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적 신념 아래 ‘양심적 병역거부’를 행사하고 수감생활을 택하는 여호와의 증인. 자칫 병역을 거부한 조건으로 수감생활을 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죄의 대가를 치르는 ‘죄인’이다. 그럼에도 타 재소자들에 비해 죄가 가볍다며, 수감생활 중 편의를 누릴뿐더러 관규까지 위반한다는 제보를 받았다.
교도소 내 많은 혜택 누려 A 교도소에서 수감 중인 B씨는, “교도소 내에서 여호와의 증인들이 일삼는 이중적인 행동들을 고발하고자 고민 끝에 제보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B씨에 따르면, “(여호와의 증인은) 약 1년 6개월의 형량을 받고 수감생활을 시작한다. 종교적 양심수라는 명분으로, 들어오자마자 전화를 사용할 수 있고, A 교도소에서 실시하는 가족접견, 가족만남의 집 등 많은 혜택을 누리고 있다”고 증언했다. B씨는 “일반 수감자들이 누릴 수 없는 많은 행정적 처우와 혜택”을 받는 것이라며 부당함을 피력했다. 경비교도대에서 군 복무를 한 C씨는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은 상대적으로 죄가 가볍기 때문에 타 재소자들에 비해 허용되는 것이 많았다. 심지어 교도소 안에서 홀로 돌아다닐 수 있는 ‘독보권’도 주어졌다”고 설명했다.
직책을 악용해 범죄로 이어가 B씨의 제보를 정리하면, A 교도소 내에는 수감자들의 원활한 수감생활을 위해 편지의 수 · 발신과 검열을 담당하는 ‘서신부’, 식품을 구매할 수 있는 ‘구매부’ 등이 있다.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곳을 ‘관용부’라고 한다. 관용부엔 여호와의 증인 신도들이 집중 배치된다. 교도소 내 부정 · 비리가 쉽게 일어날 수 있는 위치에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을 신뢰하고 맡긴 것으로 보인다. 경비교도대에서 군 복무를 한 C씨 또한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이 중범죄를 지어 수감생활을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교도관들에게 신임을 받는 것이 사실”이라며 “다른 재소자들은 출입할 수 없는 ‘보안과’에 배치되어 편지를 나누어 주거나, 영치품을 구매하는 등 교도관의 업무를 돕는 일을 했다”며 옛 기억을 꺼냈다.
그러나 B씨는 여호와의 증인 재소자들이 직책을 악용해 ‘절도’ 및 ‘관규 위반’을 일삼는다고 증언한다. B씨에 따르면, 일반 재소자들이 심부름센터를 통해 불법으로, 성인용 잡지와 사진, 무협지, 만화 등을 구매한다. 이것을 서신부에서 근무하는 여호와의 증인 재소자들이 검열 후 폐기해야 하는데, 도리어 중간에 가로채 교도소 내에서 판매한다고 말했다. B씨는 여호와의 증인 재소자들끼리는 같은 방을 쓰기 때문에, 어떤 규칙을 위반했는지 서로가 안다. 그러나 사실을 묵과하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행동한다며 ‘비양심적’, ‘비신앙적’이라고 덧붙였다. C씨는 “근무하던 당시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이 범법행위를 저지르는 것을 직접 본 적은 없지만, 충분한 가능성이 있는 환경”이라고 전했다.
교도소, 양심적 병역거부자들만의 세상? 혈기왕성한 ‘남성’과 신실한 ‘신도’ 사이에서 오락가락 B씨는 “(여호와의 증인 수감자들의 이중적인 생활에) 저들의 신앙이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B씨에 따르면, A 교도소 내에서도 여호와의 증인 집회가 이루어진다. 여호와의 증인 재소자들은 집회에 매우 경건한 모습으로 임한다. 하지만 집회를 마치고 방으로 돌아가면 음란 서적 등을 보며 시간을 보내고, TV에 노출이 심한 여성이 나오면 민망할 정도로 소리를 질러 다른 재소자들에게 피해를 준다고 호소했다.
타 종교 비방하며 포교활동 일삼아 B씨는 수감 중인 여호와의 증인 신도들과 대화를 통해 “(여호와의 증인들은) 본인들의 신앙만 최고이고, 그 밖의 세상 종교들은 모두 거짓”이며 “(여호와의 증인만) 천년왕국에서 산 자와 죽은 자가 부활하면 교육을 시켜 영원한 나라에 들어가게 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고 자부”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뿐만 아니라 “자기들만이 선택받은 여호와의 종”이라며, 기독교인인 B씨에게 “거짓 바벨론에서 나오라”며 포교를 시도했다고 증언했다.
한편 본지는 사실 확인을 위해 A 교도소 외 전국의 각 교도소에 사실여부를 확인했다. 대부분의 교도소에서는,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이 ‘관용부’에 배치되어 교도관의 업무를 돕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절도’ 및 ‘관규위반’을 한 사례는 없다고 알려왔다.
종교적 신념과 양심상의 이유로 병역을 거부한 여호와의 증인. 교도소라는 특수성과 폐쇄적인 운영에 명확하게 수면위로 떠오른 것은 없지만, 재소자의 구체적인 증언에 의혹은 제기될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여호와의 증인들의 양심적 병역거부는 종교적 신념인가, 특혜적 도피인가?
양심적 병역거부 항소심 첫 무죄 판결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나?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입영을 거부한 이른바 양심적 병역 거부가 항소심에서 첫 무죄 판결이 나왔다. 광주지법 형사항소3부(부장판사 김영식)는 지난 10월 18일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검찰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B씨 등 2명에 대해선 징역 1년 6개월의 원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성장 과정 등을 볼 때 종교적 신념과 양심에 따라 병역을 거부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종교 · 개인 양심은 헌법이 보장하는 권리이고 형사처벌로 이를 제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덧붙여 “최근 세계적인 추세가 양심적 병역 거부권을 인정하는 쪽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우리 사회도 대체복무제 필요성의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 이들이 면제 등의 특혜를 달라는 것이 아니고 대체복무를 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헌법재판소는 종교 · 개인적 신념을 이유로 병역을 거부할 경우 1년 6개월 이상의 징역형을 규정한 병역법 88조에 대해 2004년과 2011년 두 차례 합헌 결정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