 기록과 정보의 생성과 기록, 보존 관리와 활용에 관한 ‘기독교 아카이브’에 관심이 널리 퍼지고 확산되는 계기가 되리라 믿는다._____1) 이 글은 「기독교사상」 2023년 1월호에 게재된 것으로, 저자 허호익 교수와 「기독교사상」의 허락을 받아 게재한다.2) 이유진·윤은하, “기독교 역사기록의 통합관리를 위한 기술규칙 연구”, 「한국기록관리학회지」 17:1(2017). 8-9.3) 김정미(2005). 교회 기록물 관리에 관한 연구: 신일 교회의 사례를 중심으로. 석사학위논문. 명지대학교 기록과학대학원; 박원준(2004). 한국 개(個)교회기록물의 기능분류 방안. 석사학위논문. 명지대학교 기록과학대학원.4) 이유진·윤은하, “기독교 역사기록의 통합관리를 위한 기술규칙 연구”, 「한국기록관리학회지」 17:1(2017).5) 장윤금 (2013). 우리나라 초기 외국인 선교사 자료의 디지털 아카이브 구축 필요성 연구(1800-1910). 정보관리학회지, 30(4), 265-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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