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식교 신도들이 토요일 안식일을 지키기 위해 토요일에 치르는 여러 시험에 대해 소송 등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여러 기관에서는 안식교 신도의 의견을 존중하는 판결이 내려지고 있다.
대학교 입학 전형, 안식교 신도 승소
안식교 신도 A씨가 대학교 총장을 상대로 제기한 ‘입학전형 이의신청거부 처분 및 불합격처분 취소’에 대해 최근 광주고등법원 2심에서 승소했다. 광주지방법원 1심의 패소를 뒤집은 결과이기에 더 주목할만하다. A씨는 2019년과 2020년 J 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입학시험에 응시했으나 토요일에만 실시하는 면접 일정으로 응시를 포기했다.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라는 것이다. 안식교 한국연합회 종교자유부는 ‘국민 청원서 작성을 위한 위임장 10만 장 받기 운동’을 재개하는 등 이 소송 건에 힘을 실었다.
광주지법 제1행정부는 2021년 9월 ‘입학전형 이의신청 거부 처분 및 불합격 처분 취소의 건’에 대해 각각 각하와 기각으로 판시했다. A씨는 금요일 일몰부터 토요일 일몰까지 안식일로 지키기 위해 토요일 일몰 이후 입학전형 면접을 볼 수 있도록 응시 순서를 마지막으로 바꿔 달라고 학교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후 A씨의 항소심은 안식교 한국연합회가 위임받아 진행했다. 개인의 재판이 아닌 안식교 전체의 종교적 신념과 인권 보장이라는 넓은 의미로 보았기 때문이다. 이렇게 힘을 쏟은 결과일까? 2심에서는 A씨의 주장이 받아들여져 승소했다.
국가가 인정하는 이단들의 종교적 권리
▲1심 기각 판결(좌)을 뒤집은 2심 판결문(우) |
이에 앞서 안식교 신도 B씨도 토요일 안식일을 지키기 위해 학교 측과의 소송에서 승소한 바 있다. B씨는 K대의학전문대학원의 토요일에 치르는 시험을 보지 않아 유급처분을 받은 바 있다. 추가시험 신청 거부에 대해서도 학교 측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 부분은 1심에서 모두 기각되었으나, 2심에서 ‘추가시험 신청거부처분 취소’에서 승소했고, 대법원에서 확정되었다. 국가인권위원회에서도 비슷한 권고가 이어지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연 2회 실시하는 간호조무사 국가시험 요일을 다양화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또 연 10회 실시되는 귀화시험도 종교적인 이유로 토요일에 귀화시험에 응시할 수 없는 자들에게 귀화시험 요일을 다양화할 것을 권고했다. 종교를 이유로 한 ‘평등권 침해의 차별행위’라고 판단한 것이다.
이에 본지 법률고문 김혜진 변호사(법률상담소 우진 대표)는 “2010년에도 안식교 신도들이 토요일에 사법시험을 실시하는 데에 대하여 헌법소원을 제기하였을 때 법원은 토요일 시험공고에 대해 종교적 행위의 자유는 절대적 자유가 아니어서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제한이 가능하므로 과잉금지 원칙에 반하여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바 있다(2010헌마 41결정)”며 “최근 판례들도 기본적으로 토요일에 시험을 보는 행위에 문제를 삼고 있다기보다는 학칙 등 내부 규정에 예외규정을 두면서도 종교적 사유를 이러한 예외사유로 인정(다른 예외적 사유의 경우 별도로 시험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줌)하지 않는 행위에 문제 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판례의 전체적인 흐름은 최대한 모든 사람의 종교 활동의 자유를 인정하려고 하는 추세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안식교뿐만 아니라 이미 여호와의 증인의 병역거부는 논란 끝에 지난 2019년 대체복무로 자리를 잡았다. 지난 2019년 종교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안이 확정됐고, 교정시설에서 대체복무를 실시하고 있다.
강화되는 인권과 기독교의 시선
과거에 비해 국내 인권 수준이 향상되고 있다. 평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각계각층의 소수 의견 존중의 목소리가 강해지고 있다. 이단들도 과거에는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불편함을 이제는 교리를 지키기 위해 소송을 불사하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변화하는 시대에 편승해 이단들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존중받을 권리를 당당히 주장하고 있다. 특혜인지 배려인지 재판부는 이단들의 문제제기에 손을 들어주고 있다. 이단 여부와 상관없이 법원에서 인권을 침해한다고 인정하는 사안이라면 판례를 존중하는 분위기가 흐르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교회의 인식 개선과 대처에도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 ‘이단’이라고 하면 윤리·도덕적으로도 문제가 있는 곳이라고 치부하는 경향이 있어왔다. 하지만 이단은 교리적인 문제, 즉 성경을 잘못 해석해 문제가 있는 곳을 말한다. 기독교 안에서는 교리적인 비판이 중심이 되어야 하며 이단이라고 해서 실정법 위반이 아닌 부분에 대해 억지스럽게 침소봉대했다가는 오히려 세상에서 기독교인들이 무시당하고 고립되기 쉽다. 이단이기 때문에 모든 것을 문제 삼는 것이 아니라, 이단인 이유를 문제 삼아야 한다.
안식교 신도도 국민의 한 사람으로 권리를 주장할 수 있고 법은 그것이 정당한지 여부에 대한 판결을 내릴 수 있다. 안식교와 관련된 이러한 판례를 통해 대학과 대학원 토요일 시험 일자 조정 등 안식교 신도들에게 유리한 결과가 나오고 있다. 연속되는 승소에 힘입어 이단 단체의 성장에 영향을 미치고, 점점 교리를 지키기 쉬운 시대의 흐름에 편승해 적극적인 포교활동 등 긍정적인 효과가 예상된다. 교회는 이단들이 교리를 지키는 신앙에 대한 제도권의 보호가 확대되고 있는 만큼 현실을 직시하고 이단을 대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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