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7월 8일 야마가미 테츠야(山上徹也)에 의한 아베 전 총리의 총격 사건 이후 일본에서는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에 관한 보도가 연일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일본 언론 보도의 방대한 양을 일일이 「현대종교」에 소개를 하지 못할 정도이다.야마가미에 대한 수사가 계속되고 있지만 경찰 측의 별다른 발표는 없고 언론 보도도 소강상태에 있다. 일본의 언론은, ‘통일교의 역사와 교리’, ‘영감상법과 헌금강요’, ‘통일교 관련 단체’에 관심을 갖고 보도하고 있다. 매일 반복되는 보도로 인해, 일본 국민들이 통일교에 대한 지식이 아주 해박해졌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또한 ‘통일교와 정치인의 유착관계’에 대해서도 주목하고 있다. 이전부터 누구나 짐작하고는 있었지만 아무도 쉽게 언급할 수 없었던 소문이 사실과 진실로 드러난 현재 상황을 언론은 신속하게 보도하고 있다.집권 여당인 자민당의 여러 정치인들이 예전부터 지금까지 통일교와 유착관계를 갖고 있으며, 이에 대해 입헌민주당 니시무라 치나미(西村智奈美) 간사장은 7월 21일 통일교 피해를 조사하기 위해 “영감상법 등에 의한 피해는 간과할 수 없는 문제이므로 변호사들을 중심으로 한 피해대책본부를 설치하여 대책을 검토한다.”고 발표했다. 또한 일본공산당도 이날 통일교와 정치와의 관계 등을 조사하는 기구를 발족했다.한편 창가학회의 모태이며 연립집권여당인 공명당은 이번 사건, 특히 통일교와 정치와의 관계에 대해 사건이 수사 중이므로 언급은 피하겠다며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일본국 헌법 제20조는, “종교의 자유는 누구에게나 이를 보장한다. 어떠한 종교 단체도 국가로부터 특권을 받거나 정치상의 권력을 행사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적시하고 있다.
기독교계에서는 일본성공회, 일본기독교단 등이 성명문을 발표해 신도들에게 통일교에 대한 경각심 고취와 함께 통일교 피해자들에 대한 상담과 목회적 지원을 표명했다. 일본성공회는 다음과 같은 입장을 밝혔다.“일본성공회는 이 세상에서 소외되고 아픈 사람들과 함께 걸어가고자 합니다. 통일교에 의해 피해를 받은 사람들이, 현재 우리 주위에 있으며 앞으로도 피해를 받는 사람들이 생길 가능성이 있는 것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또한 가족이 통일교에 빠져서 괴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는 분들, 탈퇴하고 나서도 마음속에 무거운 장애를 겪고 있는 분들과 영감상법에 의해 정신적으로나 경제적으로 피해를 입은 분들이 많다는 현실에 대해 자각해야 합니다.”이번 사건에서 주목해야 할 점이 있다. 통일교에 빠져 거액의 헌금을 하게 된 어머니로 인해 고통 받고 살아오다가 살인까지 저지르게 된 야마가미로 상징되는 이른바 ‘종교 2세’의 존재와 그들의 아픔이다.야마가미가 범행 전에 저널리스트 요네모토 카즈히로(米本和広)씨에게 남긴 편지가 공개되면서 일본 사회에 대해 커다란 숙제를 남겨두었다. 범행에 이르게 된 자신의 과거와 현재를 고백하면서, 왜 통일교 관계자가 아닌 아베 전 총리를 범행의 대상으로 삼았는지에 대해 짧지만 간결하고 명확하게 밝히고 있다.
저는 총을 구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지만, 총을 구하기는 너무 어려웠습니다. 전혀 다른 이유였지만, 총을 구하려고 애쓰는 저의 모습이, 마치 모든 것을 바쳐서 가짜 구세주를 추종하는 통일교 신도와 유사한 모습 같았습니다.저와 통일교와의 악연은 약 3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어머니가 통일교에 빠지고 나서 수억이 넘는 돈이 사라지고, 가정은 파탄과 파산을 경험했습니다. 그렇게 저의 10대 시절은 지나갔습니다.개인이 자신의 인격과 인생을 형성해 나가는 그 중요한 시기에, 저는 부모가 자식과 가족에게 거리낌 없이 내뱉는 거짓말을 경험했고, 확신으로 가득 찬 채 지속되는 악행, 가족 간의 충돌을 견뎌야 했습니다.전 세계의 돈과 여자는 본래 모두 자신의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이를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현인신.저는 그러한 인간을 신으로 숭배하는 집단, 이러한 상황이 존재하는 사회, 그들을 ‘인류의 부끄러움’이라고 여겼고, 지금도 제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아베는 적이 아닙니다. 통일교의 사상과 행동에 대해 동조하고 있는 영향력 있는 한 사람에 불과합니다.문선명의 가족들을 모두 죽이고 싶지만, 불가능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분열되어 있는 그들을 한 번에 해치우는 것이 어렵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만약 한학자 혹은 문선명의 가족 중 누군가를 살해한다고 하더라도, 한학자나 그 딸이 죽으면 3남[문현진]과 7남[문형진]이 기뻐할 뿐만 아니라, 통일교가 다시 결집할 우려도 있기에, 이를 실행에 옮길 수 없습니다.아베의 죽음이 초래할 정치적 의미나 결과를 생각할 여유조차 제게는 남아있지 않습니다.
일본의 '종교 2세'는 이른바 '컬트(이단) 집단' 신도의 부모나 교단의 영향을 받고 어린 시절부터 자라난 이들을 가리킨다. 이들은 자신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종교 2세로 태어나거나 부모의 영향 가운데 자라면서 폭력과 금전 문제를 겪고 있으며, 종교 활동에 참여하도록 강요받고 있다. 일본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컬트 집단의 '종교 2세'는 '자신이 믿고 싶지 않아도 종교 조직에서 탈퇴할 수 없다'는 어려움을 안고 살고 있다. 왜냐하면 컬트 집단이 자신들의 조직을 유지하기 위한 자금원과 노동력인 신도가 탈퇴하지 못하도록 '왜곡된 교리'를 만들어내는 동시에, 더 많은 신도 확보를 위해 일반적으로 가장 먼저 노리는 것은 신도의 자녀다.하지만 일본 사회는 이 문제에 대해 ‘매우 민감한 가정 내의 문제'라는 이유로 개입하지 않고 있다. 인권을 보장받지 못하고, 자신의 힘으로 탈퇴조차 하지 못하는 종교 2세의 어려움을 일본 사회는 충분히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아동학대와 인권유린으로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용의자 야마가미가 겪은 고통과 통일교에 대한 분노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고 털어놓는 종교 2세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리고 이번 사건 때문에 자신이 종교 2세라고 커밍아웃하면 주위로부터 요주의 인물이 되는 것이 아닐까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야마가미는 일반적인 가정에서 태어난 평범한 학생이었다. 하지만 어머니가 통일교에 빠지면서 ‘종교 2세’가 되어버렸고, 마침내 고통과 분노가 표출되기 시작했다. 누가 그를 살인자로 만들어 버렸는지, 누가 그의 아픔을 보고도 모른 척했는지, 왜 그의 고통과 좌절, 그리고 슬픔과 분노를 들어줄 수 없었는지에 대해 우리 모두가 깊게 반추(反芻)해야 한다.
- Copyrights ⓒ 월간 「현대종교」 허락없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