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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를 사는가 아니면 이용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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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종교 | 한성열 교수
2022.03.30 08:40 입력 | 2022.03.30 08:48 수정

종교와 성숙한 삶과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과연 종교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없는 사람보다 더 성숙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가? 아니면 종교와 성숙한 삶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것인가? 많은 종교지도자들이 종교적인 생활을 하면 성숙하고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다고 가르치고 있는데 과연 경험적인 연구의 결과는 이 같은 가르침을 지지해 주는가?

하버드대 심리학 교수인 올포트(Gordon Allport)는 2차 대전 중 유대인 대량학살을 목격하고 ‘편견(偏見)’에 대한 연구를 하였다. 그는 방대한 연구를 통해 미성숙한 사람들이 편견을 심하게 가지고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 그는 성숙한 삶을 사는 사람들에 대한 연구를 시작하였다. 그 결과 성숙한 사람은 “삶에 대한 일관된 철학”, 즉 확고한 인생관(人生觀)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일반적으로 우리 사회에서 ‘삶에 대한 일관된 철학’을 갖도록 교육하고 동시에 그 철학의 내용과 가치관에 큰 영향을 주는 제도로 ‘종교(宗敎)’를 꼽았다. 그렇다면 종교인(종교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비종교인(종교가 없는 사람)보다 더 성숙한 삶을 살 것이라고 가정할 수 있다. 그는 “종교인이 편견이 적을 것이다”라는 가설을 세우고 연구를 하였다.

하지만 연구 결과는 예상과는 다르게 종교인이 오히려 비종교인보다 흑인, 부랑자, 성매매 여성 등 사회적 소수자에 대해 더 심한 편견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더 심한 처벌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당혹스러운 결과를 더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 그는 사람들이 종교를 가지는 동기에 대해 연구하였다.

행동을 일으키는 동기는 다양하지만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내재적(內在的) 동기’다. 만약 어떤 특정한 행동을 하는 이유가 그 행동을 하는 것 자체가 즐겁고 보람 있고 의미가 있어서 하는 것이라면 이를 내재적 동기라고 부른다. 한 학생이 공부를 열심히 하는 이유가 ‘공부하는 것이 재미있어서’라면 이 학생은 내재적 동기에 의한 것이다.

다른 하나는 ‘외재적(外在的) 동기’다. 만약 어느 특정한 행동을 하는 이유가 그 행동을 통해 외부에서 오는 보상을 얻으려 하거나 혹은 외부의 처벌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면 이를 외재적 동기라고 한다. 한 학생이 공부를 열심히 하는 이유가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한 것(보상)’이라든지 또는 ‘부모의 꾸지람(처벌)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면 이는 외재적 동기에 의한 것이다.​​

종교적 행동의 이면에도 다른 행동들과 마찬가지로 그 행동을 하게끔 하는 동기가 있다. 올포트는 종교인을 대상으로 종교적 동기를 측정하여 ‘내재적 종교 동기를 가진 종교인(내재적 종교인)’과 ‘외재적 종교 동기를 가진 종교인(외재적 종교인)’을 구분하였다. 내재적 종교인은 종교를 “보람있고, 즐겁고,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으니까” 믿는다. 이런 사람들은 삶의 가장 중요한 동기를 종교에서 찾으며, 자신이 믿는 종교의 교리를 내면화시키고, 그에 따라 살려고 노력한다.

올포트는 이런 사람들을 “종교를 사는 사람들(They live in religion)”이라고 불렀다. 외재적 종교인은 종교를 “위안을 주니까, 친구를 사귈 수 있으니까, 중요한 사회적 관계를 맺을 수 있으니까” 믿는다. 즉 종교를 통한 보상의 획득과 처벌의 회피가 큰 이유가 된다. 다시 말하면, 이런 사람들은 종교를 자신의 목적을 위해 이용하는 경향이 강하다. 올포트는 이런 사람들을 “종교를 이용하는 사람들(They use religion)”이라고 불렀다.

그리고 다시 한번 종교와 편견과의 관계를 조사하였다. 그 결과 중요한 발견을 하였다. 연구 결과에 의하면, 내재적 종교인의 편견이 제일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외재적 종교인의 편견이 제일 심하고 비종교인이 중간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교적 성향과 성숙한 삶을 나타내는 다양한 변인들과의 관계에서도 일관된 결론이 나왔다. 이런 연구들을 통해 단지 종교를 가진다는 것이 성숙한 삶과 관계가 있는 것이 아니라, ‘어떤 동기에 의해 종교를 가지고 신앙생활을 하느냐’ 하는 것이 성숙한 삶을 사는데 더 큰 영향을 끼친다는 중요한 사실을 알았다. 종교적 행위를 얼마나 열심히 하는지, 또는 얼마나 오랫동안 종교를 가지고 있었는지 보다는 어떤 종교적 성향을 가지고 있는지가 더욱 중요하다는 것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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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를 사는가 아니면 이용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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