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호와의 증인 왕국회관이 매각되고 있다. 여호와의 증인이 거짓 종교로 규정, 큰 바빌론이라고 해석하고 있는 기성교회뿐만 아니라, 이단 단체인 신천지에도 매각한 사례가 발견되고 있다.왕국회관 건축 시스템여호와의 증인 통치체(중앙장로회)는 세계적인 건축사업 관리를 위해 Worldwide Design/Construction Department(WDC, 세계 설계/건축부)를 조직했다. 전 세계 건설 프로젝트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조정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각 지부에는 Local Design/Construction Department(LDC, 현지 설계/건축부)가 설치되어 있고, 해당 지부 관할 지역의 왕국회관 건축을 계획하고 실행한다. 이로 인해 지역 회중 장로들에게 있던 회관 관리와 처분 권한은 완전히 박탈되고, 중앙집권형 시스템이 완성된 것으로 보인다.왕국회관의 의미여호와의 증인 신도들에게 왕국회관은 지역사회에서 참된 예배를 드리는 중심지이며, 왕국의 좋은 소식이 전파되는 곳이다.왕국회관 건축은 신도들의 기부금으로 지어진다. 지부 사무실로 보내진 기부금은 왕국회관 건축이나 개보수가 필요한 회중(지역 단위 공동체)에게 지원된다. 왕국회관은 각계각층의 무보수 자원봉사자들에 의해 지어진다. 워치타워 온라인 라이브러리 ‘왕국회관-왜 그리고 어떻게 지어지는가?’를 보면 자원 봉사 노동력 대부분은 지역 회중 회원들로 구성된다고 나와 있다.
특히 이 부분에서 법적 책임 문제가 다소 불투명해 보인다. 자원봉사자이기 때문에 건축 중 부상을 입을 경우 구제 수단을 보장받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워치타워 본부나 지부의 도움으로 건축을 하는 것이 아니라, 신도들의 재정과 시간, 노동력을 들여 왕국회관이 지어진다고 볼 수 있다. 단순히 건물을 마련하는 것이 아니라, 왕국회관에 신도들의 헌신이 응축되어 있다는 뜻이다.
기성교회에 매각되고 있는 왕국회관안티 활동을 하고 있는 네이버 카페 <여호와의 증인 카페>를 보면 매각된 왕국회관 주소가 지속적으로 올라오고 있다. 이 중에는 여호와의 증인이 큰 바빌론으로 보고 있는 기성교회에 매각한 자료도 꽤 보인다. 심지어 강릉대회회관의 경우 이단 단체 신천지에 매각돼 현재 신천지 강릉교회로 사용되고 있다.
여호와의 증인 신도들의 재정과 노동력, 시간을 들여 만든 왕국회관이 지부의 판단으로 매각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한국에서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에서도 대대적으로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여호와의 증인 전 순회감독이자 학자인 롤프 푸룰리는 왕국회관에 대한 권한이 지역 회중에서 지부로 이동했다고 지적한다. 그는 노르웨이 라르비크의 왕국회관을 사례로 들며, 회중 구성원들이 소유했던 왕국회관이 구성원이나 장로들의 의견을 묻지 않은 채 매각됐고, 매각 대금 역시 회중의 승인 없이 지부로 이전됐다고 주장했다. 푸룰리는 이를 ‘재산권을 장악하는 행위(power-grab of property)’라고 강하게 비판했다.1)왕국회관 매각 대금은 해당 지역 회중에 환원되기보다는 지부 재정에 편입되는 것으로 보인다. 해당 지부가 회중에서 정기적으로 보내오는 재정과 왕국회관 매각 수입 등을 재원으로 건축·개보수를 진행하고 여호와의 증인 본부인 워치타워나, 타 국가의 워치타워 법인으로 이전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신도들이 왕국회관을 짓기 위해 돈을 모았고, 지부는 이를 팔아 본부로 보내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매끄럽지 않은 과정매각을 두고 잡음도 끊이지 않고 있다. 경기 지역 한 회중이 대표적인 사례다. 신도들이 초기에는 인근 서울 지역에 속한 회관을 사용하고 있었지만, 한국지부가 여러 차례에 걸쳐 왕국회관을 설립할 것을 종용했다고 한다. 그때가 2000년이었다. 그들은 한국지부나, 세계본부의 지원 없이 오롯이 장기간 신도들의 모금을 통해 왕국회관을 지었다. 건축을 위해 거액을 대출 받은 신도도 있었다.2019년 돌연 아프리카에 회중을 세우기 위한 명목으로 해당 왕국회관을 매각하고 또 다른 회중과 합쳐지게 됐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반대하는 몇몇의 신도들이 있었는데 그 처리가 매끄럽지 않았다는 것이다. 왕국회관을 매각할 것 없이 아프리카 왕국회관 건축을 위해 다시 십시일반하면 될 일이라고 생각했던 신도들이었다.회중에서는 사법위원회를 열었지만, 당사자가 참석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제명해 버린다. 사법위원회에서는 당사자에게 통보도 하지 않고, 참석하지 않았다면서 제명해 버린 것이다. 여호와의 증인이 반대자를 축출할 때 사용하는 방법이라는 것이 탈퇴자들의 설명이다.여호와의 증인은 신도들의 헌신으로 마련된 왕국회관을 신도들의 동의도 없이 매각하고 있다. 오롯이 신도들이 피해자가 되는 것이다.왕국회관을 세울 때 신도들에게 요구된 것은 헌금만이 아니었다. 그들의 시간과 땀, 그리고 무엇보다 헌신이 그 건물에 함께 들어갔다. 그렇다면 왕국회관을 처분할 때도 그 헌신의 주체들에게 충분한 설명이 뒤따라야 하지 않을까. 지금은 여호와의 증인을 떠난 탈퇴자들이 여전히 분노하고 있는 지점이다.1) 롤프 J. 푸룰리(Rolf J. Furuli), 『My Beloved Religion—And the Governing Body』, 3판, Awatu Publishers, 2022- Copyrights ⓒ 월간 「현대종교」 허락없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